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진상현기자][만기 도래액 많고 해외조달 여건 개선, 전년동기대비 47% 급증]
은행들이 해외채권 발행을 통한 중장기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만기 도래하는 외화채권들이 늘어나고 있어 차환발행 수요가 있는데다 풍부한 해외 유동성으로 인해 조달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6일 국제금융센터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발행한 중장기 외화채권은 올들어 4월말까지 72억달러어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4월 발행액 49억달러에서 47% 증가한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말 미국 뉴욕에서 1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하이브리드채권(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농협도 지난 1월 미화 2억5000만달러 상당의 유로달러 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4월에도 5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수협은행도 지난 4월 3억 달러 규모의 5년만기 변동금리부 외화채권(FRN) 발행을 마무리했다. 수협은행은 그동안 주로 해외 신디케이트론 시장을 통해 외화 중장기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5월 이후에도 외화채권 발행은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일본시장에서 5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고 신한은행도 호주에서 4억 호주달러(약 3억2000만 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채권인 캥거루 본드를 발행했다. 수출입은행도 이달 중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중장기 외화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외화채권이 많은데다 해외자금 조달 시장의 여건이 어느때보다 좋아졌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은행을 포함한 국내 회사들이 중장기로 조달했던 해외자금의 만기도래액은 지난 2005년 34억8000만달러, 2006년 56억8000만달러에서 올해는 70억9000만달러로 늘어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은행들이 해외 조달 여건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단기로 발행했던 외화채권들의 만기 도래분도 돌아오고 있다"며 "이를 중장기 외화채권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주요 금리의 안정세 등 풍부한 해외 유동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 감소 등으로 해외 한국물에 대한 신용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조달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4월 우리은행이 발행한 하이브리드채권 발행때는 투자금액의 4배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몰렸고 신한은행의 캥거루본드도 당초 2억호주달러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들이 몰려 2배로 발행물량을 늘리기도 했다.
이 밖에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증가하면서 외화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다른 해외 금융기관들을 통한 대출 보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 비중을 옮겨가고 있는 것도 은행들의 외화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조달 통화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신한은행이 발행한 캥거루본드는 지난 2003년 산업은행이 발행한 적이 있지만 시중은행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달 통화 다양화를 통해 투자자 저변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조달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인우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글로벌 유동성의 급격 위축 또는 투자자 위험회피 성향 강화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치가 강세로 급반전할 경우 해외자금 조달에 많은 애로를 겪을 있다"며 "개별 차주 및 관련 당국은 시장환경 변화에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상현기자 j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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