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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탄핵송 민중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는 태극기 부대

거짓탄핵의 주제가였던 극좌적 세계관 ‘민중의 노래’, 탄핵무효 진영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은 자가당착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탄핵무효’, ‘박근혜 대통령 복귀’의 상징적 단체인 태극기혁명운동본부(국본)의 이번 19일 확대 집회에서 또 다시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가 최소한 두 차례 울려퍼졌다. 이 노래는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프랑스 혁명 6월 봉기를 표현하는 노래로서, 2016년 박대통령 거짓, 사기 탄핵 때도 이용되었다. 

이 노래의 한국어 가사는 다음과 같다.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 박동 요동 쳐,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모두 함께 싸우자 누가 나와 함께하나
저 너머 장벽 지나서 오래 누릴 세상
자 우리가 싸우자 자유가 기다린다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 박동 요동 쳐,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너의 생명 바쳐서 깃발 세워 전진하라
살아도 죽어서도 앞을 향해 전진하라
저 순교의 피로써 조국을 물들이라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 박동 요동 쳐,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기본적으로 ‘민중’은 정치적으로 의식화된 피지배계급의 개념으로, 당연히 친문, 좌익, 종북세력들이 쓰는 단어이다. 이와 대별되어 보수우파 쪽은 주로 국가에 속하는 ‘국민’이란 단어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국본’ 측에서는 가사를 ‘민중’에서 ‘국민’으로 바꿔 부른다. 다만 19일 집회에서 이 노래를 부르자고 선동해온 유투버 토순이가 직접 무대에 올라, ‘민중의 노래’ 원곡으로 부르기도 했다.

사기 탄핵 당시 탄핵을 막으려는 쪽에서는 촛불집회가 프랑스 혁명과 닮아있다고 비판했다. 온갖 거짓이 난무하며 수만명이 단두대에서 사라진 프랑스 혁명의 실체를 보수우파 측에서는 조금씩 밝혀나갔다. 그러니 프랑스혁명의 ‘민중의 노래’를 사기와 거짓탄핵 세력이 이용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이 노래를 보수우파 태극기 탄핵무효 진영이 따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국본 등 주최 측은 “좌파의 것이라도 좋은 것이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수우파 진영은 박근혜 정부 내내 ‘임을 위한 행진곡’의 폐기를 위해 다 함께 투쟁해왔다. 

사기탄핵이 벌어지기 약 4개월 전인 2016년 6월 28일 보수우파 진영은 ‘임을 위한 행진곡’ 폐기를 위해 국회에 모였다. 당시 대책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은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노래 한 곡이 뭐길래'라고들 하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와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혁명가요"라며 "이런 노래를 국가기념곡으로 제정하는 것은 물론 제창, 합창도 안된다는 게 우리의 결의"라고 주장했다.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일부는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를 착안한 것"이라며 "묏비나리는 한마디로 '이 썩은 세상을(양키와 가진자들을) 노동자, 민중이 쳐부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과 대한민국에 원한을 가진 시구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가 됐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세상에 대한 처절한 원한을 증폭시키는 주체가 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필자 역시 이 행사에 발제자로 참여하여, 정치적으로 한번 악용, 오염된 노래는 이를 씻어내는 절차 없이는 활용될 수 없다는 점을 밝혔다. 

좌파의 것이라도 좋은 노래라면 다 받아들이겠다면, 대체 지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 갖고 왜 그렇게 문제삼아왔냐는 것이다.

전체 보수우파가 아닌, 적어도 탄핵무효 진영에서는 ‘민중의 노래’를 절대로 불러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노래를 보수우파 내의 탄핵세력 혹은 탄핵의 진실을 묻고 가자는 측이, 바로 탄핵의 정당화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자유한국당 계열의 자유연대 집회에서 이 노래가 자주 나온다. 19일 집회에서는 이 노래를 부르자고 선동해온 유투브 토순이의 노래, ‘누가 재인인가’에서 "테블릿 조작 여부도 안가려진 그네는 유죄"라는 가사가 삭제된 채 소개되었다. 본격적으로 유승민, 김무성 등 탄핵세력이 탄핵을 묻고 가자고 선동하는 시점에서, 탄핵 무효와 관련된 가사를 삭제하며 이에 발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보수 내 탄핵세력이 이 노래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촛불을 들고 박대통령을 탄핵시킨 세력에 탄핵의 향수를 자극해, 손을 잡자는 구애의 목적이 있다. 즉 박대통령 탄핵은 잘한 것이니, 좌우 탄핵세력이 모두 손잡고 문재인을 탄핵시키자는 정치적 맥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찌보면 보수 내 탄핵세력이 탄핵송을 부르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탄핵 무효를 외치는 쪽에서도 발맞춰 같이 부르고 있는 행태이다.

탄핵무효 진영이 ‘민중의 노래’를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첫째, 국가의 국민 개념이 아닌, 피지배계급 민중이 세상을 뒤엎어야 한다는 철저한 좌익적 세계관과, 역사를 반영한 노래이다.

둘째, 박대통령 사기, 거짓탄핵의 선동 수단으로 이용된 노래이다.

셋째, 자유연대 등 보수내 탄핵세력이 탄핵정당화 및 촛불 탄핵세력에 구애를 던지기 위해 이용되는 노래이다.

그럼에도 국본 측이 이 노래를 끝까지 부르겠다고 고집하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일단 국본 측 입장이 그렇다면, 국본과 통합태극기 집회를 하는 우리공화당 만큼이라도 이 노래의 무분별한 유포를 막아줘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조만간 석방될 것이고, 원직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다. 그때 박대통령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르겠다는 것인지, 지금부터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 모두 고민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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