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신수영기자] 해외 펀드가 코스닥 상장사에 무려 334%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요구했다.
미국 텍사스 소재 태톤캐피탈 파트너스(TETON CAPITAL PARTNERS)는 플랜트 건설 전문업체 금화피에스시에 현금배당 1670원을 요구하는 안건을 제안했다고 회사측이 18일 밝혔다. 이 안건은 오는 23일 열리는 주총에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주총 안건에는 최대주주 등에 주당 90원, 소액주주에 주당 110원을 차등배당하는 회사측의 안건도 함께 상정돼 있다. 태톤캐피탈이 제안한 배당액의 1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이번에 태톤캐피탈이 주주안건으로 내세운 현금배당액 주당 1670원은 액면가 대비 334%에 이르는 대규모다. 지난해 말 주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배당률은 41%에 이른다.
태톤캐피탈은 지난 수년간 금화피에스시가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주주이익의 상당부분을 사내에 유보시켰다며 이같은 고배당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태톤측에 따르면 금화피에스시의 지난해말 자기자본은 340억원, 순이익은 36억원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1%다. 이중 영업에 사용되지 않는 잉여 현금성 자산이 210억원에 달해 주주자본 이익률(ROE)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 적당한 현금 사용처를 찾지 못했다면 현재 잉여 현금 가운데 최소 50%는 배당을 통해 해소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태톤캐피탈측은 "지난 2년간 금화피에스시의 우호적 주주로 있었으나 소액주주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태톤캐피탈은 금화피에스시가 구조적으로 매출이 성장할 수 밖에 없고, 잉여현금흐름 또한 대단히 뛰어난 회사지만 경영진이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는 등 자산의 효율적 사용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태톤캐피탈측은 "경쟁사 인수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의 사업확장 등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며 "전 소액주주를 대표해 현재 잉여현금과 앞으로 매년 쌓여갈 잉여현금흐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자세히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태톤캐피탈은 올해 안에 명확한 계획을 내놓지 못할 경우 다음 주총에서는 소액주주의 힘을 모아 감사 선임 등 주주권리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
태톤캐피탈은 금화피에스시 지분 5.62%를 보유하고 있다. 금화피에스시는 최대주주 김성기 이사와 최대주주의 처남 송기영 대표 등이 31.26%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주총 대결시 태톤캐피탈은 그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어렵다. 이에 대해 태톤캐피탈은 "경영진을 각성시켜 향후 비젼 제시 등 최소한의 성과라도 얻어내겠다는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이 의결권 행사로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태톤캐피탈은 1999년 설립된 미국계 글로벌 펀드다. 보유기간 2~3년의 장기 투자 펀드로 한국에서는 오브제 세이브존I&C 인크루트 네티션닷컴 국보디자인 화인케미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신수영기자 im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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