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성명] 대검찰청은 ‘최순실 태블릿’ 거론할 자격 있나

“검찰은 ‘최순실 태블릿’에 대한 불법적인 증거 조작을 인정하든지, 태블릿 포렌식 과정에서 만든 사본화 파일 공개하라”

미디어워치 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24.03.26 16:00:34

휴대전화, PC 등을 압수한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범위 밖의 정보까지 자체 서버에 불법 보관하고 있다는 한 인터넷매체(뉴스버스)의 특종보도와 관련해 대검찰청이 23일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며 “공판 절차의 증거능력 보전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은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이 (검찰 제출 전자정보에 대해) 기술적 오류, 조작, 위·변작, 해킹 등 다양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일례로 국정농단 사건 증거인 태블릿PC는 아직까지도 조작됐다는 허위 주장이 제기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즉, ‘최순실 태블릿’ 같은 사례처럼 검찰의 조작설이 툭하면 제기되는 현실에서 “증거능력 다툼에 대비, 사후 검증에 필요하기 때문에” 영장 범위를 넘어서는 이미징파일(기기 내부 전체를 복제한 파일) 전체를 검찰이 보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지난 8년간 태블릿 조작수사를 밝히며 검찰과 사투를 벌여온 입장에서 검찰의 이번 해명은 그야말로 실소를 자아낸다. 대검찰청은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왜 하필 ‘최순실 태블릿’을 대표 사례로 거론했을까.
 
JTBC가 2016년 10월 24일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은 압수 시점부터 당연히 봉인을 하고 핵심 증거물로 엄격히 다뤄져야 함에도 봉인은커녕 검찰이 지속적으로 구동·조작하면서 검찰 스스로 ‘증거능력’을 훼손했다.
 
이는 본인이 피고인으로 있는 JTBC 태블릿 명예훼손 형사재판 항소심에서 ‘최순실 태블릿’을 포렌식했던 송지안 수사관이 법정에 나와 직접 증언한 내용이다. 검찰은 태블릿을 확보한 시점부터 대검 예규(디지털 증거의 수집·분석 및 관리 규정)를 전혀 지키지 않는 등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검찰은 2016년 10월 25일에 태블릿 포렌식을 했고, 엿새 뒤인 10월 31일에 또 다시 태블릿을 꺼내 불법 구동, 이에 태블릿 내부 시스템파일들이 대거 변경된 사실이 훗날 국과수에서 밝혀졌다. 이미 포렌식이 끝나 완전히 봉인되어 있어야 할 태블릿을 검찰이 또다시 꺼내 구동시킬 이유가 과연 있었을까. 검찰의 공식 해명은 “태블릿이 봉인된 상태에서 저절로 켜졌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불법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안하무인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2020년 8월 본인의 형사재판 항소심에서 마침내 태블릿 이미징파일 전체를 법정에 제출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징파일을 구성하는 5개 파티션 가운데 4개 파티션이 사라졌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남아있는 파티션 하나도 내놓지 못하고 지금껏 버티고 있다.
 
2022~2023년 최순실의 태블릿 반환소송에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찰이 보여준 추태도 가관이었다. 검찰은 “태블릿은 최순실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다. 자신들의 수사발표를 뒤집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태블릿의 반환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던 이유는 누구나 짐작하듯 조작수사가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라도 검찰은 ‘최순실 태블릿’에 대한 불법적인 증거 조작을 인정하라. 인정하기 싫다면 2016년 10월 25일 검찰 포렌식 과정에서 만든 태블릿 이미징파일을 당당히 공개하라. 그래야 이번 대검의 공식 해명이 구차한 변명으로나마 겨우 봐줄만 할 것이다.



미디어워치 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








PC버전으로 보기

Copyrights 2006 All Rights Reserved | 대표전화 : 02-720-8828 | FAX : 02-720-8838 | 대표이메일 : mediasilkhj@gmail.com | 사업장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4길 36, 2층 | 등록·발행연월일 2013년 3월 27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08208 , 영등포, 라00483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58 | 사업자등록번호((주)미디어실크에이치제이) : 101-86-45323 | 대표이사 : 변희재 | 발행인 : 변희재 | 편집인 : 황의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