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FC]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외화 부자 후임’ 두둔이 모순처럼 느껴지는 이유

  • 등록 2026.04.10 19:24:16
크게보기

미디어FC는 뉴스 미디어 등을 통해 떠오르는 이슈에 관한 팩트체크(Fact Check·사실확인)를 의도하는 보도입니다. 보도에 앞서 이슈를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필요하다면 여러 객관적 사실과 자료 등의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특히 잘못된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미디어에 가치를 더하려 합니다.

 

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자산 보유’ 논란이 일고 있는 신현송 차기 총재 후보자에 관한 질문에 “국민 정서에는 어긋날지 모르겠다”면서도 “해외 인재를 모셔 오는데 외화 자산이 있다고 해서 여러 우려를 하는 게 너무 크게 고려하는 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국심이 가진 자산보다 더 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신 후보를 거들었다.

 

국회에 제출된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그는 본인과 가족 명의로 총 82억 4102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런데 이중 45억 7472만 원가량이 해외 금융자산과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의 98%(46억 4708만 원)가 외화로 구성됐다. 외화예금은 약 20억 3654만 원 그리고 영국 국채는 3억 208만 원 등이다.

 

이 총재의 발언대로 전체 보유 재산 중 절반 이상(55.5%)이 해외 자산이라는 게 신 후보자에 대해 현재 일고 있는 국민적 논란의 주요 원인이다. 물론 지난 44년간 해외에서 거주한 그가 외화 보유 자산 비중이 높은 건 부득이한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 총재의 말과는 다르게 국민들이 신 후보자에 우려하는 건 단순히 그가 해외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차기 한국은행 총재가 되려 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가 경험했듯이 한국은행의 수장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장으로서 금융통화 정책 업무를 대표하고 총괄한다. 대한민국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권력자로서 외환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권한이 있는 만큼, 그의 외화 자산은 이해충돌 소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신 후보자의 배우자는 미국 국적과 장남과 장녀는 영국 국적자로 알려져 있다. 이 총재가 신 후보자에 “애국심이 가진 자산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지만,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신 후보자 가족들이 개인 자산보다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을 더 중시할 것이라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신 후보자 가족들이 향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보유 자산 대부분을 매각하고 원화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더더욱 이해충돌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업에는 “달러 빨리 팔라”... 신현송 보유 외화는 “지나친 우려”인가

 

정부의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한 그동안의 행보를 살펴보면,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이창용 총재에 발언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미 관세 여파 등에 따른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가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주도로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등 7개 기업 관계자들과 환율 대응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 실장은 기업 관계자들에게 “작은 이익을 보려 하지 말아 달라”며 “과다하게 (달러를) 보유하면, ‘(환차익으로) 이익 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받을 수 있으니, 오해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당시 자리를 두고 표면상으로는 간담회 또는 협조를 구한다고 내걸었지만, 사실상 기업들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 수입을 국내로 들여오라’고 압박하는 장(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이날 회의에 앞서 정부는 간담회 참석 기업들에 2026년 1~2월 환전 계획, 해외투자 규모, 투자금 조달 방안, 환헤지 전략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대기업은 원화 약세 상황에 현행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달러를 조금 더 보유하면 이를 통해 환차익을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달러를 가지고 있으면 추가로 이익 볼 생각하지 말고, 신속히 환전해 환율 안정화를 도우라”는 식의 ‘반강제적 협조 요구’에 기업들은 경영 계획을 수정해 동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올해 4월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당시보다 더 심각한 1500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외화벌이로 국가 경제에 공헌하는 기업에는 “더 이익 볼 생각하지 말고, 달러를 빨리 팔아 원화로 바꾸라”고 압박하면서, 환율 안정에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수십억 원의 해외 자산에 대해서는 “인재를 모셔 오겠다는데, 외화 자산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말하는 건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신현송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현재 원·달러 환율 상황을 두고 “레벨 자체는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대개 달러 유동성 (부족), 자본 유출 등을 우려하는데 그런 대외 리스크는 적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환율 급등 시기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지난 9일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 등을 의결했다.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개최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신 후보자의 외화 자산 유지 여부와 처분 계획, 이해충돌 방지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민철 편집국장 kawskhan@naver.com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