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장미 가시에 찔리지 말자"

머니투데이 2006.12.20 18:01:50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소폭 반등한 반면 포스코와 SKT는 1% 넘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6원이나 급락한 상황에서 하이닉스, LG전자까지 포함한 수출주들의 반등이 눈에띄었다. 저가매수였다. 한해 내내 부진했던 종목에 대한 기관들의 수익률 관리도 눈에 띄었다.

SKT와 KT, KTF 등 통신주들의 강세에는 배당 수요가 뒷받침됐다. 배당과 윈도드레싱 구도가 유지된다면 'V'자형 반등을 보이고 있는 코스피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전고점에 다가서는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3000억원 넘게 유입된 프로그램순매수 역시 배당락전까지는 청산보다 배당을 얻기 위해 잠겨있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화재 국민은행 대우증권 등 금융대표주들이 보다 강한 탄력을 받으면 1460의 돌파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은행에 돈을 넣지 않고 은행주를 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다면 증시상승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은행주 움직임에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기관의 매수로 강세를 보였지만 코스닥은 0.1% 올라 1/10 수준의 미약한 반등에 그쳤다. SK네트웍스가 프로그램매수에 힘입어 상한가에 오른 것처럼 단기적인 수급 호전이 코스피시장에 쏠린 결과다. 코스닥시장의 개별주들은 '산타랠리'의 후광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지수가 올라도 종목이 적중하지 못하면 수익률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의 전형적인 특징이 연말에도 뚜렷하다. 수고없이 묻어가는 행운은 찾아보기 힘들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다.

남다른 비밀병기를 준비하지 못하면 코스피가 1700까지 올라도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서울증권 박상욱 부장은 이같은 투자자들의 처지를 '장미와 가시'로 표현했다. 증시는 1700으로 활짝 필 수 있지만 투자자 개인은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릴 수 있다는 것.

박 부장은 "내년 전망을 보면 1500에서 최고 1800까지 코스피 목표치가 제시되고 있다. 중요한 핵심은 올해 하반기와 별 차이가 없는 매크로 환경하에 주가가 꾸준하게 오른다는 것인데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투자자들의 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증권은 내년 경제를 '세계적인 경제성장률 둔화와 이에따른 원유와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격의 하향안정, 달러화 약세 가정하에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증가세 둔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저하와 국제수지의 악화'로 요약했다. 증시를 둘러싼 거시변수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

결국 경기상승과 금리상승, 주가상승의 액티브한 성장주 장세보다 상반기의 보수적인 투자(자산주, 가치주 등 안정성장주 위주)와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장세(IT, 자동차 등 경기관련주 강세)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개별종목과 테마주 중심의 선별적인 장세가 한동안 이어진 이후 코스피가 한단계 올라설 수 있으며 그 이전까지는 경기둔화를 핑계로 변동성이 심한 흐름도 예상된다고 보았다.

투자자들이 고민해야할 지점은 올해 숱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를 지지시킨 펀더멘털과 수급 변수가 내년에도 유효한지 여부다. 환율과 금리변화에 대한 경기와 기업실적의 내성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 적립식자금의 유입이 변함없이 유지되는 지를 점검해야하며 둘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지난 상반기와 같은 붕괴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시장 한편에서는 이같은 우려가 잠재돼 있다.

박 부장은 "내년에는 급락한 원화 환율의 조정과 함께 부동산 안정을 위한 금리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펀더멘털의 둔화 우려도 상존한다"며 "수급측면에서는 생보사와 KRX 상장 등 공급물량이 증가할 여지가 있다. 프로그램매도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기대로 대응하기보다 상반기 조정을 이용해 주식을 사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략이다.

내년 증시 흐름은 'N자'형이 우세하다. 1분기 강세 이후 조정, 다시 3분기 강세. 상반기 조정을 피하려는 매도 경쟁이 연초부터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화려한 꽃을 보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도사린 가시를 조심해야할 때다. 산타랠리는 수급과 기대감에 바탕을 둔 주가상승이다. 짧은 랠리가 지나면 현실과 싸워야한다. 유비무환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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