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신임 한나라당 대표의 선출 자격 요건

  • 등록 2011.06.21 08: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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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권도전에 뒤늦게 뛰어든 원희룡 의원이 내건 '불출마 선언'이 화두가 됐다.

일부에선 4선을 앞둔 40대 총망 받는 의원이 ‘총선불출마’ 라는 카드를 빼어 든 것을 두고 진정성여부에 대해 논란마저 일고 있다.

이런 원희룡 의원의 '불출마 승부수'에 유난히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분배와 복지문제에 관심이 많은 '합리적진보' 에 속한 분들과 시중에 나도는 막연한 포퓰리즘정책에 반대하며 당장의 분배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개혁적사고'를 갖춘 분들이다.

주지하다시피 원 의원은 당내에서 중도성향을 지닌 '개혁적 인사' 로 평가 받아왔다. 이 때문에 당내 보수파로부터 공격을 당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그가 보인 '보수적언행' 때문에 진보측 지지자들로부터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다른 의미로 보자면, 그는 그 만큼 외연이 넓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에서 의사결정권을 지닌 오피니언 리더들 대부분은 본인들의 이념적성향을 '합리적 진보'에 속하거나 아니면 '개혁적 보수'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여기서 언급한 합리적진보 세력이란 본질적으로 기회의평등과 분배문제에 관심을 갖는 가치지향적인 사람들을 말하고 개혁적보수 세력은 자유경제와 공동체발전에 대한 국가적이익을 우선시 고민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다소간의 용어차이는 있긴하나 이념적으로 소위 '중도성향' 이거나 그 양 옆에 속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소위 보수-진보 논쟁을 벌이고 있기는 하나, 사실 위에서 말한 합리적진보나 개혁적보수는 비유하자면 칼의 주된 몸체를 형성하고 있는 양날에 해당된다. 언듯보면, 양날은 칼날의 반대면에 서로 위치해 있지만 본질적으로 양날이 만나 '칼날' 을 형성하다는 점에서 같다.

칼의 한쪽 면이 합리적진보라면 다른 한쪽면은 개혁적보수로, 칼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양날 모두 제대로 서야 한다.양날이 같이 서고 동시에 칼끝에 힘이 들어가야만 음식재료를 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딘 칼은 어느 한쪽만 날이 서 있기 마련이다. 한쪽 날만 서 있으면 칼질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칼을 제대로 쓰기 위해선 칼의 양면을 항상 숯돌에 대고 물을 주어가며 갈고 닦아야만 한다.

양면에 해당되는 합리적진보와 개혁적보수층은 한국의 정치뿐만아니라 경제,사회,문화 등 모두 분야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지배세력으로 그 세가 광범위하고 통일한국을 위해서 가장 바람직한 집단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건대, 이들 양측 세력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치환'(置換)이 가능하다.즉 합리적진보는 때가 되면 개혁적보수가 될 수 있고, 개혁적보수 역시 그 상황에 따라 합리적진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따지고 보면 2002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앞장섰던 이들 합리적진보 세력들이 노 대통령의 실정에 염증을 느껴 개혁적 보수세력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500만표라는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지금은 당시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과거 합리적 진보세력은 물론이고 개혁적보수층 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들 모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비록 한나라당 행사이긴 하나 무려 21만명이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는 특정정당의 대표를 뽑는 행사라기 보다는 위에서 말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의사결정권자들의 권리행사이다.

좁게는 한나라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주요 대권후보들과 누가 파트너로 적격인지에 대한 관심이 가는 선거이다.

특히 위에서 말한 합리적 진보세력과 개혁적 보수세력들로부터 누가 지지를 받을 것이냐에 대한 선거이기도 하다.

21일 광주를 방문한 정의화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은 신임 당대표의 요건으로 “친이-친박 등을 넘어서서 당 화합과 단합을 위해 열린 자세를 가진 사람, 또한 나이는 상관없지만 사고방식이 젊은 사람, 당의 미래를 지향하고 북한 관계, 복지 문제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수 있고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고 당 대표 선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의 이날 발언처럼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합리적진보와 개혁적보수세력은 한나라당을 떠나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지금부터 진정성을 갖고 이 선거를 지켜봐야 한다.


박종덕 본부장 jdp806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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