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최근 한국드라마가 '불륜천국', '이혼드라마' 일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대중들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실망하고 '미드', '일드'로 불리는 미국, 일본드라마가 빠르게 전파되면서 대중들의 인기와 함께 지지를 얻고 있는 가운데 한국드라마는 연일 흥행참패에 시달리고 있다.
화려했던 90년대를 그리워하다
지난 90년대는 대중음악을 비롯한 한국대중문화의 황금기였다. 수많은 스타탄생과 명작들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한국대중문화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90년대에는 어떤 드라마가 있었을까
시청률조사기관인 닐슨미디어리서치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집계한 드라마 TOP 50 통계자료에 따르면 조사기간인 12년간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1997년 방송된 '첫사랑'(KBS2, 이응진 연출, 최수종, 배용준)이 1위를 기록했고 92년 '사랑이 뭐길래', 95년 '모래시계', 92년 '여명의 눈동자', 95년 '젊은이의 양지'등 50위까지 순위에 90년대 드라마는 모두 38편에 이른다.
2000년 이후 드라마로는 '대장금', '태조왕건', '허준', '여인천하', '왕과비'등 사극이 강세를 보이고 '파리의 연인', '야인시대', '올인', '천국의 계단'등 특별기획된(창사특집, 특별기획, 미니시리즈등) 드라마만이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 2000년 이후 '네 멋대로 해라', '미안하다 사랑한다', '다모'같은 드라마들이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일명 '다모폐인', '미사폐인'등을 만들어내기며 '드라마왕국'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의 드라마는 불륜, 패륜,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로 귀결되는 천편일률적인 드라마가 제작됐고 아류작들이 양산되면서 점차 '드라마왕국'으로서의 위상이 줄어들고 있다.
'한류'로 불리는 한국대중문화의 강세는 점차 시들어가고 해외 각국에 전파되는 한국대중문화는 '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90년대와 현재의 드라마를 단순시청률 비교만으로 평가할수는 없다. 90년대와는 비교할수 없는 디지털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보급, 문화소비 성향의 다변화, 해외문화의 유입등 다양한 변수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90년대 드라마들이 현재의 드라마들에 비해 더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되었고 탄탄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으며 배우들과 캐릭터간의 융합이 조화롭다는 점은 현재 드라마들의 부족함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90년대 드라마들을 통해 스타로 부상한 배우들이 이후 현재까지도 주연급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그들을 대체할 '스타급 배우'들이 탄생하지 못해 드라마 중복출연으로 인한 식상함도 이유다.
2007년 최고의 인기와 명예를 누리는 스타급 연예인들의 대다수는 지난 90년대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등극한 이들이다.
현대물, 사극을 비롯한 수많은 다작에 출연한 최수종, 하희라와 '사랑을 그대품안에'(94년, 이진석 연출)의 차인표, 신애라, '마지막승부'(94년, 장두익 연출)의 장동건, 손지창, 심은하, '종합병원'(94년, 최윤석 연출)의 신은경, 이재룡, '별은 내 가슴에'(97년 이진석 연출)의 안재욱과 최진실, '모래시계'(95년, 김종학 연출)의 최민수, 고현정, 이정재등 헤아릴수 없을만큼 많은 스타들이 이시대 드라마를 통해 배출됐다.
대중들의 입맛조차 맞추지 못하는 대중문화산업
전문가들은 현재의 대중문화가 한국대중문화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90년대'를 이미 뛰어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중들이 음악, 드라마, 영화등을 외면하고 한국대중문화의 질적 하락을 지적하는 이유로 '상업문화의 급성장'을 꼽는다.
90년대 초 민영방송국 SBS의 개국과 함께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하던 스타시스템은 무너지고 연예기획사로 권력이 이양되면서 연예기획사와 스타와의 '수익극대화'에 집중하게 된다. 또한 굳게 닫혀있던 해외문화가 급속히 유입되면서 대중들의 대중문화소비가 늘어남과 동시에 고급화되기 시작했지만 국내 대중문화는 대중들과 함께 성장하지 못하고 '상업성'에 집착했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90년대 황금기를 더욱 깊이 연구하지 않았고 해외문화유입과 더불어 높아진 대중들의 입맛을 맞추것조차 힘겨워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자평했다. 또 "현재의 대중문화는 영화, 드라마, 음반등 연일 참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더욱 열심히'만 외칠뿐 '왜'라는 고민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주몽'은 '국민드라마'로 불려지며 인기를 모았지만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을 극명하게 드러냈고 지나친 상업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90년대 드라마들이 단순한 추억과 향수로 인해 과대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완성도와 재미로 평가받는 것이라면 현재의 대중문화산업은 발전이 아닌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빅뉴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와 의견을 기다립니다.
전화 가능 시간 : 평일 10:00~18:00
(주말, 공휴일은 쉽니다)
Copyrights 2006 All Rights Reserved | 대표전화 : 02-720-8828 | FAX : 02-720-8838 | 대표이메일 : mediasilkhj@gmail.com | 사업장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4길 36, 2층 | 등록·발행연월일 2013년 3월 27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08208 , 영등포, 라00483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58 | 사업자등록번호((주)미디어실크에이치제이) : 101-86-45323 | 대표이사 : 변희재 | 발행인 : 변희재 | 편집인 : 변희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