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칼럼] 김용민과 변희재는 어떻게 뭉쳤을까

자르고 갈라치는 세상에서, 뭉치고 합치는 세상으로 전환

미디어워치 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22.05.08 08:47:49

[공희준 · 메시지 크리에이터]


1. “세상은 오랫동안 나눠져 있으면 곧 합쳐지고, 오랫동안 합쳐져 있으면 머잖아 갈라진다.”

‘삼국지연의’의 어렴풋이 기억난 첫 구절이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변희재 미디워어치 대표가 함께하는 모종의 협업 프로젝트를 성사시킬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나에게 불어넣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내로남불’의 극단적 진영논리가 암세포처럼 무섭게 기승을 부리는 남조선 사회의 암울하고 절망적인 현실은 높고 두껍게만 보였던 이념과 정파의 장벽이 조만간 와르르 무너질 것임을 예고하는 역설적인 징후이기 때문이다.

‘진짜 국민통합 플랫폼’을 표방한 ‘강동서’의 첫 번째 유튜브 공개생방송이 일각의 ‘기대’ 섞인 우려와는 달리 무탈하게 마무리되었다. 김용민은 중후하고 안정된 진행 솜씨를 여전히 선보이며 김용민했고, 변희재는 그가 새로운 구종으로 장착한 능청스러운 유머 코드를 쉬지 않고 작렬시키며 변희재했고, 공팔육 즉 공희준은 특유의 어눌한 언변으로 시종일관 공팔육했다.

나는 거창한 비유에 빗대기를 좋아한다. 김용민과 변희재의 의기투합은 쇼군이 허수아비 임금 뒤에서 나라를 지배하는 일본의 봉건주의 시대를 마침내 끝장낸 조슈와 사쓰마의 전격적 의기투합 못잖은 충격적 반전일 수가 있다. 변희재가 좌파의 품으로 돌아갔는지, 김용민이 시나브로 우클릭에 나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관건은 둘이 드디어 손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불구대전의 앙숙관계로 오랜 세월 악명 높았던 조슈와 사쓰마 두 번의 돌연한 연합은 막부 체제를 끝장내고 일본을 문명개화에 힘입은 근대적 부국강병 국가로 개벽시키자는 통 큰 타협의 결과였다. 둘의 제휴는 일본을 아시아 최초의 근대적 산업국가로 도약시킨 명치유신의 시발점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용민과 변희재을 연대시킨 통일전선의 토대는 출범 예정인 윤석열 정부를 향한 분노와 반감이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를 일종의 검찰 막부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렇지만 윤석열 정권에 앞서서 등장한 박근혜 정권이 박정희식 군사 막부 체제의 어설픈 재현이었고, 문재인 정권은 586 운동권 막부 체제였음을 감안하면 윤석열만 주야장천으로 직격하는 김용민과 변희재의 정세인식에 나는 백 프로 흔쾌히 동의하기 어렵다.

허나 지금은 나뉘는 시대에서 합치는 시대로 180도 변침하는 상전벽해의 패러다임 대전환이 임박한 시점이다.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한 가지만 같으면 뜻을 모으고 힙을 합쳐야 옳다.

김용민과 변희재는 대한민국에 거대하고 본질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깨달음과 절박감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한 절실한 각성이 변희재를 주류 보수 세력이 총궐기해 탄생시킨 윤석열 정권을 겁 없이 극딜하는 주변부 보수 인사로 만들었고, 김용민을 남한의 주류 진보진영에게는 성역과 금기로 통하는 페미니즘에 대담하게 적대적인 비주류 진보의 위치로 이끌었다.



2. ‘강동서’가 제작되는 데에는 공팔육이라는 인간의 대단히 독특한 캐릭터가 톡톡히 주효했다. 기획력과 추진력, 필력과 막후조율 능력 전부를 갖췄지만 말솜씨는 엄청나게 어눌한 공팔육의 불균등하고 삐뚤빼뚤한 능력치가 변희재와 김용민이란 두 개의 값비싼 구슬을 기적적으로 꿰는 굵고 튼튼한 무명실 역할을 한 셈이다.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예단한 합체에 성공했으니 이왕이면 최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성과물을 창출해야만 한다. 나는 김용민 이사장과 변희재 대표가 21세기에 들어선 지난 20년의 우리나라 역사를 각자의 시각에서 평가하고 회고하는 대담집을 구상하고 있다. 해당 대담집은 유튜브 방송에서는 다루기가 부적합한 심오하고 진지한 내용으로 채워질 계획이다. 두 사람 사이의 제대로 날선 논쟁은 휘발성 강한 화면이 아닌 긴 호흡의 지면 형식으로 표현되는 게 그 메시지가 더욱 선연하고 명징할 터이다. 대담집의 정리 작업은 당연히 공팔육이 떠맡을 작정이다.

지난 20년은 사회와 인민을 두부 모 가르듯 잘 갈라치기하는 인물과 세력이 득세하고 주름잡는 세상이었다. 그 대가로 한국은 공동체가 보유한 잠재력과 가능성의 절반만을 활용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반신불수의 나라로 전락했다. 어떤 일에서든지 온몸의 체중을 실을 수 없는 경량급 국가가 돼버린 것이다.

가르고 나누는 일에 광분하고 몰두해온 지난 20여 년을 거치며 무너진 것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부서진 것들을 고쳐내며,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되찾아오고, 반드시 새롭게 만들어야만 할 것들을 온전하게 만들어내려면 앞으로 다가올 20년은 합치고 연결하는 20년이 되어야 한다. 「강동서」는 합치고 연결하는 20년을 여는 작지만 위대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용민과 변희재의 의중이 어떻든 간에 나는 그러한 목표를 철두철미 지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비교하면 평범한 양민 중의 양민인 공팔육이 도대체 무슨 재주와 수완으로 물과 기름 같은 둘을 뒤섞을 수 있었느냐고? 이유 겸 비결은 딱 하나다. 김용민과 두 사람 모두 오래전부터 이렇게 믿어왔기 때문이다.

“저 형은 절대로 사기 칠 사람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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