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탐사] [장시호 녹취록] 장시호가 이재용의 ‘후다’를 깐 이후 성형외과에서는 어떤 일이

다시 주목받는 한동훈의 이재용 프로포폴 발언

미디어워치 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24.05.16 11:19:27

[편집자주] 이 기사는 뉴탐사 측과 특약으로 뉴탐사의 기사 [장시호 녹취록] 장시호가 이재용의 ‘후다’를 깐 이후 성형외과에서는 어떤 일이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입니다.      


뇌물죄 유죄 입증 어려워지자 마약 의혹 캐기 급급

시민언론 뉴탐사는 장시호 씨가 지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과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뉴탐사는 검찰이 이재용 회장의 뇌물죄 유죄를 입증하기 어려워지자 마약 의혹을 끌어들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장시호, 이재용 프로포폴 투약 제보로 위기 모면

녹취록에 따르면 장시호 씨는 2020년 10월 김영철 검사에게 이재용 회장이 신OO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고 제보했다. 당시 검찰은 이재용 회장의 국정농단 뇌물 혐의 재판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상황에서 검찰로서는 이재용 회장을 어떻게든 유죄로 만들어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시호 씨의 제보는 검찰에게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장시호 씨는 이재용 회장이 프로포폴 투약 외에도 병원에서 부적절한 성관계를 했다는 정보까지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서는 이재용 회장의 치명적인 약점을 잡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한동훈 "이재용 프로포폴, 처벌 쉽지 않아"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한동훈 당시 검사가 이미 2020년 2월 이재용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그는 채널A 기자 이동재 씨와의 대화에서 "이재용 프로포폴 문제는 정확하게 투약이나 이런 게 딱 나오거나 그런 게 확인되지 않으면 기소가 쉽지 않다"며 "뽕하고는 달라. 나오기만 하면 되는 무조건 되는 약이 아니야"고 말했다.

이는 한동훈 검사가 이재용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로서는 병원 한 곳만으로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은 2020년 2월로, 이재용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이 국민권익위에 첫 신고된 병원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될 무렵이다.

하지만 8개월 뒤인 2020년 10월, 장시호 씨가 또 다른 병원에서의 이재용 회장 프로포폴 투약을 제보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장시호 씨는 병원 CCTV에 이재용 회장이 찍힌 사실과 함께 자신이 직접 목격했다는 사실을 검찰에 알렸다. 이를 계기로 검찰은 이재용 회장을 압박할 명분을 얻게 된 셈이다.

장시호, 경찰 압수수색에 불안해져

한편 장시호 씨는 김영철 검사와의 통화 내용이 경찰에 알려질까 봐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10월 22일 대화에서 장시호 씨는 김영철 검사와 연락이 많았다며 휴대폰 증거인멸을 고민했다. 이에 지인은 "니 핸드폰은 포렌식할 아무 것도 없는데 뭐"라며 의아해했다.

2020년 10월 22일 통화
장시호 : 이게 자동 어플을 깔아놔야지 자동으로 녹음이 된다는데?
지인 : 아니아니 그게 무슨 어플 안에 있어가지고 이 간호사들도 그날 얘기한게 자기네 녹취도 안했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녹음내용을 알았냐고 그랬잖아. 요즘 그런게 있대.
장시호 : 나한테 김스타하고 연락한 것도 많고 이런데
지인 : 핸드폰 일단 한 번 리셋, 백업하고 리셋하든지. 뭐 해 다
장시호 : 그거 해봤자 소용없어 포렌식하면. 그냥 던져버려야 돼
지인 : 근데 뭐 핸드폰..
장시호 : 핸드폰 던지면 또 그거야… 증거인멸
지인 : 아니 그럴 필요가 없는게 니 핸드폰은 포렌식할 아무 그게 없는데 뭐
장시호 : 하아.. 그래서 지금 김스타한테 물어볼라고
지인 : 뭘?
장시호 : 핸드폰 자동 녹음되는게 있냐고 검찰들은 알 거 아니야
지인 : 지금..
장시호 : 무서워서 어디 말 하겠냐?
지인 : 그러니까


하지만 장시호 씨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은 듯하다. 녹취록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장시호 씨가 지인에게 말하지 않은 민감한 내용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장시호 씨는 김영철 검사에게 이재용 회장의 약점을 제보한 직후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매우 당황해했다.

장시호 "내 프로포폴 투약 17번, 병원 기록은 더 있을 것"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2020년 11월 5일 장시호 씨와 지인의 통화 내용이다. 장시호 씨는 같은 해 8월 9번, 9월 6번, 10월 3번 등 총 17번이나 맞았다고 털어놨다. 맥락상 프로포폴로 보인다. 그는 병원 측에서 투약 기록 일부를 누락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를 두고 장시호 씨는 "내 잘못이 아니다"라며 항변했지만, 프로포폴 상습 투약 정황을 인정한 셈이다.

이는 장시호 씨가 이재용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제보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처벌을 면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장씨는 경찰 수사에서 김영철 검사의 도움을 받아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장시호 씨는 경찰이 병원 압수수색 당시 이재용 회장의 진료 기록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경찰, 병원 압수수색...장시호는 처벌 면해

2020년 10월 25일 장시호 씨의 제보 직후 경찰은 신OO 성형외과에 압수수색을 벌였다. 장시호 씨는 이 압수수색이 이재용 회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장시호 씨는 압수수색으로 자신의 프로포폴 투약 기록이 경찰에 넘어갈까 봐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10월 20일 통화
장시호 : 나는 원래 가서 약을 먹고 자. 그런 적이 많아. 거기가서 울고. 거기가 울기 딱 좋잖아 나는
지인 : 아아… 그치그치
장시호 : 그때 아주 나는 진짜 스틸녹스(졸피뎀) 싸 들고 가서 약 먹고 그냥 자거든 울고 걔네들 하소연하고 엄마랑 졸라 싸우고 나오면 갈 데 없어
지인 : 응응응
장시호 : 원장님도 알아. 나 울고 있는지 그래서 그냥 냅둬
지인 : 간호사들이 그런데 지금 거기 내용 어디까지 알아?
장시호 : 내가 병원 사무실 끌고 가서 걔네들이 구속된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그제서야 그 얘기를 한 거야. 씨X 나한테 이 얘기를 안 해주면 어떡하냐고
지인 : 어어 그때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 당연히
장시호 : 그런데 시호 씨가 우리를 이렇게 도와주니 저희도 시호 씨한테 얘기를 해줘야 될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얘기 그림을 칠판에 줄 좀 쫙 그으면서 최종 목표는 플라워 밑에 (병원) 원장, OO이, XX이… 밑에 장시호. OO이, XX이가 JY(이재용)로 불어주면 나는 빠져나갈 수 있는 거고. 그런데 걔네가 자.. 무슨 수로 이재용을 불건데? 플라워를?


결과적으로 장시호 씨는 마약 혐의로 처벌받지 않았다. 오히려 이재용 회장의 약점을 검찰에 제공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한 셈이 됐다. 이 과정에서 김영철 검사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나온 뒤, 장시호는 김영철 검사에게 연락했고 수사 상황에 대해 알고 나서는 차분해졌다. 경찰도 장시호 관련 증거를 압수하지 않고, 메모하듯 적어갔다고 한다.

검찰, 이재용 뇌물죄와 마약 의혹 맞바꾼 듯

검찰은 애초 이재용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병원 한 곳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장시호 씨가 또 다른 병원에서의 투약 정보와 성관계 의혹까지 제공하자 이를 무기로 이재용 회장을 압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검찰은 장시호 씨의 제보 이후에도 한동안 이재용 회장에 대한 마약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대신 뇌물죄 재판에 주력하면서 결국 실형을 이끌어냈다. 이재용 회장의 모발 채취 등 마약 수사가 본격화된 것은 뇌물 혐의 판결이 난 이후였다. 결국 이재용 회장은 뇌물죄로는 실형을, 마약 혐의로는 약식 기소되어 벌금형에 그쳤다.

장시호 녹취록의 진짜 의미는?

장시호 녹취록은 단순히 검사와 피의자 간 불륜을 폭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재용 회장을 반드시 유죄로 만들기 위해 그의 약점을 끄집어낸 정황을 보여준다. 만약 이재용 회장이 무죄가 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명분마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장시호 씨의 마약 및 횡령 혐의를 눈감아 줌으로써 그를 협조자로 만들었다. 그 결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동시에 이재용 회장의 체면도 어느 정도 살려준 셈이다. 결국 장시호 녹취록은 검찰이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과 삼성의 이익을 동시에 챙기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 검찰 권력과 재벌 권력의 유착 의혹, 그 실체에 대해 보다 면밀한 조사와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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