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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조국힘내세요’ 실검 사태, 제2의 드루킹 사건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검찰에 고발하고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도 답해야

지난 달 2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느닷없이 ‘조국힘내세요’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라왔다. 조국 사태가 정국을 뒤덮고 있는 와중에 문 대통령 팬카페 등 온라인 친문 커뮤니티와 SNS에서 좌표를 찍고 검색어 상위에 올리는 ‘작업’을 한 결과였다. 이들 사이트에선 특정 시간마다 조직적으로 검색어를 입력하라고 회원들을 종용했고 실제 네이버에는 ‘조국힘내세요’가 한 때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랐다. 대다수 여론의 지탄을 받는 조국을 응원하는 이 뜬금없는 운동은 당연히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여론조작에 분노한 다른 쪽에서 ‘조국사퇴하세요’로 응수해 양쪽은 며칠 간 치열하게 ‘실시간 검색어 전쟁’을 치렀다. 조국 사태가 뜻밖에도 포털의 여론조작과 책임의 문제를 다시 환기시켜주었던 것이다. 이 여론조작의 문제는 며칠 전 있었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박성중 한국당 의원이 꺼내들어 화두로 던졌다. 

그런데 여론조작에 대한 한 후보자의 답변은 많은 국민이 기대했던 답변을 비켜갔다. 그가 박 의원 질문에 한 답변을 보자. “특정 진영에서 댓글이나 실시간 검색어 등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표출하도록 독려했다면 이를 법률상 ‘업무 방해’ 등으로 강제해 막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드루킹처럼 매크로 등 기계적인 방법으로 댓글 등을 조작하는 행위가 있다면 이는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특정 진영에서 실시간 검색어 운동을 펼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매크로 조작이 있었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실시간 검색어 운동에 킹크랩과 같은 매크로 조작이 동원됐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조사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될 경우 경찰, 검찰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한 후보자가 친문 세력을 의식해서 하나마나한 얘기, 피해가는 답변을 한 것인지 모르지만 모범답안은 “인터넷 여론조작은 건전한 여론형성을 치명적으로 방해하는 반헌법적 행위로서 정황이 발견될 경우 즉시 고소고발을 통한 수사로 바로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였다. 

이번 조국 검색어 조작 사태에 대해 포털 사이트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노컷뉴스 보도에 의하면 검색어를 활용한 여론전과 관련해 포털 서비스 사업자들은 “임의로 검색어를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네이버는 “검색어가 의도적으로 악용되는 경우 검색어 노출에서 제외될 수 있다”, 카카오는 “특정 목적을 가진 고의적 검색어 과다 입력 행위는 검수된다”는 규정을 각각 갖고 있는데 두 회사 모두 최근 진행되는 검색어 전쟁은 이런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본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런 배째라식 태도를 보이는 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산하 자문기구인 ‘검색어 검증위원회의’에서 2014년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이용한 여론 환기 등의 ‘운동’(movement)은 상업적 ‘어뷰징’과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었고,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런 의견을 수용해 검색어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KISO 검색어 검증위의 못 믿을 편향성

필자는 두 포털사에 묻고 싶다. 비리의혹 덩어리 정치인을 국가의 핵심 위치에 임명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특정 세력이 시도한 여론조작이 상업적 어뷰징보다 범죄적 관점에서 덜한가. 국가와 사회적으로 끼치는 해악 면에서 조국 검색어 여론조작 사건이 상업적 어뷰징보다 덜 나쁜가. 상식적이라면 어느 쪽이 더 범죄적이며 국가차원에서 악영향을 끼치는지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KISO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이용한 여론조작을 ‘여론환기’ 따위로 부르며 마치 건전한 ‘정치운동’처럼 규정한 것은 KISO나 산하 위원회라는 ‘검색어 검증위’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조국힘내세요’ 와 같은 검색어 조작으로 정치적인 이득을 본 쪽이 대부분 특정 정치세력이나 특정 이념진영이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포털사들이 조국 검색어 조작 사건을 직접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본다. 특정한 정치인과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무리들이 특정 시기 특정 목적을 위해 검색어를 조작, 상위권에 올리는 행위는 여론환기 운동이 아닌 여론조작으로, 일반 어뷰징보다 더 큰 범죄에 해당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포털이 손 놓고 구경만 한다면 스스로 편향성을 인정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KISO ‘검색어 검증위원회의’에는 민변 출신 변호사에 좌파언론단체 출신 언론시민운동가에 언론노조와 가까운 언론학자 등 그야말로 여권 편중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사들은 친여인물로 가득한 검색어 검증위원회를 꾸려 포털에서 벌어지는 여론조작 행위에 끊임없이 면죄부를 주고 있는 꼴이다. KISO ‘검색어 검증위원회의’는 2013년 관련 보도도 없는 시점에 뜬금없이 ‘박근혜부정선거인정’, ‘선관위부정선거인정’과 같은 선거 검색어가 올라오자 네이버가 “(해당 사건이) 검색어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악용하는 사례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문의하자 “해당 행위는 명예훼손 검색어나 루머성 검색어라기보다 사회성 집단행동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사례만 봐도 KISO 검색어 검증위가 특정 정치세력에서 벌이는 여론조작 사건에 얼마나 관대한지 알 수 있다. 이들이 만약 박근혜 대통령 지지세력이 똑같은 여론조작을 벌였다면 똑같은 결론을 내렸을까. 

네이버는 편향적인 검색어 검증위 결론에 따라 조국 검색어 여론조작 사건을 “검색어가 의도적으로 악용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카카오도 “특정 목적을 가진 고의적 검색어 과다 입력 행위는 검수된다는 규정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했을 경우에 해당한다”며 네이버와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한 답변과 똑같다. 이런 일치성을 과연 우연이라고 볼 수 있나. 조국 검색어 조작 사건은 여론환기를 위한 정치운동이 아닌 명백한 여론조작 사건이다. 그리고 매크로를 의심할만한 범죄정황도 확인됐다. 따라서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이 사건에 대한 분명한 조치의 답변을 내놔야 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특정 시기 특정 사건 특정 세력의 여론조작 징후가 농후한 만큼 드루킹 때와 마찬가지로 직접 검찰에 수사의뢰해야 한다. 편향된 KISO 검색어 검증위의 자문을 받는 행위도 중단하고 ‘상식’에 의거해 판단하길 바란다. 그래야 포털도 다 같은 ‘한통속’ 범죄 집단이 아닌가 하는 국민의 의심을 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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