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중앙국악관현악단 20주년 공연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2007.08.30 10:16:00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아! 멋있다".
29일 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중앙국악관현악단의 20주년 기념 공연장. 이경섭 작곡의 해금 협주곡 '추상' 등 현대의 창작 국악 2곡의 화음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관객석의 소곤거림 속에서 자연스럽게 찬사가 흘러나왔다.
공연 1부 초반부 프로그램인 이들 2곡의 창작곡은 국악이 박물관에 전시된 박제가 아니라 현대인의 정서와 함께 호흡하면서 진화할 수 있는 역량있는 음악임을 들려줬으며 특히 관현악과 김애라의 해금 협주로 연주된 '추상'은 관객들의 가슴에 가을의 파란 하늘과 애수를 온전하게 전달했다.
이어 관현악과 노래가 함께 하는 갈라 콘서트 형식의 '창과 관현악' 시간이 마련됐다.
박범훈(중앙대 총장)이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 등을 주제로 작.편곡한 '한'과 신민요 형식의 곡인 '배띄워라'가 각각 명창 김영임과 서울국악예고 2년생인 송문선의 소리와 함께 연주됐다.
국악인 장사익도 그의 노래 '찔레꽃'과 '국밥집에서'를 특유의 정서로 불렀으며, 박범훈이 작곡하고 도올 김용옥이 작사한 '이땅에서 살자꾸나'는 뮤지컬 배우 박철호와 배우겸 국악인인 김성녀, 국립합창단이 함께 노래했다.
'창과 관현악' 시간에 하얀 한복 차림으로 사회를 본 김용옥은 "(교수를 맡고있던) 1986년 양심선언뒤 고려대를 그만 두고 한 암자에 있을 때 박범훈과 뜻을 모아 시작한게 국악관현악운동"이라며 "피리 불던 양평 촌놈이 총장이 된 것은 사회의 큰 변화"라고 친구인 박 총장에 대한 애정을 담아 농담을 섞어가며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국악에 관현악이라는 말을 붙이기조차 어려운 분위기였으나 과감하게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1987년 박범훈이 국악의 생활화를 목표로 창단한 중앙국악관현악단은 그동안 많은 국악 연주자들을 배출했으며 이날 연주한 국악 오케스트라는 약 70명으로 편성됐다. 피리, 대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장고 등 전통 악기이외에 서양악기인 신디사이저와 콘트라베이스가 가세했다.
2부는 중앙국악관현악단의 큰 성과중 하나인 한.중.일 3국 민족음악의 교류와 화합의 장으로 마련됐다. 중국의 비파, 일본의 샤미센 등 민속악기 연주자들과 중앙국악관현악단이 함께 연주를 맡았으며 박범훈 등 3국의 전통 음악인들이 돌아가며 지휘했다.
각국의 관현악기 음색에 특수성이 있는 만큼 완벽한 화음은 아니었지만 3국의 악기는 조화를 모색했으며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프로그램인 '신모듬'은 김덕수가 이끈 사물놀이팀과의 협연으로 연주자와 관객의 장벽을 허무는 우리 전통 음악의 흥을 만들어냈다. 월드뮤직이 가능한 '타악'을 주축으로 한 곡인 만큼 3국 전통 음악 연주자와 사물놀이의 협연은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관객들은 흥에 겨운 환호성을 질렀다.
앙코르 곡으로는 현대적으로 편곡된 아리랑이 연주됐다.
공연을 끝낸 연주자들은 스스로 자랑스러운듯 관객들의 환호에 맞춰 박수를 쳤고 박범훈과 김재영 중앙국악관현악단장은 포옹까지 하며 기쁨을 나눴다.
힘든 여건속에서 20년간 국악의 지평을 넓혀온 중앙국악관현악단의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전통음악의 더 큰 가능성과 역량을 과시한 무대였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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