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직 교사의 식물재배를 통한 인성교육

정서와 공감 능력에 큰 영향

유범진 칼럼니스트 mediasilkhj@gmail.com 2016.06.28 16:25:47

박내식 다육갤러리 대표는 지난 1985년 선린중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교편생활을 시작했다.

장대높이뛰기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그는 지도자 시절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였고, 그 제자들이 한국 육상을 이끌고 있다. 현직 교사 시절 동계훈련 비닐하우스 훈련장을 직접 설계 제작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박 대표는 지난 2월 서울영원중학교에서 33년의 교직을 부인 소민숙(성산중교사)씨와 함께 명예퇴직을 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했다.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 인근에서 본격적으로 다육물 재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다육식물은 사막이나 높은 산 등 수분이 적고 건조한 날씨의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땅 위의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이다. 선인장이 대표적이다.

박 대표는 새 일에서도 자기만의 방식을 선택했다. 농원을 갤러리아 형태로 꾸몄고, 지도자 시절 직접 촬영한 ‘육상의 전설’ 칼 루이스 등 체육과 환경에 관련된 사진들을 전시했다. 주변 동료 및 학생들의 자주 찾는 ‘미니 도서관’ 겸 소통의 장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는 함께 교직을 떠난 부인인 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소민숙 전 교사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또한 ‘다육이 전도사’로서 서울지역 초 중고등학교를 순회하며 다육식물 키우기를 통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박 대표가 학생들에게 다육식물을 강조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그는 교직생활 내내 치열한 입시 위주 교육환경 틀속에서 인성교육과 자존감 부족으로 방황하는 학생들이 안타까웠다.

이런 환경의 학생들에게 위안을 줄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식물 재배과정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서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그 가운데서도 사하라나 마다가스카르섬과 같이 사막이나 불모지 등 척박한 환경속에서 성장하는 다육식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것도 용기와 함께 또 다른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직 교사 시절 휴일이면 전국 각지의 화훼농원을 찿아 틈틈이 재배과정을 익히는 준비과정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다육식물 재배 및 성장 과정을 직접 체험한 학생들은 관심과 함께 학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공감·배려증진 도시농업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한 결과 언어폭력성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조사에서 식물을 교실 내에서 기르고 관찰함으로써 주변의 친구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고운 말 사용으로 이어져 학생들의 인성교육 함양에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됐다.

글로벌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인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성교육이 미래교육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육식물 전도사로 변신해 다시 학생을 대하는 박내식-소민숙 교사가 교직 사회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두 사람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유범진 칼럼니스트,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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