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낳기(2)

다요기 2007.01.04 09:56:34

 

아기낳기(1)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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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대기실에 들어가니 이미 한명의 산모가 닝겔을 꽂고 누워있더군요..

동병상련이라고.. 처음보는 그녀였지만 왠지 와락 껴안아주고 등을 다독거려주며

화이팅~!! 이라고 외치고 싶은..^^;; 충동이 일었더랬습니다..

그때 마침 진통이 왔길래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그녀를 뜨겁게 포옹할뻔 했더랬

습니다..^^;;

그녀는 진통이 꽤 진행되는 중이였는지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습니다..

화장기하나없는 모습이였지만 정말 너무너무 예뻐보이더군요..

우후후후훗~~ 조금있으면 나도 저런 이쁜 모습이겠지~ 음화화화화홧~~~ -_-;;;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전 다가올 진통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몰랐기에..다른산모의 모습을 보며 어서 진통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우이쒸...왜 이렇게 안 아픈거야~ 빨리 아파라..아파라...아파라....

주문을 외우듯..그렇게 진통이 오길 빌었더랬습니다..^^;;

그리고...고통의 순간은 소리없이 다가왔습니다..

정말..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의 고통이 온몸을 강타하더군요..

신기하게도 진통이 올땐 정신없이 아프다가 진통이 사라지면 언제 아팠냐는듯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또 한명의 산모가 산모대기실로 들어왔더랬습니다..

그녀는 들어오는 순간부터 미친듯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더군요..

"아아악~~!!! 나 죽어~~~!!! 엄마야~~~!!!!!"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고 심호흡을 하고 있던 제호흡이 그녀의 비명으로

인해 흐트러지기 시작했고..서서히 피가 거꾸로 돌기시작했습니다..-_-;;

"엉엉~~!! 엄마, 나 죽어~~!! 나 수술할래~~~!! 엉엉엉~~~!!!"

계속 울부짖으며 소리를 질러대는 그녀를.. 저는 까딱 잘못했으면 벌떡 일어나

꽂고 있던 닝겔을 확 빼버리고 닝겔줄로 목졸라 죽일뻔 했습니다..-_-;;;

그녀의 발악은..-_- 점점 심해졌습니다..

그때 저의 진통은 2분간격으로 줄어있었고 너무나 극심했기에 참을성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아아악~~!! 나 죽어~~!! 으허허엉~~!! 엄마야~~!! 아으으윽~~!!!"

정말 닝겔줄로 목을 졸라 입을 다물게하려고..-_-;; 몸을 일으키는 순간...

-아기를 낳기도 전에 살인낼뻔 했더랬습니다..-_-;;-

간호사가 그녀에게 다가가 타이르기 시작하더군요..

"좀 참아보세요.. 엄마보다 지금 애기가 더 힘들어요.. 그렇게 자꾸 소리지르면

아기가 뱃속에서 더 스트레스받는다구요.."

"아악~~!! 몰라~~!! 난 수술할거야~~~!!! 수술시켜줘~~~엉엉~~~!!"

그녀의 모습은...이해할 수는 있었지만...정말 절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그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맛이 약간 간듯한..-_-;; 그녀의 남편으로

보이는 듯한 남자가 뛰쳐들어왔더랬습니다..

"여기는 들어오시면 안..!!"

간호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남자는 엉엉 울며..-_-;; 간호사를 붙잡고

애원하더군요..

"수술시켜주세요....수술해야돼요..수술할거예요.. 엉엉~~!!" -_-;;

여자가 소리지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절 괴롭혔는데.. 그녀의 남편까지

절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가더군요..

"엉엉~~!! 오빠~~!!! 나 죽을거 같애~~!!!!"

"조금만 참아~~!!! 수술하면 괜찮을거야!! 힘내~!! 으흐흐흑~~!!"

그들은 정말 시끄러운 부부였습니다..-_-

"시끄러워~~!!!! 조용히 해~~!!!!!"

전 처음엔 제가 소리지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제 옆에 있던 산모역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듯 진통으로 인해 땀이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그 둘을 향해 소리지른것이였습니다..

그러나...그들은 둘다 입을 다물지 않았습니다..-_-

이번엔 닝겔줄로 산모뿐 아니라 그녀의 남편까지도 목졸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더랬습니다..-_-++

어쨌든 의사가 부랴부랴 산모대기실로 들어왔고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뱃속에서

태변을 보는 바람에 양수가 누렇게 변해있었고...그들은 이미 선택의 여지없이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나가자 산모대기실엔 고요와 평화가 찾아왔더랬습니다..^^;;

그리고..잠시후 제 옆에 있던 산모는 분만실로 갔고...저 혼자 외로이 진통과

싸우며 산모대기실에 누워있어야만 했습니다..

진통은 점점 심해졌고..저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더군요..

"차..차믈수이써..차마야만해... 난 잘낳을수이써...잘나으꼬야.."

발음이 꼬이기 시작하더군요..-_-;;

그래도 그때까지는 중얼거릴 힘이라도 남아있었더랬습니다..-_-

-사실..그렇게 아픈 와중에 남편머리를 쥐어뜯을 힘이 남아있는 산모가..위대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너무 아파서 비명이 터져나올것 같았지만..아기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계속 떠올리며 심호흡을 열심히 하며 참았습니다..

잠시후 문이 벌컥 열리더니 남편 이모씨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잠깐만..잠깐만 산모옆에 있을께요, 네? 10초만요..아니, 5초만요.."

"그러세요.. 잠깐만이예요, 알았죠?"

눈을 떠서 남편 이모씨를 쳐다보며 그를 안심시켜주려 했지만..통증이 너무나

극심해 눈조차 뜨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제손을 꼬옥 잡는 남편 이모씨의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손은 너무나 차가왔습니다..

그리고 중풍환자처럼..-_-;; 덜덜 떨리고 있었습니다..

"괘...괘....괜차..괜찮아...?? 괘..괜찮은...괜찮은 거지..??"

눈을 간신히 떠서 그를 쳐다보았더랬습니다..

남편 이모씨의 얼굴은 창백하다못해 하얗게 질려 있었고 입술 역시 하얗더군요..

"나..오빠.. 때릴 힘도 없어...." -_-;;

괜찮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고 저도 모르게 그런말이..-_-

신음소리와 함께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시간이 흘러 진통이 좀 사그라들자 배보다 손이 더 아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_-

"오빠..손 아파.."

화들짝 놀란 남편 이모씨가 잡고 있던 제손을 놓자..제손은 그제서야 피가

통하기 시작하더군요..-_-;;

까딱 잘못했으면 손이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될뻔 했습니다..-_-;;

그리고..곧 남편 이모씨는 간호사에 의해 분만대기실밖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밖으로 나간 남편 이모씨...

-여기서부터는 둘째동생의 증언에 의한..^^;; 얘기입니다..-

"언니 어때요??"

황급히 묻는 동생을 제치고 남편 이모씨..휑하게 밖으로 나가더랍니다..

둘째동생은 남편 이모씨를 따라 나가봤고..남편 이모씨는 담배를 뻑뻑 피고

있었다고 합니다..

"언니 어떠냐구요, 형부??"

"어..어...그냥...괜찮......우이쒸...담배연기가..." -_-

눈이 벌겋게 충혈된 남편 이모씨.. 담배연기를 핑계로 대더랍니다...-_-;;

-남편 이모씨는 그 얘길 듣고 깔깔거리는 절 보고 절대로 자신은 울지 않았다고..

단지 담배연기때문이였다고 박박 우기더군요..^^;;-

어쨌든 약 2시간 반가량 진통을 하던 저는 마침내 분만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들것이나 바퀴달린 침대에 눕혀져 가리라고 생각했으나...어기적거리며..-_-

직접 걸어가야되더군요..-_-;;

너무 아파서 정신이 없었고...힘주라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소리에 정말

죽기살기로 힘을 주었습니다..

"조금만..조금만 더 힘줘보세요!! 옳지~!! 조금만~ 조금만 더요~!!"

그 아픈 와중에서도 이를 악물면 나중에 이빨이 몽창 흔들거린다는..-_- 얘기가

떠올라 입술을 꼬옥 깨물며 힘을 줬습니다..

그리고......마침내 극심한 고통과 함께 뭔가가 쑤욱~~ 빠져나오는 듯한 느낌...

잠시후 찰싹~ 때리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우렁찬 울음소리...

고통은 씻은듯이 사라져버렸고...마침내 해냈다는 기쁨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잠시후 정신없이 울어대고 있는 아기를 제옆에서 보여주더군요..

정말 너무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그렇게 아파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왈칵

눈앞을 가렸습니다..

"딸이구요~ 3.1Kg이예요.. 출생시간은 1시 33분.."

정신없이 아기를 쳐다보느라 간호사의 말은 사실 귀에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정말 너무 쉽게 낳네~ 이렇게 쉽게 낳으면 10명이라도 낳겠어요~"

간호사의 말처럼..정말 아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10명이라도 낳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어쨌든 병원에 간지 2시간 반만에 그렇게 저는 쑨풍~ 천사를 낳았답니다..^^

천사를 얻은것에 비하면 그정도의 고통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남편 이모씨는 아직도 자신이 운게 아니고.. 담배연기때문에 눈이

쓰라려서 눈물이 났을뿐이라고 박박 우기고 있습니다..............^^

 

 

dyamism (닉네임)

출처:다요기 http://www.dayo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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