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강세에 매수 증가…"급락 주도한 '수급'에 숨통 기대"]
외국인투자자가 12일 코스피시장에서 659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올들어 가장 많았지만 절대적인 순매수 규모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증시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적지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매도도 1조1225억원으로 많았지만 매수가 1조1884억원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매수 규모가 부쩍 증가한 것이다.
특히 주말을 앞두고 매매가 한가한 금요일에 매수가 쇄도했다. 매도가 1조원을 넘긴 예는 많지만 매수가 1조원을 넘기는 올들어 2번째다. 적을 때는 7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1조원의 순매수를 보인 외국인. 이들은 새해에도 순매수를 보이며 프로그램매물을 소화해줄 것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매수는 커녕 지속적인 매도를 보이며 수급 악화를 심화시켰다. 외국인이 매수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 투자자들의 근거없는 기대는 무너졌고 뒤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꼴이됐다.
외국인의 매수가 증가한 배경은 미증시의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유가 하락에 다우지수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했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관련주에서 기술주로 매기가 쏠리며 나스닥지수는 6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에 이어 인텔로 주도주가 선순환하는 모습이다.
기술주 주도로 시장의 성격이 바뀐다면 외국인은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를 매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뜩이나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발표는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상황에서 나스닥지수가 강했고 삼성전자 실적이 괜찮게 나오자 외국인이 매수를 늘렸다"며 "확신할 수 없지만 외국인 매수가 이어진다면 연초 주가급락을 주도한 수급 악화 문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관심있게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연초 기대와 다른 매도에 혼쭐이 난 만큼 자신감은 약했지만 이머징마켓펀드 등으로의 자금유입도 지속되고 있어 급락을 주도하는 매도 공세는 완화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주(4~10일) 미국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출입 동향에서 인터내셔널펀드로 26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전주 32억달러보다 줄었지만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은 지속됐다. 일본은 제외한 아시아태평양펀드로 3억달러, 이머징마켓펀드로는 7억달러가 각각 순유입됐다. 외국인은 그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한국을 제외한 이머징마켓을 극도로 선호하는 대응을 보였지만 연초 주요 상품 가격 급락에 이같은 전략이 수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바이코리아'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매도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추세 자체가 매수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1조8000억원대) 동안 외국인은 주식 비중을 줄일 공산이 크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지속됐고 국내 주식형펀드로도 자금이 조금씩 들어왔다며 수급구도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 한축에서는 이틀간의 반등에 너무 흥분하면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주가가 급락하며 1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 10일과 1390까지 급등하며 1400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12일 증시 여건이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주식매매의 에이스로 통하는 현대증권 김택동 주식운용팀장의 진단을 전한다. "새해 정신을 못차렸다. 아마추어, 프로 모두 마찬가지다. 어제 큰 이벤트(옵션만기일) 끝나고 오늘 급등해 결과적으로 '어제 샀어야하는 게 아니냐'하는 생각이 잔뜩 형성됐다. 그러나 아직은 추격 매수까지 해가며 주식비중을 늘릴 때가 아니라고 본다. 이번에 반등은 할 것이다. 다음주초 1400은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나의 판단은 보수적이다.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볼 때 만만치 않을 것이다. 1분기는 약간 줄여놓고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1400을 볼 수 있지만 비중을 줄여야한다. 변동성 자체가 위험한 국면이다. 코스피와 덜 연동되는 주식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모멘텀 플레이는 불확실성이 큰 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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