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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와 앨범영화의 위력, 900 만 명의 흥행도 가능한 영화

영화 흥행요소의 이해는 우리에 대한 이해며 사랑


【서울=빅뉴스】김휘영의 문화평론= “내가 살아온 인생을 소설로 엮어 내면 아마 3~4권 정도는 족히 나올 거예요“

우리 주변에 있는 인생 선배들에게서 흔히 들어 왔던 이야기다. 이 말을 하는 당사자는 남성들도 많지만 주로 나이 든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어느 누구의 인생인들 소중하지 않으랴? 그렇지만 실상은 불과 몇 몇 분의 소위 출세한 명망가의 이야기만 화제 기사가 되고 소설로 각색되고 전기로 기록되고 자서전으로 나온다. 단지 유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충분히 3~4권이 더 됨직한 소설들은 단 한권, 아니 단 한 줄 조차 나오지 못하고 그 주인공들이 세상과 이별을 해야 하는 게 대부분의 인생이다. 덧없게 여겨지겠지만 이게 보통 사람들의 일생이다.

그 많은 사연과 사연들이 대중 앞에 나오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소중하지 않을까? 절대 아니다. 이들의 삶 또한 흔히 말하는 대통령이나 인기 배우들 만큼이나 중요하다. 만일 누군가가 이들이 살아왔던 ‘그 시절 그때 이야기‘를 아름답게 채색해서 스크린에 옮겨 현재를 사는 사람들과 마주 볼 수 있게 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찬사를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필자는 오래 전에 이런 종류의 영화에 앨범영화라는 이름을 부여했다.<참고 : 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할 흥행코드를 찾아라-김휘영의 문화평론, 빅뉴스, 2007-10-25>

앨범영화(Album Films)


영화 <써니>를 보고 상대적으로 제작비도 적고 대스타도 없는 데 누적 관객수 570 만 명을 돌파하며 2011년 상반기 최고의 흥행으로 질주하고 있는 이유를 의아해 한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써니>가 대중의 사랑을 받아 최고 흥행을 달리고 있는 건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이 영화에 깔린 흥행요소를 고려하면 오히려 그 정도의 흥행은 기본에 불과하며 좀 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면 능히 900만 명의 흥행에 근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앨범영화’의 매력이자 위력이다. 앨범영화는 흥행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할 뿐만 아니라 그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구성원들에 한번 쯤 삶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의미를 갖고 있다. 잘 기획된 영화 <써니>는 그 첫 장면을 앨범을 펼치면서 시작한다.

앨범을 펼치며
비록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그 시절로 돌아가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는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이는 충분히 의미 있고 또 감사할 일이다. 이 대단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매체로 영화 이상 없다. 이게 바로 영화의 매력이고 그중에서도 앨범영화가 최고다. 이런 영화에 어느 정도의 작품성까지 갖추었다면 당연히 흥행에 성공하지 않겠는가? 잘 된 앨범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은 자신의 삶에 대한 사랑이고 자신들의 삶의 일부를 잘 살려 내 준 영화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고의 대중성을 지향하는 영화의 흥행요소를 제대로 파악해 내는 일은 사실상 인간의 본질과 본성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닿아 있고 인문학적 소양과 철학적인 분석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하다.

필자가 4년 전 <디워>의 결정적 약점은 전설에 얽매여 죄없는 20 살 처녀인 사라를 희생시킨 것이라고 지적한 점도 바로 여기에 닿아 있다. 시나리오 작가가 사라를 살려야 한다는 시각만 있었다면 스토리 구조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었다. 그러면 이든의 역할과 활약도 늘어났을 것이며 이는 충분히 감동적인 장면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일례로 최근에 개봉된 <캐리비언의 해적 4>에서 사라와 매우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인어는 죽지 않는다. 이 인어에다 '세리나' 라는 이름으로 인격까지 부여하고 기어코 살리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 작품성도 더 높아졌다. 이것이야 말로 인문학적 소양이다. 이는 여자와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휴머니즘적 가치에도 부합해서 더 많은 공감을 얻고 그결과 흥행에도 훨씬 유리하리라는 건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사실 흥행을 벗어나 이렇게 해야만 하고 영화는 이런 가치들을 제대로 살려내는 구조로 사회 구성원들을 교육(?)시킬 필요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감동을 자아내어 흥행에도 유리하다.

흥행요소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써니>의 대박흥행요인은 앨범영화라는 흥행요소에 있지 작품성이나 예술성에 있지는 않다. 흥행요소를 위주로 한 절묘하고 치밀한 계산과 이를 나름 잘 살려낸 연출에 있다. 전학생이자 주인공인 나미를 하필이면 호남의 벌교 출신으로 배치한 것 조차도 세밀한 계산에 의한 것임을 눈치 채면 가히 전문가적 경지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호남 출신의 사람들은 오랜 지역차별정서와 광주 비극과 같은 역사적 트라우마 등으로 다른 지역보다 고향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유난히 강한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영화 <국가대표>의 주인공(하정우역) 또한 호남이 고향이었고 이는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해운대>와의 묘한 경쟁요소로도 작용해서 흥행몰이에 도움이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필자는 이미 7~8년 전에 '호남마케팅 현상'이란 용어로 이 특이한 현상을 규정하고 설명한 적이 있다. 최근의 <위험한 상견례>는 직접적으로 지역정서에서 파생되는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호남 마케팅 현상>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본 영화를 들라면 누구라도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거론할 것이다. 만일 <디워>가 <화려한 휴가>와 개봉시기가 달라서 <호남마케팅 현상>의 부작용에서 오는 피해를 받지 않았다면 충분히 1000만 명의 흥행까지 넘보았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 당시 <화려한 휴가>를 제외하면 경쟁 상대조차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망언(?)


송승헌, 아이유, 나나 등의 많은 미남미녀 연예인들이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등의 말을 해서 네티즌들에 의해 줄줄이 교양 있는 망언(?) 리스트에 올랐다. <써니>의 강형철 감독과 이한나 PD는 마치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이 흥행요소를 생각하고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 또한 세련된 망언 리스트에 오를 만하다. 예술성과 리얼리티의 손실을 감내하면서라도 굳이 핑클,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의 현대적 명칭을 활용하고 본드와 레즈비언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부터가 이 영화가 철저한 흥행요소들의 버무림임을 나타낸다. 이로써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또 가장 중요한 두 주인공의 이름에 굳이 그 당시 유명 여가수들의 이름인 나미(유호정분)와 하춘화(강소라분)를 사용한 건 40대 중반 근처의 여성 관객들을 위한 흥행의 장치이자 세심한 배려다. 솜씨 좋은 요리사가 다양한 재료로 새콤달콤한 샐러드를 우리 앞에 내놓은 듯, 상당히 세련된 버무림이라는 점에 높은 평점을 주고 또 여기에 주안점을 두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림과 영화


진정으로 흥행요소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건 예술성을 빙자한 무책임에 다름 아니다. 적어도 영화에서는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15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받은 사람이 진짜로 흥행요소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으면 그런 사람은 영화감독이나 기획자로 불릴 자격이 없다. 알타미라 벽화는 무려 2만 5천년을 동굴 속에서 대중의 시선을 받지 못했어도 예술이다.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의 <해바라기>는 정작 고흐가 살아 있을 때는 철저하게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외면당했다. 그래서 그는 혹독한 가난 속에 살다가 죽어갔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의 사후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 당시 모나리자까지 제치면서 최고가를 경신하며 수백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었다. 이처럼 그림의 가치는 당시에 즉각적인 흥행에 실패해도 별 문제가 없다. 소설처럼 창작에 비용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흐가 가난했던 이유는 상속재산이 적었거나 다른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지 그의 그림이 안 팔린 사실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다. 하지만 영화는 개봉 후 길어야 3 개월 이내에 흥행하지 못하면 그 주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곤궁에 처하고 때로는 가정 파탄의 원흉이 된다. 심지어는 자살하는 감독과 스탭들까지 생긴다. <겨울나그네>의 곽지균 감독 등 몇 분들이 자살한 비극을 우리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충분히 경험했다. 다른 예술품들에 비해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고 즉각적인 흥행을 기획한다는 특성은 영화가 예술인가 상품인가에 대한 개념정립에 색다른 차원의 접근을 해야 함을 시사한다. 영화를 두고 상업성의 중요도를 보지 못하고 예술성의 시각을 고집하는 건 고리타분할 뿐만 아니라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핵심을 놓친 시각이기도 하다.

영화 관계자들에는 개봉 후 즉각적인 흥행에 실패하고 고흐의 <해바라기>처럼 오랜 세월 후에 높은 평가를 받는 건 오히려 치명적인 불행이다. 더구나 다른 예술장르와는 다르게 영화는 오랜 후에 재평가 받는 기회 자체가 거의 없다. 흥행에 실패하는 감독들에게 투자가 들어 올 리 만무하고 그러면 그의 창작활동은 힘을 잃고 점차 도퇴된다. 화가와 소설가는 흥행을 고려하지 않고 창작해도 무방하지만 감독은 누구보다도 이런 점을 잘 고려해서 영화를 제작한다. 따라서 영화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상업성은 영화에 내재된 매우 근본적인 유전자라고 보면 타당하다. 그래서 강형철 감독과 이한나 피디의 발언은 연예인들의 망언처럼 단순히 접대용 멘트로 다가온다.

뛰어난 감독


뛰어난 영화감독은 흥행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흥행요소를 '잘' 고려하는 사람이다. 기획자와 감독의 역량은 흥행요소를 제대로 포착해 내는 일에서 시작될 만큼 여기에 최우선적 가치가 있다. 그 다음으로 흥행요소에 예술성과 상업성을 잘 조화시키는 데 있다. 그런데 이 일은 예술성만 지향하는 일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사실 <써니>는 오락성은 강하지만 예술성 작품성은 상당히 뒤쳐진다. 작품성과 예술성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부분을 조금 비극적으로 처리하는 게 더 나았을 테지만 그냥 추석 선물세트 나눠주기 방식으로 무난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했다. 이것도 흥행을 위한 해피엔드, 즉 철저한 헐리우드식 결말이다. 하지만 이는 필자가 감독이었더라도 이런 결말로 갔을 확률이 제법 있다는 점에서 크게 비난할 건 못된다. 다만 영화 전반에 걸쳐서 극적인 요소가 부족했음은 큰 흠결이라 할 수 있다. 극적인 요소를 살릴 수 있는 장면이 도처에 있었음에도 지나쳐 버린 점은 안타깝다. 만약 이 점까지 성공했더라면 능히 900만 명의 흥행에 근접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써니>에서 살려내지 못해 안타까운 '옥의 티'들은 다음 칼럼에 자세히 밝힐 것을 약속드린다.

영화와 자본
자본의 힘을 빌어야 하는 영화는 태생적으로 자본과 서로 적대적일 수 없다. 우수한 영화는 자본과 적대적인 관계를 추구하지 않고 자본과 공생하는 관계를 잘 모색하는 영화다. 설사 내용상 자본을 공격하는 영화를 만들지라도 한 명이라도 더 보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속성은 같다. 이런 모색의 결과로 도출되는 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흥행이다. 흥행에 연속으로 실패하는 시인과 음악가 그리고 화가와 소설가는 있을 수 있지만 흥행에 연이어 실패하는 영화감독은 어떤 이유로도 생존하기 힘들다. 이게 영상 예술이 여타 다른 장르의 예술과는 다른 점이며 어쩌면 가장 어려운 차원의 예술 장르로 평가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어렵다는 건 그 만큼 힘들다는 의미이지 높다는 뜻과는 별개로 이해하면 좋다

한국 앨범영화의 약점
모든 앨범영화가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고고70, 최호,2008>은 조승우와 신민아라는 최고의 남녀배우를 캐스팅하고서도 겨우 60만 명에 그쳤으니 참패였다. 예술성에 너무 주안점을 두다 보니 앨범영화가 갖추어야 할 속성인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에 그쳐 버렸다. 즉 멋진 앨범 안에 막상 우리들의 추억이 깃든 사진들이 너무 적었다. 그래서 컬트 영화처럼 뛰어난 작품성을 갖추었지만 제대로 된 앨범영화의 속성을 갖추지 못했다. 감상하면 알겠지만 최호 감독은 세련성과 절제미라는 측면에서 그의 영상화법은 매우 뛰어나다. 이런 능력에 흥행요소에 대한 시각을 조금만 더 갖추었더라면 능히 210 만 명 정도의 흥행을 할 수 있는 영화였다. 반드시 다시 부상하기를 빈다. 역시 흥행요소에 대한 연구를 좀 더 하실 필요는 있다. 가능한 많이 보여주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이건 한국의 모든 영화감독들과 기획사들이 연구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국 사회의 문화 생활도 더욱 풍요로워진다. <써니>의 성공은 강형철 감독과 이한나 피디의 기획력과 더불어 연출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굳이 따지자면 연출력보다 기획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의 앨범영화다. 기획력과 연출력 둘 다 최고의 단계는 아니었지만 무난했다. 또 그 만큼의 흥행을 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세계화에 관심이 깊은 필자가 보는 앨범영화의 단점은 다음에 있다. 한국의 앨범영화는 세계의 앨범영화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세계시장 개척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만일 <써니>의 각본이 일본 또는 중국으로 간다면 철저히 일본식으로 그리고 중국식으로 각색되어야만 흥행이 보장된다. 즉 한국에서 흥행한 <써니>가 세계의 <써니>가 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아시아의 <써니>조차 될 수가 없다. 한국의 앨범영화가 세계적으로, 아니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라도 흥행에 성공하려면 한국적 코믹요소의 비중을 줄이고 이안 감독의 <색,계>처럼 섬세한 연출과 휴머니즘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잘 살려내야만 가능하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던 앨범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이런 예(例)인데, 이 정도의 경지에 이른 감독은 한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몇 안된다.

앨범영화와 워낭소리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앨범 영화로는 <친구><집으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리고 최근의 <써니>를 들 수 있겠다. 상대적으로 저예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500만 명의 흥행고지를 가뿐하게 넘었다. 하지만 '앨범영화'의 위력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은 <워낭소리>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으로 오락성은 눈씻고 봐도 찾기 힘들었던 이 작품은 급격한 도시화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강하게 불러일으켰다. 타향에 사는 사람들에게 ‘두고 온 고향‘은 바로 우리 자신의 일부이자 순수함의 원형이다. 우리 의식의 깊은 곳까지 미묘하고 섬세한 떨림을 주었던 영화가 <워낭소리>였다. 여든 살의 노인과 마흔 살의 소의 교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코믹적 요소 등 오락적 측면이 없이도 300 만 명이라는 대박흥행을 거둔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앨범영화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웅변해 준다. 참고로 700만 이상의 흥행에 성공한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과 이병헌, 최민수라는 초대형 스타배우가 등장한 스릴러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겨우 250만명 정도의 흥행에 그친 것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앨범영화의 속성을 강하게 풍기는 영화<워낭소리>는 도시로 이주한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지난 시절의 향수를 모닥불처럼 피워 올려 우리의 볼을 따사롭게 데워주고 때로는 아스라한 물안개처럼 우리의 감성을 촉촉히 적셔주는 데 성공했다.

흥행요소의 이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


<왕의 남자>에서 예술성과 상업성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1200만 고지를 점령했던 이준익 감독이 <평양성>의 흥행실패를 기화로 ‘상업영화에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평양성>을 제작한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필자는 이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에 실패하리라고 진단했다. 이준익 감독의 상업영화 포기 선언은 한국 영화계에 예술영화 감독을 한 분 더 얻은 게 아니라 예술성과 상업성을 잘 조화시킬 줄 알았던 최고 수준의 감독 한 분을 잃어 버렸음이다. <평양성>의 실패원인은 <써니>가 900~ 1000만 명에 이르지 못하는 아쉬운 '옥의 티'와 함께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뵙겠다. 한국 관객들을 위해서 필자는 이준익 감독님이 다시 돌아 오시기를 빈다. 얼마 전 김기덕 감독은 ’한국 영화계는 도박판‘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만큼 리스크가 큰 분야라는 고백이다. 영화에서 흥행요소를 제대로 분석해 내는 건 이런 리스크를 줄여 투자를 촉진시키고 한국 영상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 <써니>와 함께 상반기 흥행의 쌍두마차가 된 <쿵푸팬더2>도 기획단계부터 철저하게 흥행요소들을 버물어 놓은 작품이다. 한국 영화계도 이런 점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김휘영(대중문화평론가) wepass@naver.com


<<주지사항>>

* 앨범영화(Album Films) : 한 사회의 중장년층이 과거의 앨범을 보듯이 추억으로 빠져들 수 있는 영화로 흥행에 매우 유리한 특징을 갖고 있다. <친구><집으로><포레스트 검프>유형의 영화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필자가 처음 만든 용어입니다. - (참고) 김휘영의 문화 칼럼 : 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할 흥행코드를 찾아라.(2007.10.25 ,빅뉴스)

Tip) <써니>를 보시고 너무 빨리 나가시면 <보미 미용실> <신간안내> 같은 영화 이후의 아름다운 메시지를 보는 기회를 놓칩니다. 1 분만 더 있다 일어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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