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공무원들의 뇌물사건 무혐의와 언론보도

  • 등록 2012.07.20 08: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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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공무원들이 이른바 승진을 댓가로 순천신문사 서모 편집국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건이 종결됐다.

검찰 수사 결과 조사 대상이었던 공무원들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난 것이다.

반면 억대의 승진청탁을 받은 순천신문의 서모 편집국장(41)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 사건은 당초부터 무혐의 처분 소지가 많은 사건이었다. 요즘 세상에 승진을 댓가로 수천만을 신문사 기자에게 줘야 될 만큼 어리석은 공무원들은 없다 라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해당 공무원들이 사건 초기부터 마치 범죄혐의가 확정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된 점이다.

심지어 해당 공무원들의 실명이 공개된 적도 있었다. 순천시공무원노조게시판 등에선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명예훼손성 인신공격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이런 류의 사건보도는 매우 신중치 못했다. 해당 공무원들의 명예훼손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사건인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돼 금지되어 있다.또한 피의사실을 사전에 외부에 공표하는 것도 금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현실은 그렇치 못하다.명예훼손성 기사가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언론보도로 인해 명예훼손이 성립되기 위해선 3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사건당사자가 특정이 되고 사실이 있어야 하며, 그 보도로 인해 특정인의 사회적명예가 현저히 실추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해도 공익적차원에서 보도가 이뤄졌다면 면책사유에 해당돼 명예훼손의 성립여지는 사실상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이다.

이런 보도가 남발하는 이유는 수사기관의 책임도 있다. 특히 경찰수사권 독립을 의식해서인지 일부 경찰서에선 사건초기부터 범죄혐의를 확정한 듯한 보도자료를 경쟁적으로 남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통상 범죄사건의 경우 검찰의 기소단계에서 보도되는 것이 원칙이다. 수사책임자인 검사의 수사결과만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도 사회적영향력이 있는 공인이 아니다면 비실명보도가 원칙이다.

그러나 이런 명예훼손 가능성 때문에 사건보도를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이 또한 문제다. 언론은 공익적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해선 보도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사자의 명예와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어떤 점이 진정 사회적공익에 더 부합하느냐에 대한 판단이다. 이에대한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판단이 판단주체마다, 상황마다 전부 다르다는 것이 더 문제다.

언론의 명예훼손성 보도에 대한 판단은 판단주체가 누구인지, 특정 상황과 그 유형, 시대적가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똑같은 법의 적용과 해석을 놓고 검찰과 법원은 물론이고 법을 만드는 국회의 판단이 각각 다를진대, 사회적담론과 가치를 제시하는 언론의 시각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영역이 다르다보니 그 판단잣대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그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박종덕 본부장 jdp806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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