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40兆 성과급 요구... ‘노주(勞株)갈등’ 우려도

  • 등록 2026.04.13 1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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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유승진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3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조 요구대로 15%를 준다면 성과급은 최대 45조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이번 일이 삼성전자의 노사갈등을 넘어 ‘노주(勞株)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내부 구성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성과급 규모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회사가 올해 1분기 57조 200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 실적을 발표하자,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을 270조 원으로 가정하고 여기에 15%를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현재 노사 협상이 결렬된 상태에서 요구 조건을 더 높인 것이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한 영업이익의 10%를 넘어선 규모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40조 5000억 원)는 지난해 회사가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약 11조 1000억 원)의 4배 규모다. 또 같은 기간 삼성전자 연구개발(R&D) 투자 비용(37조 7000억원)을 웃돈다.

 

특히 지난 10일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97조 5478억 원에 달하는데, 이 경우 영업이익의 15%를 적용하면 사측이 지불해야 하는 성과급은 약 44조 6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40조 5000억 원은 회사의 R&D 투자 액수를 초과하는 동시에, 최신 반도체 팹 한 곳을 조성하는 예산과 맞먹기 때문이다.

 

해당 액수라면 경쟁력 있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사와 AI 업계를 인수해 사업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20년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할 때 지출한 액수는 약 10조 3000억 원이다. 또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 인터내셔널의 가격은 당시 시세로 약 9조 원이고, 지난해 인수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업체 플랙트 그룹은 2조 40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인공지능(AI) 시장을 둘러싼 전 세계의 투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노조의 성과급에 발목 잡혀 초격차 확보를 위한 투자와 R&D, 인수·합병, 사업 영역 확장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노조 측이 이와 같은 성과급 요구를 관철한다면 주주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노조에 지급할 성과급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주주에게 환원할 배당금 액수는 정체 또는 줄어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주 입장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에 노사가 아닌, 노주(勞株) 갈등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별배당 포함 주주들에게 11조 1000억 원을 배당했다. 만약 노조의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삼성전자 직원들은 성과급으로 주주 배당의 4배를 가져가게 된다.

 

다만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5%에 대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인재들이 더 나은 처우를 향해 경쟁사나 해외로 떠나는 상황에서 회사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성과급 확대는 필수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직원들에 영업이익의 15% 대신 ‘경쟁사 대비 업계 최고 대우’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유승진 기자 knl.noah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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