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교육기본법 개정..'국가주의 교육' 심화 우려

  • 등록 2006.12.15 18: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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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애국심 교육을 장려하는 내용의 일본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15일 국회를 통과했다.


1947년 공포된 일본 교육기본법은 패전의 산물로 '개인의 존엄'이라는 가치를
중시한 일본 교육의 헌법으로 불려왔다. 제정된 뒤 한 차례의 개정도 없었으며 개정
시도는 '금기'의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애국심'과 '전통' 등 국가주의적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
으로 이 법의 개정을 호소했으며 정권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했다. 이어 시민세력과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개정을 이뤄냈다.


개정안은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하는 태도를 함양한
다' '공공의 정신에 기초해 주체적인 사회의 형성에 참가하고 그 발전에 기여하는
태도를 함양한다' '교육은 부당한 지베에 굴복하지 않고 그 법률 및 다른 법률이 정
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등 내용을 담았다.


특히 '애국심 조항'이 줄곧 논란을 빚어왔다. 시민세력들은 학생들에게 무리하
게 애국심을 강조할 경우 민주의식의 함양은 뒷전으로 밀리며 결국 '국가주의 및 배
타주의'를 심게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교육은..그 법률 및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는 조항의
경우 학교 현장에서 기미가요(일본 국가) 제청과 히노마루(국기) 게양시 기립을 강
요하는데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교육기본법 개정에 따라 학교교육법과 이에 근거한 학습지도요령에
서 이를 강제하는 방향의 문구를 넣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교육기본법은 헌법이 시행된 해인 1947년 공포, 시행됐다. 침략전쟁을
일으킨 반성에서 만들어진 헌법 정신의 '평화주의'의 이념 실현을 기치로 제정, 헌
법과 함께 '전후 평화주의'를 받치는 두 기둥으로 평가받았다.


총 11개조로 구성됐으며 패전 때까지 일본 교육을 지배하며 '신민(臣民)의 충효'
를 국체의 정신으로 규정하며 국가.군국주의의 정신적 기반을 강화했던 메이지
일왕의 '교육칙어'(敎育勅語)를 부정하고 '개인의 존엄'이라는 민주의식을 전면 반
영했다.


제정된 이래 한 차례의 개정도 없었다. 전후 보수세력들이 여러차례 법 개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전쟁의 기억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들 다수는 이 법의 개정으로
자칫 군국주의 교육이 부활할 것을 우려 반대했었다.

아베 정권은 '강한 일본'을 겨냥한 '아름다운 국가'의 실현을 주창하며 집권하
고 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지역, 국가를 중시하는 '공공의식의 함양'이 요구된다며
법 개정을 주창해왔다.


개정 움직임이 여론의 지지를 받게된 것은 학력저하가 문제가 된 가운데 고이즈
미(小泉) 전 정권 이후 가팔라진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로 국가가 학교교육에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됐기 때문이다.


일본 진보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개정안이 그대로 가결되면 학교현장에서 '국가
주의 교육'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도 교육내용
에 권력의 개입이 강해질 수 있다며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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