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없이 지배하는 금융제국

머니투데이 2007.03.05 12:40:19

[머니투데이 성보경프론티어M&A 회장][[성보경의 M&A칼럼]]

국제투자금융과 M&A시장 그리고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와 LBO의 세계에는 우리나라 투자금융인들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정글의 세계와 전략전술이 숨어있다. 그것은 자본 없이 자본시장을 지배하는 비결이다. 이 비결을 활용하여 세계적인 LBO금융제국의 신화를 창조한 대표적인 기업이 KKR(Kohlberg Kravis Roberts & Co.)이다. 이들에게 숨겨진 비결은 또 있다.

그것은 M&A를 실행한 대상기업의 경영관리나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업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대량의 지분은 인수하지만 경영에 참가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경영권에 집착하지만 이들은 경영권에 대한 권리를 자신들의 주식을 인수하는 사람에게 양보하고, 경영권을 수익으로 환전한다. 그래서 M&A거래를 통해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확률이 높아지고 협조자를 구하기가 매우 쉽다. 이는 기업사냥꾼들이 기업경영권을 인수하여 회사공금을 빼낼 수 있다는 불신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이 KKR이 LBO금융제국을 건설한 가장 독특한 비결이다.

LBO 금융제국을 건설한 KKR

KKR는 1979년에 제롬 콜버그(Jerome Kohlberg, Jr.)가 설립하고, 헨리 크래비스(Henry R. Kravis)와 조지 로버츠(George R. Roberts)가 합류하여 만들어진 미국계 사모투자회사이다. 이들은 모두 베어 스턴스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KKR을 공동으로 경영하며 투자금융계를 장악한 금융제국을 만든 유태인들이다.

콜버그는 1926년에 태어나 하버드(Harvard Business School)를 졸업하고, 베어 스턴스(Bear Stearns)의 투자금융부서에서 근무를 하다 독립하여 LBO전문회사(Leverage Buy Out Shop)인 콜버그사(Kohlberg & Company)를 설립했다. 그리고 크래비스와 로버츠와 함께 KKR을 설립하여 15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축적했다. 하지만 그는 1994년에 일찍 은퇴하여 부인과 함께 사회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래서 LBO금융제국의 황제는 크래비스가 되었다.

크래비스는 1944년 미국 오클라호마의 툴사에서 태어나, 1969년에 컬럼비아대학에서 MBA를 받았다. 그리고 두 번 이혼을 하고, 현재는 세 번째 부인하고 살고 있다. 크래비스는 LBO기법을 활용한 사모투자펀드를 운영하여 30억 달러 정도의 재산을 축적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지금은 브론만(Edgar Bronfman, Sr.)과 에이젠버그(Lewis Eisenberg)와 함께 미국공화당후원단체(The Republican Leadership Council)를 만들어 정치활동도 겸하고 있다. 특히, 지금의 미국대통령인 부시 집안과는 선조때부터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크래비스는 정경유착의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로버츠는 헨리 크래비스의 이종사촌동생으로 1945년에 태어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KKR의 공동 설립자이다. 그리고 M&A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거래 중의 하나인 나비스코(RJR Nabisco)사를 LBO기법을 통해 성공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로버츠는 사모펀드를 활용한 LBO기법을 통해 약 25억 달러 정도의 재산을 축적한 투자금융업계의 달인으로 통한다.

KKR금융제국의 황제 헨리 크래비스(Henry R. Kravis)에게는 두 가지의 상반된 칭호가 있다. 레버리지 바이아웃의 왕(The Leveraged Buy Out King)이라는 칭호와 다른 하나는 레버리지 바이아웃의 갱(The Leveraged Buy Out Gang)이라는 칭호이다. 다 같은데 K와 G라는 한 글자만 틀리다. 그리고 KKR제국을 일컬어 부채의 상인(Merchants of Death)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주택을 구입할 때 사용하는 미국의 사업모기지(The Mortgaging of American Business)대출을 금융기업에 활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사모펀드 LBO가 무서운 이유

미국의 금융업계에서 투자금융분야는 유태계가 지배하고 있고, 상업금융분야는 앵글로 색슨계가 장악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리고 정치적 성향은 유태계는 민주당을 주로 지원하고, 앵글로 색슨계는 대부분 공화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사모펀드업계와 부시 행정부에서는 매우 색다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사모펀드업계의 대부분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KKR이나 블랙스톤 그룹, 론스타 그룹과 칼라일 그룹은 모두 공화당을 강력하게 지원하는 사모투자회사들이다. 이들은 모두 강력한 정계와 관계 인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대정부 로비력이 매우 탁월하다. 그리고 이들이 성공시킨 M&A거래는 모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려운 것들이다. 아마도 이들이 아니면 대부분 실패했을 것이다.

사모펀드로 조성된 LBO펀드의 무서운 점은 M&A에 대한 공격적 성향이 강하여 적대적 M&A(Hostile Mergers and Acquisitions)도 서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사모펀드들은 대개 미국과 유럽의 강대국에 설립되어 있다. 이들은 은폐된 불법거래를 하지만 꼬리를 감추기 때문에 증거를 잡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M&A대상국가들이 사모펀드를 억압하면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이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한다.

LBO업체들이 무서운 또 다른 점은 가공할 만한 자금조달능력이다. 세계 각국은 수정자본주의의 채택으로 인해 엄청난 규모의 연금과 기금을 적립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할 능력을 상실하여, 사모펀드에 운영을 위탁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성공요인은 엄청난 규모의 연금과 기금을 활용하기 위해 강력한 정부권력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제 정부의 연기금과 사모펀드는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국제투자금융시장에서는 강력한 사모펀드들이 이름을 달리하여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의 출처는 거의 동일하다. 그래서 거대한 사모펀드들이 특정의 대상기업을 M&A할 때 합종연횡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모펀드는 블랙스톤 그룹,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베인캐피털, 프로비던스에쿼티파트너스, 아폴로 어드바이저스, 워버그핀커스, 서버러스, 토머스 H 리 등이다. 이들 중에서 블랙스톤 그룹, KKR, TPG 등은 부시 미국대통령정권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전진 고위관료들을 영입하여 활동한다.

이들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의 규모는 이미 5,000억 달러들 넘어서고 있으며, 자금조달능력은 3조 달러에 이른다. 이 금액은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대다국적기업들을 어느것이나 인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미국의 건축자재 체인업체 홈디포,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델,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프랑스의 비벤디,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 그리고 유니레버 등도 거대사모펀드회사의 잠재적 대상기업이 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5000억달러의 사모펀드..자본없이 자본시장 지배/b>

세계 최고의 LBO금융제국 KKR은 최대 규모의 M&A를 성공시키는 기록제조기로 통하고 있다. KKR은 1988년에 RJR 나비스코(RJR Nabisco)를 부채 63억 달러를 포함하여 313억 달러에 인수해 최대규모 M&A를 성공시켰고, 메릴린치의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세계 최대의 병원체인업체인 HCA(Hospital Corporation of America)를 330억 달러에 인수하여 세계최대 M&A기록을 바꿨다.

그리고 필립스의 반도체 사업부인 NXT를 110억 달러에 인수했고, 네덜란드 미디어 기업 VNU를 116억 달러에 인수하여 엄청난 능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과 연합하여 미국 최대 전력회사 중 하나인 TXU를 320억 달러에 인수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 M&A금액은 부채 123억8,000만 달러를 승계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블랙스톤 그룹이 부동산개발업체 EOPT(Equity Office Properties Trust)를 인수한 383억 달러의 기록을 깨는 사상 최대의 M&A로 기록될 것이다.

KKR은 LBO금융제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사냥꾼이 되었다. 그리고 대형 먹이가 있을 때마다 사모펀드들을 끌어 모아 투자하는 클럽 딜(Club Deal)의 1인자가 되었다. 그리고 한국의 투자금융과 M&A시장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의 투자금융시장은 칼라일, 론스타, 뉴브리지 등이 점검을 완료했고, 적대적 M&A시장은 소버린, 조지 소로스, 칼 아이칸 등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 한국시장은 우물안에 몰아치는 폭풍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첨단금융기법은 자본 없이 자본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놓았다. 그러나 국제투자금융과 M&A에는 비전문가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비결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비결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그 행동양식과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한국 기업들이 국제투자금융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겉모습을 모방하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 보 경(merger@merger.co.kr)


성보경프론티어M&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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