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에 걸친 스승과 제자가 같은 교육재단의 중ㆍ고교에서 함께 교편을 잡고 있어 화제다.

수봉교육재단 경주중ㆍ고교에 근무하는 진경태(62), 도정근(54), 김병호(39), 박명철(38), 오기택(28), 이도륜(25) 교사는 대를 이은 사제지간.

서로 이끌어 주고 존경하는 이들이 맞는 이번 스승의 날에 대한 감회는 남다르다.

'큰 스승'격인 진 교사가 오는 8월 정년퇴임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인연은 대구 출신인 진교사가 1972년 경주고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영어를 담당하는 진 교사는 당시 3학년이었던 도 교사를 지도했으며 도 교사는 1987년 이 학교로 부임해 김 교사와 박 교사에게 물리를 가르쳤다.

이어 김 교사는 1996년 사회, 박 교사는 1999년 국어 선생님으로 이 학교 교단에 섰다.

이들 4명의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오 교사와 이 교사가 2005년과 올해 3월 각각 경주중학교에 부임하면서 4대를 이은 사제지간이 같은 교단에서 교편을 잡게 됐다.

1938년 설립된 수봉교육재단에서는 10여년 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의 4대에 걸친 사제지간 탄생이라고 한다.

진 교사는 "예전에는 제자였지만 지금은 같은 선생님, 동료로 생각한다"면서 "모두 나보다 젊은 선생님들이라 요즘은 내가 오히려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있다"며 옛 제자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사제관계에서 막내인 이 교사는 "진 선생님과 김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담임이었다"면서 "학생때 못지 않게 사회에 진출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큰 복으로 여기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사제 간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김 교사는 "진 선생님은 은사로 큰 버팀목이 됐는데 정년을 앞두고 있어 재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스승의 날보다는 퇴임식 때 우리가 무엇인가 특별한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연합뉴스) h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