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언론계에서는 노조가 기득권 수호를 위해 뭉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야권과 연대했던 공영방송사 언론노조 측이 본격적으로 공영방송 사장, 이사 선임을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 문제, 국장직선제 등을 언급하고 나서 그 배경을 놓고도 관심이 모아진다.
공영방송사 언론노조 기득권과 보도권력 지키려는 움직임 시작됐다
언론노조의 이 같은 행보는 지지부진한 현 야권 정치세력에 기대를 걸기보다 지금까지 누려왔던 각종 기득권과 보도 통제권을 자신들이 나서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이른바 좌파정권 시절엔 큰 문제가 없지만 전·현정권처럼 노조가 반대하는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을 경우 현 지배구조는 노조에 대단히 불리하기 때문에 제동을 걸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 국민 대표성을 반영한 국회 산하 이사추천위원회구성 ▲ 여야동수 이사회 구성 ▲ 사장 임명 시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하는 특별다수제 등을 도입해 정권의 영향력을 최대한 차단하고 내부적으로는 주요국장 직선제 관철 등으로 노조가 보도를 계속 컨트롤할 수 있는 장치를 제도화하겠다는 것.
현재 KBS 이사회는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고, MBC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여당 측 6명 야당 측 3명으로 돼 있다. 노조는 이 같은 구조가 여권 편향을 고착화시킨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KBS본부노조 노보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 부산 동명대학교에서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하는 2015년 봄철 정기학술대회 기획섹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제행 언론노조 정책실장의 발제로 권오훈 KBS본부노조 위원장, 홍정배 EBS지부장, 김경환 상지대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공영방송 사장, 이사 선임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KBS본부노조 권오훈 위원장은 “보도국장이나 시사제작국장등을 임명할 때 정책 설명회를 하고 6개월 이후 구성원들로부터 중간평가를 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김경환 상지대학교 교수 “결국 특별다수제가 이 모든 것을 대체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며 특별다수제 도입을 강조했다.
방문진 이사진 구성을 말하는 MBC 해직자들
언론노조 MBC본부 측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최근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로 힘을 얻게 된 이른바 해직자들은 미디어오늘이 마련한 ‘창간20돌 특별방담’에서 오는 8월에 있을 방문진 이사진 교체와 관련해 주장을 펼쳤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이용마 전 홍보국장은 “공영방송사 사장 임기를 2년 정도로 단축해서 한 번은 여당 추천이, 한 번은 야당 추천이 사장을 하는 방법이다. 방송사 사장도 검찰총장도 그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며 “최소한 대통령 임기 내에서 야당이 임명을 한 방송사 사장이나 검찰 총장이 2년 임기를 채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막가파식으로 갈 수 없을 것이다. 그 다음 사장이나 총장이 불거진 문제를 시정할 수 있고”라고 주장했다.
박성호 전 기자협회장은 “공영방송의 이사회와 관련해서도 지금처럼 원로 언론인, 법조인, 교수 등 한정적인 구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마 전 국장은 “여권에서 추천하는 극우 시민단체 인사들이 (공영방송 이사회에) 참여하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지금의 방문진처럼 숫자 싸움이 된다.”며 반대하면서 “차라리 그럴 바엔 독식하지 말고 권력과 (이사진) 자리를 나누는 게 답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최승호 PD는 “지금까지 수렴된 여론은 여야 이사 2/3 이상의 찬성표가 있을 때 사장을 임명하는 특별다수제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차선”이라며 “그것과 함께 편집권 독립을 위한 내부 장치를 확실히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국장 직선제라든지. 양면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경영진을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그 경영진으로부터 보도 조직을 독립시키는 이중 시스템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며 “MBC는 이러한 독립성이 문화로서 확립돼 있었다. 경영진은 보도 내용에 대해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게 하나의 문화로서 우리만큼 정착된 곳은 없었다. 이제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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