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교황 레오 14세 공개 비난... “범죄에 나약, 극좌 영합” 334단어 게시글

  • 등록 2026.04.13 23: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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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직후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AI 이미지 게시... 미 가톨릭 주교단 “경악”

인싸잇=이다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비판해온 교황 레오 14세를 트루스소셜에서 공개 비난했다. 비난 게시글을 올린 지 약 40분 뒤에는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로 묘사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게시해 종교계와 국내외 여론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가 백악관에 없었으면 레오는 바티칸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밤 트루스소셜에 334단어 분량의 게시글을 올려 레오 14세를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 최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교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베네수엘라 공격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교황도 원하지 않으며, 대통령인 나를 비판하는 교황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압도적 선거 승리로 당선된 그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의 교황 선출 자체가 자신 덕분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레오는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알듯이 그는 충격적인 깜짝 선출이었다. 교황 후보 명단에도 없었고,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선출된 것이며, 교회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데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내가 백악관에 없었더라면 레오는 바티칸에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교황에게 “제대로 된 교황이 되고, 상식을 활용하며, 극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고, 정치인이 아닌 훌륭한 교황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기자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반복했다. 그는 “그는 매우 진보적인 사람”이라며 “나는 교황 레오의 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황 평화 촉구 발언이 발단... 이란 전쟁 갈등 배경

 

이번 충돌의 직접적 발단은 교황이 12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기도 밤 행사에서 “우리를 둘러싼 전능함의 망상이 갈수록 예측 불가능하고 공격적이 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레오 14세는 “충분히 권력 과시를 했다. 전쟁도 충분하다”며 각국 지도자들에게 “재무장이 계획되는 테이블이 아니라 대화와 중재의 테이블에 앉으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이란 전쟁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죽을 것”이라고 위협한 발언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2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가자 평화 위원회’ 참여를 거부했다.

 

AI 이미지 논란... 스스로를 예수에 빗댄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 비난 게시글을 올린 지 약 40분 뒤,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별도 설명 없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이미지에는 흰 겉옷과 붉은 띠를 두른 트럼프 대통령이 병상에 누운 남성에게 손을 얹어 치유하는 장면이 묘사됐다. 손 끝에서 빛이 뿜어지는 모습은 예수의 기적을 묘사한 르네상스 회화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경에는 자유의 여신상, 링컨 기념관, 미국 국기, 독수리, 전투기가 배치됐다.

 

이 이미지는 즉각 강한 비판을 받았다. 전 미국 하원의원 마저리 테일러 그린은 소셜미디어에 “이것은 신성모독을 넘어선다. 반그리스도의 영이다”라고 썼다. 우파 인플루언서 마일로 야노폴로스도 “절대 안 된다”며 비판에 가담했다. 가톨릭 교회사 전문가 마시모 파지올리는 로이터에 “히틀러나 무솔리니도 교황을 이렇게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 주교단 “경악”... 레오 14세 “복음 전할 것”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 폴 코클리 대주교는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가 아니며 정치인도 아니다”라며 “그는 복음의 진리로부터 말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 반박했다. 이탈리아 주교단도 유감을 표명했다.

 

레오 14세는 13일 알제리로 향하는 교황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트럼프 행정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복음의 메시지를 큰 소리로 말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트럼프와 논쟁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전쟁에 맞서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평화와 대화, 다자적 해결책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다현 기자 dahyun.lee1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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