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900조 육박…"선진국·신흥시장 대비 여전히 낮다"]
한국의 시가총액이 900조원에 육박하면서 국민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섰다. 속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높으나 한국증시가 재평가되면서 겪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21일 오전 10시46분 현재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은 804조121억원이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89조3343억원으로 양 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은 893조3464억원으로 9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인 929.30원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9613억달러를 넘었다. 이는 2005년 한국의 GDP인 7913억달러의 121%에 달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10% 정도다.그러나 GDP대비 한국의 시가총액은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신흥국가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영국의 시가총액은 GDP대비 160%가 넘고 프랑스도 120%이상이다. 미국의 140% 정도보다도 한국의 GDP대비 시가총액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과 비슷한 대만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대만의 GDP 대비 시가총액은 180%가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GDP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여전히 낮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급등하는 속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나 신흥시장에 비해서도 한국의 GDP대비 시가총액 상승폭에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이미 선진국 수준의 GDP대비 시가총액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시가총액이 GDP를 넘어서는 것은 금융시장이 커지는 것을 나타내는 단편적인 사례"라며 "시가총액이 GDP보다 못할 때는 올라야 함을 강조하다가 막상 넘으니까 과열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의 급한 속도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방향성이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라며 "급하게 오르는 시장이 쉬어갈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김 연구위원 역시 "단기 급등과 중국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것은 부담"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가총액과 GDP를 비교하는 것을 단순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경제, 정치적인 상황이 다른데 GDP만을 기준으로 주식시장을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다.
소장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열여부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위해 GDP대비 시가총액을 구하고 있으나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 이 연구원 역시 "주식시장의 제도가 다른만큼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이학렬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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