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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석 취재설명서를 반박한다] JTBC의 언론기관으로서 양심을 요구한다

JTBC, 정정보도 수십차례 했어야할 언론사...누가 누굴 비난하나

JTBC가 태블릿PC 보도를 주도했던 손용석 기자의 이름으로 ‘[취재설명서]조선일보 최보식 칼럼, 정정보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최근에 내보냈다. 이는 5월 29일에 있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나기현 연구관의 태블릿 법정증언과 관련 JTBC측의 최초 입장표명이다.

JTBC는 하지만 이번에 국과수 연구관의 법정증언이 아니라 해당 법정증언을 다룬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의 칼럼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최 기자의 칼럼은  ‘[최보식 칼럼] ‘허위 사실 유포’ 변희재 씨 구속이 찜찜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6월 1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됐던 것이다. 한달여 전에 나온 입장들에 대해서 JTBC측이 뒤늦게 입장을 밝히고 나온 셈이다. 하긴 얼마 안있어 JTBC측의 거짓이 낱낱이 밝혀질 변희재 대표고문의 태블릿 재판이 시작된다.

JTBC측은 국과수 연구관 증언과 관련하여 최보식 칼럼 내용과 기존 미디어워치의 주장 중에서 총 6개 대목이 ‘사실왜곡’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국과수 연구관이 법정증언을 할 당시 현장(속기록)에도 있었던 기자가 봤을때, 관련 6개 대목의 사실을 왜곡한 것은 JTBC측이지 최보식 기자와 미디어워치가 아니다. 



1. 대용량 앱 설치 관련

JTBC 측은 최보식 기자가 태블릿PC의 대용량 앱 설치 관련 문제와 관련해 속기록 내용을 왜곡 소개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나섰다.

(최보식 기자는) JTBC 취재진이 태블릿PC를 입수한 후 대용량 앱을 설치한 것이 사실이고, 국과수 연구원도 이를 인정한 것처럼 말합니다. ... "예?"라는 반문을 "그렇다."로 바꾸고, 최씨 변호사가 의도를 거론하며 물은 것에 대한 답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를 아예 "하지만 그 의도는 모르겠다"로 바꾼 겁니다.    


속기록을 살펴보면 최순실씨 측 변호인이 'JTBC측에서 태블릿에 대용량 앱을 설치해 사용한 것을 아느냐'라는 질문이 나오고 국과수 나기현 연구관은 반문의 의미로 “예?”라고 한 부분이 나온다. JTBC측은 이에 대해서 최보식 기자가 나 연구관의 증언을 요약하는 식으로 칼럼에서처럼 “그렇다”라고 긍정, 인정의 의미로 정리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용량 앱 설치 부분은 나 연구관이 보내준 국과수 자료에 기재된 명백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사항으로, 나 연구관이 법정에서 이걸 모른다라고 한다든지 부인할 이유가 절대 없는 대목이다. 혹여 그랬다가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JTBC가 공개한 속기록에서도 그 문답 뒷 부분에 최순실씨 측 변호인이 “JTBC가 대용량 앱을 설치하고 사용했다”고 대신 확인해주면서 “이렇게(대용량 앱 설치) 한 의도가 무엇인지 증인은 아느냐”고 묻는 부분이 분명히 나오는데 나 연구관은 “그 부분(의도)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라고 대답한다.

최보식 기자는 이런 맥락을 다 알고서 변호인측 질문과 국과수 연구관의 전후 문답을 축약하여 “그렇다. 하지만 그 의도는 모르겠다”고 정리한 것이다. 

JTBC의 대용량 앱 설치에 대해서 국과수가 애초 어떻게 회신을 했었나. 국과수가 제공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중 '파일시스템정보' 파일의 2792행부터 3026행까지, 무려 234개의 행이 ‘AR북’이라는 앱의 설치기록이다. 설치날짜는 JTBC가 태블릿을 만지고 있던 2016년 10월 20일이다. 'T맵'과 '디오딕3'라는 앱 등도 같은 날 설치됐다. 이런 앱 모두가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2016년 10월 18일)한 이후로 JTBC에 의해 설치된 것이라고 국과수 자료는 증명하고 있다.


JTBC의 태블릿에 대한 대용량 앱 설치가 객관적 사실이고 국과수가 이런 내용을 알려온 것도 객관적 사실이라는 점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JTBC측이 속기록을 제시하면서 나오니 마치 최보식 기자가 사실왜곡이라도 한 것처럼 느껴졌을지 모른다. JTBC 측의 주특기가 바로 이런 오도(誤導) 행위다.

2. 사진 폴더 삭제 관련 

JTBC 측은 최보식 기자가 태블릿PC의 사진폴더 삭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속기록 내용을 왜곡 소개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칼럼에서는 태블릿PC 사진폴더가 삭제된 것처럼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속기록에는 최순실 측 변호사가 '사진 폴더가 삭제됐다'는 취지의 질문을 던지자 연구원이 '감정서상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 상식적으로 봐도 태블릿PC에서 사진 폴더, 이른바 DCIM 폴더가 삭제됐다면, 그 유명한 최순실 셀카 사진은 어떻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일까요. 실제 속기록에도 최씨 측 변호사는 셀카 사진이 담긴 폴더가 삭제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JTBC측의 주장은 완전히 뚱딴지같은 주장이다. 최보식 기자는 사진 폴더 삭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속기록에 있는 최순실 씨 변호인의 질문과 국과수 연구관의 답변을 맥락에 맞춰 정확히 요약했다. 이번에도 JTBC측은 국과수가 회신한 포렌식 자료와 국과수 연구관의 증언을 같이 보면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을 순전히 속기록만 거론하면서, 마치 국과수가 보내온 자료에는 사진폴더 삭제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처럼 왜곡했다.

사진폴더 삭제는 국과수 포렌식 자료에 기록된 명백한 객관적 사실이다. 국과수가 제공한 ‘파이널모바일포렌식스’ 보고서 37쪽에는 ‘사진폴더를 뜻하는 DCIM 폴더가 2016년 10월 23일 삭제됐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23일도 역시 JTBC가 태블릿을 가지고서 이리저리 만지고 있을 때다. 

물론 JTBC의 주장대로 최씨 사진 파일이 현재는 DCIM 폴더에 들어가 있다. 그러나 태블릿이 JTBC의 손에 있을 당시에 DCIM 폴더가 통으로 삭제된 기록이 있다는 점 또한 움직일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다. 이에 관하여 JTBC야말로 태블릿을 가지고 도대체 어떤 작업을 했기에, 사진폴더가 통째로 삭제된 기록까지 다 생겼는지 우선 해명 해줘야하지 않을까. 


법정에서 국과수 연구관은 “기본폴더는 일반적으로 삭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삭제 의도에 대해선 “수사의 영역”이라고 대답했다. 이 답변은 일반적으로 삭제되지 않는 기본 폴더가 JTBC의 손에서 삭제됐던 만큼, 그 원인은 수사로 규명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으로 해석될 수 있다.

3. 카카오톡 ‘한글 복구’ 관련

JTBC측은 카카오톡 대화방 복구 문제와 관련 속기록 내용도 최보식 기자가 왜곡한 것처럼 주장했다.

(최보식 기자는) 국과수나 검찰이 태블릿PC에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 복원을 시도하지 않은 것처럼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 증언은 다릅니다. ... 국과수 연구원은 두 가지 방법의 포렌식 툴을 통해 이미 복구했고, 이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JTBC측의 의도가 특히 더 불순하게 느껴진다. 마치 국과수가 카카오톡을 이미 다 복구라도 해놓은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해 가능하도록 카카오톡을 ‘한글화 복구’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하려는 JTBC측의 악의가 다분해 보인다.

JTBC측은 복구’, ‘복원이라는 표현의 모호함을 이용해 국과수 답변의 취지를 왜곡했다. 법정에서 국과수 연구관은 카카오톡 복구 방법 있다며 암호화되거나 삭제된 채팅방도 거의 다 복구된다고 증언했다그러면서 지금 카카오톡 부분은 기본 포렌식 툴에서 대동되는 복구방법으로 한 것을 다 드린 것으로 저희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서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는 카톡은 삭제된 것도 다 복구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했고, JTBC측은 카톡은 이미 다 복구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물론 최 기자의 해석이 정확하다


당시 법정에서 최순실씨 변호인과 국과수 연구관의 문답은 국과수가 복구하여 제공한 카카오톡은 알아볼 수 없는 상태라는 점을 전제로 깔고 한 것이다국과수는 카카오톡 관련친구목록 167채팅방 목록 30메시지 52건 등을 복구했는데,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됐거나 알아볼 수 없는 디지털 숫자로 표시한 채 회신했다이걸 모두 알아볼 수 있는 상태로 한글화 복구할 수 있느냐가 이날 증인신문의 핵심 취지였다

 

국과수도 질문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한글화 복구가 가능하다고 대답했다다만의례적인 답변으로 기본적인 복구는 다 해서 줬다는 설명을 덧붙였을 뿐이다. JTBC측은 이 대답만 건조하게 부각시키면서 마치 변호인이 억지 요구라도 한 듯 몰아갔다.



참고로, 국과수가 설명한 기본적인 복구, 디지털 포렌식 프로그램으로 돌렸을 때 기본적으로 복구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카카오톡과 같은 영역은 더 완벽하게 한글화해서 복원해주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국과수도 그러한 프로그램과 분석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세차기를 통과한 자동차라고 해도, 눌러 붙은 때나 구석진 공간, 문과 트렁스 안쪽, 차량 실내 먼지 등은 남을 수 있다. 때문에 세차를 제대로 하려면 따로 손세차를 하고 실내크리닝도 진행한다. 카카오톡 한글화 복구는 말하자면 손세차’, 실내크리닝’을 하는 작업이다.


4. JTBC 보도 “태블릿으로 문서수정” 관련

JTBC 측은 태블릿PC에 문서 수정 프로그램이 없다는 내용의 속기록 문답을 전하며, 이 속기록 문답에 대한최보식 기자의 안내 설명(“최순실이 태블릿으로 드레스덴 연설문을 첨삭 수정했다는 것은 오보”)도 문제삼았다.

(최보식 기자는) 칼럼에 나온 마지막 문답에서는 JTBC가 최순실 태블릿으로 드레스덴 연설문을 첨삭 수정했다고 오보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 JTBC는 2016년 10월 24일 태블릿PC 속 최순실 파일을 처음 보도하면서 최 씨가 드레스덴 연설문 등 국가 기밀문서를 사전에 받았고, 이 중 일부 문서는 수정된 흔적이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태블릿으로 문건을 직접 수정한다는 보도를 한 적이 없습니다. 당시 리포트에서 오히려 태블릿PC로 최 씨가 직접 수정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JTBC에서는 최순실이 태블릿으로 문서를 수정했다고 보도한 사실이 없다? 그러나 이 부분은 JTBC가 어떠한 궤변을 늘어놓아도 빠져나갈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쟁점은 내달 11일 시작되는 재판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이기도 하여 따라서 손석희와 손용석, 심수미, 김필준, 서복현 등 이 허위보도와 연루된 기자들에 대한 증인 신문도 불가피하다.

 

과거에 JTBC는 분명 최순실이 태블릿으로 연설문을 수정한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손석희가 앵커맨트를 하기도 했고, 심수미는 태블릿 수정이라는 단어까지 직접 사용했다. JTBC는 고영태를 팔고 있는데, 고영태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전혀 무슨 녹취록도 없는, 그저 심수미 혼자만의 주장이다. 태블릿 수정”이란 단어도 심수미 자신이 사용한 표현이다. 




JTBC는 저 ‘최순실이 태블릿으로 연설문 수정한다’는 주장을,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반복했다. 당초 10월 말에 이미 검찰발로 태블릿에는 문서수정 기능이 없다는 여러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JTBC는 그런 오보를 12월 8일 1차 해명방송을 할때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고 씨는 최 씨의 말투나 행동 습관을 묘사하며 평소 태블릿PC를 늘 들고 다니며 연설문이 담긴 파일을 수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심수미, 2016년 10월 19일자 보도, ‘"20살 정도 차이에 반말"…측근이 본 '최순실-고영태’’)


저희들의 그동안의 보도들은 대부분 태블릿 PC를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JTBC는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면서 연설문도 고치고 회의자료도 보고받았다고 보도를 해드렸습니다. (손석희, 2016년 10월 26일자 보도, ‘[단독] 최순실 태블릿 PC…새로 등장한 김한수 행정관’)

고 씨는 "최순실 씨가 탭을 끼고 다니면서 수시로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고 수정한다"라는 말을 했고 이성한 씨가 이를 부연했습니다.…(중략)…고 씨는 분명히 저와 있었던 그 자리에서 최순실이 태블릿PC 수정과 관련해서 말을 하면서 최순실이 하도 많이 고쳐서 화면이 빨갛게 보일 지경이라는 표현도 했었습니다. (심수미, 2016년 12월 8일자 보도 ‘[단독 공개] JTBC 뉴스룸 '태블릿PC' 어떻게 입수했나’ )


무엇보다 JTBC는 진실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거짓을 선동한 혐의가 짙다. JTBC 손용석 기자는 스스로 각종 수상소감을 통해 ‘태블릿을 입수한 이후 취재팀 전원이 비밀 아지트에 모여 매일 격론을 벌이며 분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언련 수상소감에서는 태블릿 분석에 ‘일주일 이상’이 걸렸다고 했다. 태블릿 속 사진은 물론이고 이메일 캐시폴더와 한글문서 작성자 아이디 등을 일일이 들여다봤다고 설명했다. 문서수정 어플리케이션이 깔려 있는지 여부는 태블릿 화면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첫 보도 이전에 일주일 이상 혼신을 다해 태블릿을 분석했다는 JTBC가 이처럼 간단한 사실을 모르기는 어렵다.

즉 JTBC는 태블릿으로 연설문 수정 첫 보도 시점부터 태블릿에는 문서수정 어플리케이션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면서도 태블릿 연설문 수정 운운 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태블릿을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로 포장하기 위해, 거짓임을 알면서도 최씨가 태블릿으로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보도를 반복적으로 했을 것이란 의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면피용 발언을 몇번 했다고 해서 ‘악의적 거짓선동보도’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태블릿 연설문 수정 문제와 관련, JTBC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과민 반응부터가  사실상 그런 범죄의 자백이나 마찬가지다. 최보식 기자는 국과수 연구관의 답변을 인용하며 태블릿 연설문 수정 보도가 오보라는 안내는 했지만, 그 오보의 주체로 JTBC를 지목한 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해 오보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인 JTBC가 왜 갑자기 자해공갈을 벌이고 나오는가.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 아닌가.

분명히 해두자. 당시 태블릿 연설문 수정 운운했었던 JTBC의 보도를 접하고서 여러 언론들이 “최순실이 태블릿으로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인용보도를 내보냈던 바 있다. JTBC가 단정적으로 표현했든 면피용 멘트를 넣었든 결과적으로는 일반 시민들은 물론, 주요 언론들까지도 ‘최씨가 태블릿으로 문서를 수정했다’고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JTBC는 당시에 여러 언론들이 저 태블릿 연설문 수정 문제로 오보를 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는가. 인정한다면 JTBC는 최보식 기자가 그런 여러 언론들의 오보를 지적한 것인지, 아니면 JTBC의 오보를 콕 찍어 지적한 것인지를 도대체 어떻게 아는가. 결백하다는 사람이 지 옆집에 강간범이 잡혀가는 일로 왜 갑자기 불안에 떨며 흥분하고 나오냐는 질문이다.

이 문제로 JTBC가 최보식 기자의 칼럼에 대해 보여준 상식 이하의 반응은 나중에 법정에서 관련 JTBC의 조작보도 책임 문제를 논할 때 중요한 증거가 될 수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5. 장승호 사진 관련

JTBC측은 최보식 기자에 대한 반박과는 무관하게 장승호 사진과 관련한 내용도 다루면서 미디어워치 측에 대한 비판에도 나섰다.

...속기록을 보면 기존 '태블릿PC 조작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태블릿PC 사진폴더(DCIM)에 저장돼 있던 최순실 씨와 최씨 조카들, 그리고 조카 가족의 사진들에 대한 증언이 대표적입니다. 국과수 연구원은 이 사진들이 모두, 태블릿PC가 개통된 지 사흘 뒤인 2012년 6월 25일 해당 태블릿PC로 직접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변희재 씨 등은 "JTBC 취재진이 최순실 조카 사진 등 일부 사진을 태블릿PC에 의도적으로 심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과수 측은 실제 실험을 통해 태블릿PC에 있는 세로 사진을 가로로 회전할 경우, 회전된 사진도 저장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JTBC측은 속기록에 나와있는 장승호 사진에 대한 국과수 연구관의 설명을 왜곡하고 핵심 문답을 대거 누락했다. 

장승호는 최순실씨의 외조카다. 당초 국과수는 장승호 사진에 대해 “파일명, 생성일시, 수정일시가 차이가 있으며, EXIF 정보도 다른 파일들과 다르게 구성되어 있어 본 카메라로 촬영된 파일의 원본으로 볼 수 없다(국과수 보고서 44쪽)”고 회신했다. 

증인 신문에서는 새롭게 ‘장승호 사진 회전 가설’이 대두됐다. 국과수 연구관은 “장승호 사진은 원본이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EXIF 정보가 누락된 원인에 대해 “테스트 태블릿 같은 경우에 갤러리에서 사진을 회전 시켰을 경우에 이와 같은 현상이 발견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 연구관의 ‘장승호 사진 회전설’에 대한 설명은 증인 신문이 끝날 때까지 그 취지가 무엇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나 연구관은 “금방 저희가 회전을 시켰을 때 이와 같은 현상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것도 저희가 정확히는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 폴더 자체는 외부에서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녹취록 9쪽)”이라고 물러서기도 했다. 

또, 나 연구관은 사진 회전설을 검증한 사실이 없다며 “저희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테스트 태블릿에서 확인한 것이 아니고 임의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에(20쪽)”라고 모순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회전 가설이 추측인지 실험인지 명확히 해달라는 질문에는 “저희가 그 사진이 회전 되었는지, 또 다른 이유가 있을지 그것은 제가 명확하게 판단을 못하기 때문에 ‘촬영된 원본 사진은 아니’라고 감정서를 내보낸 것”이라고 애매하게 답했다.

나 연구관은 결국 계속되는 변호인들의 질문에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6. 파일 5659건 변경 관련

JTBC측은 국과수 연구관이 태블릿을 구동하고 업데이트를 하는 것 만으로도 파일 5696건이 변경될 수 있다고 대답한 것을 두고, 마치 태블릿에 무결성이 지켜진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 

국과수 연구원은 태블릿PC가 켜진 이후 생긴 수천개의 파일들도 대부분 자동 업데이트 파일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JTBC 취재진이 청와대 행정관 등과 짜고 태블릿PC를 사전에 입수했다거나, 의도적으로 파일을 심었다는 조작설은 모두 거짓입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무엇’이다. 5696건 중에 무슨 파일이 생성, 수정, 삭제됐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JTBC가 단 몇개 파일이라도 사용자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만한 파일을 건드렸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떤 일이 벌어졌나. 우선, 장승호 사진은 원본이 아니고, JTBC가 태블릿을 처음 켜봤다는 2016년 10월 18일에 수정됐다. 20일에는 취재와 연관이 없는 어플리케이션들이 생성(설치)·구동됐다. 들어있어야할 태블릿의 카메라로 촬영한 원본 사진 2건도 삭제됐다. 이메일과 기기사용기록이 담긴 데이터베이스와 XML 파일들도 수정됐다. ‘숫자’를 떠나서, 원인규명이 이뤄져야할 ‘태블릿에 남은 JTBC가 태블릿을 매만진 흔적’들이다. 

국과수 연구관도 태블릿에 대해서 어떤 의도적인 업데이트와 변경이 있었을 개연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국과수 연구관은 “그러한 개연성도 있을 것 같다”며 “그 부분은 말씀드렸듯이, 그것들을 열어보고 쭉 봐야 되는, 지금 상황에서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과수 증인신문의 핵심 쟁점을 통째로 고의 누락

JTBC 손용석의 기사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오히려 기사 전체에서 일체 언급을 하지 않은 쟁점이다. 국과수 나기현 연구관은 법정에서 ‘(해당 태블릿은) 최순실의 태블릿으로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연히 최보식 기자의 칼럼에서도 이 핵심 문답이 가장 길게 요약 인용됐다.

―국과수 보고서가 나왔을 때 JTBC는 '국과수도 최순실 태블릿이라고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렇게 확정했나? 
"그런 적이 없다."

―최순실 것으로 특정하지 못한 이유는? 
"그런 감정 의뢰는 없었다. 사용자를 특정할 정보가 있느냐, 단수의 사용자이냐, 다수의 사용자이냐라는 의뢰가 있었다. 그래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자료들을 뽑아줬다. 재판관이 판단할 몫이다."

―최순실 것으로 특정할 흔적이나 기록은 없었나? 
"그런 내용이 있었다면 감정서에 적었을 것이다."

―최순실 셀카 사진이 나온 걸로 최순실 것으로 확정할 수 없다는 뜻인가? 
"앞서 말한 대로다."

JTBC는 국과수에서는 태블릿PC를 최순실의 것으로 입증했다는 식 과거 자신들의 보도가 사실보도라면서 검찰을 부추겨 미디어워치를 법정에 세웠다. 하지만 국과수 연구관은 누명을 쓰고 있는 것은 미디어워치라는 사실상 미리 증언해준 것이다.

JTBC는 한달여 전 법정에서 있었던 국과수 연구관의 태블릿 증언에 대해서 뒤늦게 입장을 밝히고 나왔다. 하지만 JTBC는 더구나 한달 동안 입장을 묵혔다면 반드시 반박을 하고 나왔어야 할 국과수 연구관의 최고 핵심 태블릿 증언(‘(해당 태블릿은) 최순실의 태블릿으로 확정할 수 없다’)에 대해서는 그냥 침묵해버렸다. JTBC는 이번 기사에서 내내 최보식 기자가 속기록 요약을 잘 했니 못했니 따지면서도 국과수 연구관의 최고 핵심 증언과 관계된 최 기자의 요약에 대해서는 아무런 시비도 하지 않았다.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짓을 하여서 그게 바로 범죄를 인정하는 증거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JTBC는 태블릿 연설문 수정 오보 문제로 자신들은 오보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JTB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태블릿 연설문 수정 오보 문제의 주체로 지목한 적도 없는 최보식 기자에게 뜬금없이 반박을 하고 나섰다.

반대로, 그럴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짓을 하지 않아서 그게 바로 범죄를 인정하는 증거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JTBC는 태블릿 검증과 관련 국과수 연구관 증언과 최보식 기자 칼럼과 관련하여 무려 한달 만에 입장을 장황하게 밝혔다. JTB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JTBC가 거짓보도를 했음을 드러내는 국과수 연구관의 증언, 최 기자의 관련 요약 부분에 대해서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태블릿 조작 문제와 관련하여 JTBC에게 충고해둔다. 이 문제로 떳떳한 입장이 아니면 재판 기간 중에는 가급적 입을 다물고 있어라. 손용석 기자가 괜히 자타공인 JTBC의 엑스맨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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