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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축적이 끝난 미국,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북한에 던질 것”

“북핵의 완전폐기는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일 수 있다. 그런데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기 때문에 미국은 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이 먼저 건드리기를 바라면서”

“미국의 문화·역사적 관점에 비춰 볼 때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명분 쌓기’를 사실상 끝냈다. 북한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던진 이후, 언제 공격할 것이냐가 문제일 뿐이다.”

영화 대부(Godfather)’를 보면 마피아 두목인 돈 꼴레오네는 특유의 말투로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I'm gonna make an offer he can't refuse)”라고 말한다. 돈 꼴레오네의 이 말이 떨어지면 상대방은 곧 죽게 되거나 자신이 소중히 해온 것을 잃게 된다. 

한 문화인류학자가 미국의 문화·역사적 관점에서 봤을때 미국은 곧 북한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질 것이고, 이에 북폭이나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임을 예측하는 글을 발표해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이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낸 김은희 박사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미국은 북한을) 언제 공격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북한을 공격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을 뿐

김 박사는 이 글에서 “최근 미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대북 온건파에서 강경파로 바꾼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대북 강경정책을 보면서 게임은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미군의 비전투 요원들과 그 가족들의 철수 계획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으며 미 항공모함들이 한반도 주변으로 속속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미국의 조치에 대해 “놀랍지 않다”며 “미국 문화의 논리 속에서 볼 때 북한을 공격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가 저술한 책인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라 : 인류학자로서 바라본 미국(And Keep Your Powder Dry: An Anthropologist Looks at America)'을 인용해 미국인들이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는 상황을 묘사했다. 미국인은 공격의 도덕적 명분이 확보된 후에도 상대가 먼저 공격을 시작해야 반격에 나서는 문화라고 그는 설명한다. 

김은희 박사는 ”(이 책은) 미국인은 어떤 조건에서 싸워서 이기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가질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 공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미드에 따르면 미국인은 상대방이 먼저 싸움을 시작해야 하며 또 자신들이 정의의 편에서 싸우고 있다고 확실히 느껴야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극대화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이며 인권유린 국가이고 불량국가라는 현실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때 적어도 양심과 진보를 믿는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정의의 편에 서있다고 믿게 함으로써 미국의 북한 공격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을 돕는다”라고 말했다. 즉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도덕적 명분을 이미 쌓았다는 것.(관련기사 : “북폭 멀지 않았다” 북한 정권 교체의 도덕적 정당성을 강력 설파한 트럼프 대통령)

김 박사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자신이 정의롭고 상대방은 악의 축이라고 하여 먼저 공격하는 것이 미국문화에서는 정당화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기 때문에 미국은 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미드는 미국사회에서 공격성이 어떻게 문화적으로 규제되는가를 어린이 놀이터에서 엄마가 어린아이의 공격성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통해 보여준다”며 “엄마는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남에게 맞지 말고 자신의 물건을 뺏기지 말라고 아이에게 외친다. ‘Stand up for yourself!'(너 자신을 지켜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동시에 싸우지 말라고 요구한다. 싸움을 먼저 시작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싸우고 싶은 아이는 ‘건드리기만 하면 가만 안둘꺼야’ 혹은 ‘어디 건드려 봐’ 하는 식으로 상대방이 먼저 건드리기를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미국의 문화 현상과 현재 미·북의 관계를 비교했다. 현재 미국은 북한에 대해 ‘건드리기만 하면 가만 안둘꺼야’의 상태일 것이라는 게 김 박사의 주장이다. (관련기사 : 월스트리트저널(WSJ), “선제북폭은 법적, 도덕적으로도 정당”)

김은희 박사는 “앞으로 있을 트럼프-김정은 회담에서 트럼프는 아마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 완전 폐기를 요구할 것이다”라며 “만약 북한이 이 요구를 거절하면 회담은 결렬되고 이어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미세한 도발적 행위도 미국을 건드리는 행위가 될 것이며 미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핵의 완전폐기는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일 수 있다”며 “그런데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기 때문에 미국은 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이 먼저 건드리기를 바라면서”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아울러 “그리고 북한이 먼저 건드릴 때 미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은 도덕적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라고 예언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변희재,  “미국이 왜 진주만 기습을 유도하고 원폭까지 꺼내들었는지 생각해봐야”

한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틈날때마다 1940년대 태평양전쟁 이전에 미국이 철저한 해상봉쇄로 일본이 먼저 자신을 공격하도록 유도한 후(하와이 진주만 기습), '원폭'이라는 사실상의 수천수만배 보복으로 일본을 전 세계에 보란듯이 철저하게 완패시켜서 2차 대전 이후 세계 패권 질서를 잡고 있는 상황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자신이 비록 관대한 존재라는 것도 드러내야 하지만, 또 동시에 바보 취급을 당하거나 협박을 당하거나 하는 존재도 절대 아니라는 것을 전 세계에 과시해야만 한다. 그래서 향후 2100년까지는 세계 경찰로서 다른 나라의 미국 지위 도전은 어림도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만 한다.

이에 미국은 21세기 들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이어 시범케이스를 계속 찾고 있는 형국이고, 그 대상이 북한만이냐 심지어 중국까지이냐만을 고르고 있고 무역전쟁 등 사실상 중국과의 일전도 점점 불사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최근 시진핑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은 미국의 이런 결심에 불을 질렀을 것이 뻔하다.

아직은 생산력과 파괴력이 미국보다는 한참이 모자라 보이는 중국과 북한의 북핵 게임 공모는 그 자신들에게도 정말 너무도 위험한 게임은 아닐까. 중국과 북한의 바로 옆에 미국의 전(前) 시범케이스 일본이 있다. 일본까지 흔들리는 것을 미국이 보고만 있을까.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덴샤오핑은 1980년대부터 중국의 차세대 정치지도자들에게 ‘도광양회(韜光養晦, 조용히 힘을 기르고 나대지 마라)’를 100년간은 지속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불행히도 후진타오가 덴샤오핑이 키운 마지막 차세대 정치지도자다. 

다음은 김은희 박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읽기 쉽도록 김 박사의 원글에서 단락은 더 잘게 나누었다.


언제 공격할 것인가?

최근 미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대북 온건파에서 강경파로 바꾼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대북 강경정책을 보면서 게임은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군의 비전투 요원들과 그 가족들의 철수 계획에 대한언급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으며 미 항공모함들이 한반도 주변으로 속속 배치되고 있다. 놀랍지 않다. 미국문화의 논리 속에서 볼 때 북한을 공격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전쟁은 문화다. 루쓰 베네딕트가 "국화와 칼"에서 지적한대로 서구의 모든 나라들은 전쟁을 하는데 있어 일정한 관행을 따르고 있다. 예컨대 근대 이후 서구의 군대에서는 최선을 다하여 싸우다가 이길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면 적에게 항복하며 항복한 병사도 명예로운 병사로 자부한다. 반면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인들은 항복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며 죽을 때까지 싸워야 명예로운 군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은 문화적으로 전혀 다른 일본군과 싸우면서 그들의 전략이나 군사행동을 예측하기 힘들어 인류학자들에게 참전국들의 '국민성' 연구를 위촉하였는데 여기서 국민성은 곧 '문화'라고 폭넓게 부를 수 있다.  루쓰 베네딕트의 일본문화 연구서인 "국화와 칼"과 쌍벽을 이루는 미국 문화의 연구서가 마가렛 미드의 "And Keep Your Power Dry"다. 이 책은 "국화와 칼"과 달리 우리나라 식자층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나는 이책을 읽고 미국 문화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마가렛 미드의 상기한 책은 미국인은 어떤 조건에서 싸워서 이기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가질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 공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미드에 따르면 미국인은 상대방이 먼저 싸움을 시작해야 하며 또 자신들이 정의의 편에서 싸우고 있다고 확실히 느껴야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극대화된다. 그리고 이는 미국 사회의 독특한 양육방식이 도덕적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를 키워내기 때문이라고 미드는 설명한다. 

미국인들의 청교도적 도덕주의는 '양심'의 개념과 '진보'에 대한 젊은 세대의 믿음에 잘 나타나 있다. 마가렛 미드는 사람으로 하여금 죄의식을 갖게 하는 "양심"이라든지 혹은 "진보"라는 개념이 서구의 개인주의적 근대문화의 산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비서구 사회에서 사람들은 흔히 양심에 따라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제재에 대한 두려움에서, 혹은 벌을 받을까 또는 남들이 어떻게 볼까 두려워 규범을 지킨다.

미드의 분석에 따르면 '양심'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서구의 핵가족에서 부모가 직접 양육하고 훈육할 때 어린 아이의 마음에 이식된다. 

서구의 근대사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간사회에서 부모가 직접 아이를 키우고 훈육하는 일은 드물다. 보통 조부모가 양육에 많이 참여하며 부모 이외의 친척이나 종교적 신, 혹은 귀신 같은 초자연적 존재가 훈육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들 대체물은 어린아이의 마음에 양심이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며 도덕적 제재의 효과를 둔화시킨다. "남들이 뭐라 할까?" 하는 비난 여론만을 두려워 하게 되고 부끄러워하게 만든다. 

반면에 부모가 자식으로부터의 미움이나 적대감, 반발을 무릅쓰고 직접 아이를 훈육하는 핵가족에서 부모는 자식이 본받아야 할 인생의 선생님이 된다. 자식에게 부모는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결점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는 도덕적 권위를 상징하는 부모의 목소리를 점차 내면화하게 되는데 이는 프로이드의 심리학 용어로 "초자아(super-ego)가' 가 형성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서구의 십대들이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거치는 것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모가 실제로는 그닥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도덕적 권위에 반항하게 되고 사춘기를 지나며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에 대한 답을 핵가족 밖의 사회에서 찾게 된다.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보다 도덕적으로 나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믿으며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즉 사회가 조금씩 '진보한다'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진보에 대한 이러한 믿음 역시 모든 문화에 존재하는 보편적 개념이 아니며 근대 서구 사회에 존재하는 독특한 개념이다.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이며 인권유린 국가이고 불량국가라는 현실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때 적어도 양심과 진보를 믿는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정의의 편에 서있다고 믿게 함으로써 미국의 북한 공격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을 돕는다. 

북한은 이미 서구에 '악의 축'으로 각인되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독일, 일본, 이태리를 '악의 축'으로 지명하였었다. 이라크 침공 시에는 이라크를 '악의 축'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자신이 정의롭고 상대방은 악의 축이라고 하여 먼저 공격하는 것이 미국문화에서는 정당화되지 않는다. 미드는 미국사회에서 공격성이 어떻게 문화적으로 규제되는가를 어린이 놀이터에서 엄마가 어린아이의 공격성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통해 보여준다. 

엄마는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남에게 맞지 말고 자신의 물건을 뺏기지 말라고 아이에게 외친다. "Stand up for yourself!" 그러나 동시에 싸우지 말라고 요구한다. 싸움을 먼저 시작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특히 자신보다 작은 애를 울리거나 때리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이 놀이터에서의 엄마의 역할을 하게 되고 규칙의 개념이 주입된다. "Play fair!" 미국은 특히 규칙을 지키는 것 이외에도 비슷한 몸집의 아이들과 싸우라는 계명을 좀 더 강조한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한편으로는 아이를 돌보는 엄마가 아이에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싸울 것을 부추긴다.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 터프할 것을 기대한다. 아빠는 맞고 들어오는 아들에게 직접 싸움의 기술을 가르져 준다. 동시에 아이에게 싸움을 먼저 시작하지 말라고 훈계한다.

따라서 싸우고 싶은 아이는 '건드리기만 하면 가만 안둘꺼야' 혹은 '어디 건드려 봐' 하는 식으로 상대방이 먼저 건드리기를 기다린다. He puts the chip on his shoulder. 먼저 상대방이 공격했을 때 그를 흠씬 패주는 것은 언제나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엄마, 내가 먼저 때린 거 아니야. 그 놈이 먼저 때렸어. 걔가 먼저 때렸어. 걔가 먼저 싸움을 걸었어."

미국의 어깨 위의 chip을 건드리는 행위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은 누차 경고해 왔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 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접적 위협을 가한다고. 

앞으로 있을 트럼프-김정은 회담에서 트럼프는 아마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 완전 폐기를 요구할 것이다. 만약 북한이 이 요구를 거절하면 회담은 결렬되고 이어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미세한 도발적 행위도 미국을 건드리는 행위가 될 것이며 미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것이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협상을 통하든 군사력을 사용하든 북한으로부터 핵무기 완전폐기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반공의식 강하고 터프한 남성성을 숭배하는 미국의 백인 노동자 계층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약화될 것이다.

북한 측 입장을 두둔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북핵의 완전폐기는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일 수 있다. 그런데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기 때문에 미국은 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이 먼저 건드리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북한이 먼저 건드릴 때 미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은 도덕적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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