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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카페 폐쇄에 대한 단상

‘표현의 자유’위해 목소리 높이던 자들은 어디 갔나

인터넷 상에서 일본을 찬양하고 한국을 비하했다는, 이른바‘친일카페’운영자가 13세 중학생으로 밝혀져 한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친일카페에 대한 폐쇄, 접속차단 등 강경책으로 맞서고 있다.

화제가 된 13세 소년은 태극기를 태운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여타 게시물 중에도“독립 운동가들은 조센진들의 광복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광복으로 천황폐하가 치욕을 당했기 때문에 우리는 조선에 복수해야 한다”등 한국인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쥐새끼’라 욕해도 제재 안 받는데, 친일카페는 폐쇄?

필자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을 제시하고자 한다. 친일카페 폐쇄라는 강압적 조치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다.

일본은 현재 외교적으로 볼 때 우리의‘우방국’이다. 그런데 우방국을 찬양하는 것이 왜 법적제재를 받아야 하는 것인가? 중국이나 미국을 찬양해도 비슷한 처분을 받을까? 만약 한국에‘몽골찬양카페’가 생겨도 한국정부가 폐쇄조치를 취할까? 칭기즈칸을 찬양하며 무기력했던 고려정권을 비판하고, 공녀를 진상했던 고려왕들을‘고려의 딸들을 팔아먹은 자들’이라 비난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접속차단조치를 내릴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한국비하’가 차단조치의 이유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사이트만 봐도 자국 대통령을‘쥐새끼’라고 욕해도 거의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이 한국이다. 자국 정책을‘꼴통 짓’ ‘헛짓거리’라 해도, 정부와 여당, 역대 대통령을 친일파, 독재정권이라 욕해도 뭐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친일카페는 왜 제재를 받아야 하는 것일까? 국기를 태운 것이 문제라면 국기를 태운데 대해서만 죄를 물으면 되지, 카페 자체를 강제폐쇄, 접속제한 시킬 필요가 있을까? 이야 말로 횡포이자 독재 아닌가?

국가보안법 폐지론자들의 침묵

과거‘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던 이들은‘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검열, 법적제재를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그 보안법 폐지론자들조차 친일카페 폐쇄에 대해선 아무런 말이 없다. 그들이 진정‘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는 사람들이라면 우려의 목소리, 논평이라도 하나쯤 내줘야하는 것이 아닐까?

북한은 현재 한국의‘적국(敵國)’이다.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전쟁 상대국이지만 휴전 상태에 있기에 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휴전 상태에서 적국과 적국 지도자에 대한 찬양, 지지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여전히 국가보안법 폐지론은 소수에 그치고 있고, 우파정권이든 좌파정권이든 이를 파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북한에 대한 찬양과 지지는 문제가 되지만, 일본은 그와는 다른‘역사적 감정’이 갈등의 주요원인이다. 하지만‘과거’라는 요소를 머릿속에서 배제하고‘현재’라는 시점만을 두고 생각해 보자. 그럼 그저 크고 작은 감정적 충돌이 사그라들지 않은 일본보다, 백주 대낮에 경고도 없이 포격을 해서 민간인을 죽이는 북한 쪽이 한국에 훨씬 위험한 대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에 대한‘표현의 자유’가 더 심각한 문제인가?

정말‘표현의 자유’를 위한 것인가?

한국이란 국가에서‘표현의 자유’는 대통령 욕하기, 역대정권 욕하기에 대해서는 허용되지만, 일본 찬양과 한국 비하를 놓고서는 허용되지 않는다.‘표현의 자유’를 호소하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던 이들, 심지어 노골적 북한찬양과 한국 비하를 일삼던 이들도‘친일카페 폐쇄는 비민주적 횡포이자 강압적 조치’란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자칫하면 자신들이 오히려 마녀사냥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만만해 보이는 역대정권, 현 정권에 대해선 비난을 일삼으며‘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투사(鬪士)가 되지만, 한국사회에서 거대한 괴물이 돼버린‘민족주의’와‘국가주의’앞에선 꼬리를 내린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주장해온 것은‘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단순히 국가보안법 폐지와 같은 정쟁적 이슈들이 아닌가?

‘표현의 자유’를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던 투사들이여, 그대들 목표가 북한이 좋아할 국가보안법 폐지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이상인‘표현의 자유’였다면, 당당히 친일카페 폐쇄 반대에도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 그것이 힘들다면‘표현의 자유 쟁취’란 갑갑한 가면은 이제 그만 벗어버려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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