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의 ‘국정농단’ 특검 제4팀에서 수사관으로 활동하며 ‘제2의 최순실 태블릿’(최서원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특검에 제출한 기기)을 최서원 씨의 것으로 결론낸 첫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던 정민영 변호사. 정 변호사가 해당 수사보고서 문제와 관련해 촛불진영 언론인 뉴탐사의 취재에도 묵묵부답으로 버텨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21일, 뉴탐사(강진구 기자, 박대용 기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이사와 태블릿 조작수사 사건을 주제로 세 번째 공동방송을 진행했다. 이번 방송에서 뉴탐사는 윤석열·한동훈의 특검 제4팀이 초창기부터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을 최서원의 것으로 결론내린 과정을 짚어봤다. 뉴탐사는 특히 이날 정민영 변호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통화 내용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강진구 기자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마자 “통화하기 어렵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후 강 기자는 카톡으로도 정 변호사에게 태블릿 관련 첫 수사보고서에서 드러난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지만 정 변호사는 사실상 수신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겨레와 참여연대를 거친 촛불진영 측 변호사가 같은 촛불진영 언론의 취재에도 협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변희재 대표는 정민영 변호사가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이유로 정 변호사 본인이 특검 수사관 시절에 ‘제2의 최순실 태블릿’ 조작수사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다. 변 대표는 정 변호사가 해당 태블릿에 로그인된 ‘hohojoung@naver.com’ 계정과 기기의 뒷자리 전화번호인 ‘9233’이 최서원 씨의 비서 안모 씨의 것임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태블릿을 안모 씨의 것이 아닌 최서원 씨의 것으로 결론내려버리는 내용으로 수사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 변호사는 첫 수사보고서에서 ‘hohojoung’ 네이버 계정과 관련해 “최순실의 비서 안모 씨의 텔레그램 별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최순실의 비서인 안모씨의 hohojoung 계정에 접속한 사람은 최순실 밖에 없을 것임”이라고 하면서 “결국 최순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비서 안모 씨의 이름으로 개설한 네이버 계정 hohojoung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적시했다.
관련해 변 대표는 “만약 ‘hohojoung’ 계정을 최서원이 안모 씨에게 빌려서 썼다면, (수사 당시 특검이) 최서원 씨나 안모 씨에게 (빌려준 게 맞냐고) 물어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안모 씨는 (hohojoung이) 자신만의 개인 계정이라는 사실확인서를 우리에게 써줬다. 즉 특검은 안모 씨의 계정인 것까지만 확인해놓고 증거도 없이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이) 최서원 것이라고 결론 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태블릿 기기의 뒷자리 전화번호인 9233 이 안모 씨가 2012년경, 2016년경,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일치한다는 점을 지적한 변 대표는 “최서원 씨의 전화번호는 (9233 과는) 다르고, 안 씨는 계속해서 9233을 써왔고, 태블릿 (전화번호도)도 9233 이라면 (‘제2의 최순실 태블릿’ 사용자의) 1순위로는 안모 씨로 규정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이 태블릿과 안모 씨의 휴대폰은 함께 쓰기 데이터가 연동되어 있고 태블릿의 요금 역시 안모 씨의 개인통장으로 지급됐다”며 “(정 변호사는) 이걸 다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제2의 최순실 태블릿’이) 안모 씨 것이라고 발표가 돼야 하는데 (수사보고서의) 결론에는 ‘최서원 것’이라고 해놓고, 9233은 숨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뉴탐사는 ‘최순실 태블릿’(JTBC 방송사가 특종으로 보도하고 검찰에 제출한 기기)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원 감정 결과를 JTBC 방송사와 검찰, 그리고 심지어 법원마저 왜곡하고 있는 문제도 다뤘다. JTBC 방송사와 검찰, 법원은 “국과수가 ‘최순실 태블릿에 대한 조작·수정은 없었다’는 발표를 했다”는 입장이다.
뉴탐사는 관련 1차 자료인 국과수 감정회보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국과수는 오히려 태블릿의 무결성이 유지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었던 사실을 전했다. 관련해 변희재 대표는 “이것은 (JTBC 방송사나 검찰이) 태블릿을 건드렸다는 얘기이고 일단 이렇게 되면 이건 이미 증거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국과수가 거기다가 덧붙인 얘기는, 이게 증거를 조작하려고 일부러 건드린거냐 실수냐에 대해서 좀 더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게 국과수의 최종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뉴탐사는 역시 관련 1차 자료인 국과수 나기현 연구관의 법정증언도 소개했다. 강진구 기자는 “국과수는 태블릿이 변조가 됐다, 조작이 됐다고 단언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이 증거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증거로서 완벽하다는 얘기는 하기 어렵다, 이런 내용”이라면서 “그렇다면 JTBC 보도 내용은 국과수 결과를 완벽하게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