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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토마베치 히데토라는 괴짜 과학자가 있다. 1959년생인 토마베치는 컴퓨터공학의 명문인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컴퓨터와 뇌(腦)과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뇌과학 관련 저술활동과 회사경영 등으로 누구보다도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사람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펴낸 책만 20권이 넘으며, 수많은 방송출연, 강연회, 학회 참가 등으로 누구보다도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전문분야 중 하나는 바로‘세뇌(洗腦)’다. 1995년 일본에서 발생한 옴진리교의 독가스 테러 사건이 세계를 놀라게 했을 때 옴진리교 신자들의 세뇌를 풀기 위해 일본 공안경찰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과 함께 수사에 참가했다. 그가 옴진리교 신자의 세뇌를 풀고 최면상태에서 진술을 유도해냄으로써 옴진리교에 대한 수사는 급진전됐으며 그의 이름은 이를 계기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의 주장들은 가히 파격적이다.“인간을 세뇌해서 사람을 죽이게 하는 것은 쉽다” “TV아나운서가 미인일수록 시청률은 올라간다” “TV와 영화는 인간이 가장 쉽게 세뇌에 빠지게 하는 매체다” “구글(Google)을 매수하겠다”등 과격하거나 황당무계하게 들리는 소리가 적지 않다.

“TV에 자주 나오는 사람이 당선된다”

그런 토마베치는“TV에 자주 나오는 정치가가 선거에 당선된다”고 주장한다. TV에 자주 등장함으로써 시청자는 은연중에 출연자와 공감대를 형성, 자신의 친구, 동료, 지인처럼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 호감도로 연결되고 그 호감도는 선거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연예인에서 갑자기 정치로 뛰어든 사람들이 최근 현지사, 시장 등에 다수 당선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공약, 경력은 몰라도 그 사람을 뽑게 된다는 것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토마베치의 주장에 가장 가까운 정치인을 찾으라면 한국에선 단연 무소속 강용석 의원일 것이다. 사실‘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이전 강용석 의원 인지도는 미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국회에서 강기갑 의원이 몸싸움 끝에 누군가에 밀려 자빠졌다가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했던 동영상은 우스개 소재로 널리 퍼지고,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지만 강기갑 의원을 밀친 게 강용석 의원이라는 점은 최근 들어서야 회자될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관심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용석 의원이 스스로를 일컫는‘미친 인지도’라는 말처럼 그 이름이 많은 사람의 기억에 각인되고 있다. 바로‘화제 만들기’전략 때문이다. 그는 국회의원의‘표면적 업무’인 법안 발의, 지역구 민생 돌보기 같은‘바른생활’의 길이 아닌‘유명인 저격’ ‘고소’라는‘찌질남’의 길을 택해서 좌충우돌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행적을 그는‘국민을 위해’라는 겉치레의 대의명분이 아니라, 그 스스로의 표현처럼,‘뜨기 위해’하고 있다. 그렇기에‘찌질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강용석 의원은 현재 엄청난 화제를 뿌리고 다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을‘표적’으로 정해놓고 집중공략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 나가는 사람에 대한 태클, 단순 비방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두 사람에 대한 비판을 계기로 최근에는 연달아 TV에, 그것도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함으로써 큰 인지도 상승효과를 얻었다. 아마 2012년 들어 뉴스가 아닌 토크프로그램에서 강용석 의원만큼 많은 발언 기회를 얻은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타인의 동영상에 현상금을 걸고, 사진을 게재하고, 기록 등을 공개하는데 대해‘사생활 침해’ ‘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들린다. 사실 갈수록 점점‘저격’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반감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토마베치의 주장을 적용해 생각한다면, 강용석 의원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TV출연 횟수뿐 아니라‘병역 기피 의혹’이라는 한국사회의 가장 민감하고도 공분(公憤)을 일으킬 수 있는 분야를 집중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공감대 형성

토마베치는 말한다. 정치적 주장이나 경력, 지식보다 TV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고. 사실 한국사회에서 비리와 병역 의혹을 비판하는 집단만큼 공감대와 신뢰를 형성하는 그룹은 보기 힘들다. 이는 마치 월드컵에서 온 국민이 한국을 응원하는 심리와도 비슷하다.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가 거칠더라도, 다소 반칙이 있더라도, 찌질하더라도, 국민은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한다. 마찬가지로 강용석 의원의‘저격’이 거칠고, 지나치더라도 그를 응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승리’와‘비리척결’이지‘페어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강용석 의원의 저격이 찌질하거나 유치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용석 의원 인기가 보통이 아닌 것은 그가 바로 이러한 인간습성과 심리를 아주 잘 이용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한국사회가 지금까지 뽑아온 국회의원, 대통령 중에도 비리와 의혹이 있거나‘깜’이 아닌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솔직히 그 사람의 인품, 공약, 경력보다는 정당, 외모, 배경을 보고 사람을 뽑지 않았는가.

강용석 의원의 저격이 암만 찌질하고 유치하대도, 고아원을 찾아가 천사표 사진을 찍어 돌리거나, 독도 시위에 나가 태극기를 휘두르며 애국자 인증을 하거나, 국회에서 울부짖는 모습을 보이는 기존 정치인들의 닳고 닳은 선전보다는 차라리 솔직해 보인다. 다만 강의원의 활동이 당선으로 이어질지 아닐지는 4월이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괴짜 과학자의‘세뇌’이론이 과연 한국에서도 적용이 될까 그렇지 않을까. 4월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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