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정치인 노무현, 이해찬에 칼 꽂다

모든 세력을 배신하다, 결국 친노세력까지 배신

박민철 / 정치평론가 bignews@bignews.co.kr 2008.01.13 21:40:47


친노그룹의 좌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의 탈당 이후, 청와대는 공개적으로 “친노 신당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형식이야 언론보도를 통한 것이지만, 사실 상 탈당을 준비하는 친노계 의원들을 자제시킬 목적으로 흘렸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실제로 신당에서는 이해찬 전 총리의 탈당 이후, 최소한 유시민 의원 정도는 추가 탈당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복심이 전해진 뒤, 탈당론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한 마디로 이해찬 혼자서만 바깥으로 빠지게 된 것이다.

대선을 직전에 두고 노대통령의 정치적 입장은 그야말로 몸조심이었다. 오죽하면 이명박 후보와 빅딜을 했다는 설까지 돌았겠는가. 특유의 싸움닭의 자세도 포기했고, 자신의 세력의 재집권을 위한 정치적 행보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명박 특검에 대해서도, 매우 온건한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등, 새로운 정권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데 주력하는 인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당 내에서는 친노그룹에 대한 선긋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후보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에 묻겠다는 여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었다. 이해찬의 탈당은 어찌보면 이러한 분위기에, 자신의 그룹을 살리기 위한 초강수였을 수도 있다. 이해찬의 탈당 이후 손학규 대표도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화해의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이해찬 측에서는 당장의 추가탈당이 없더라도, 친노그룹이 탈당 가능성만 계속 흘려준다면, 정치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외곽에 좌장인 이해찬이 있고, 당내에서 친노그룹이 세만 형성하고 있다면, 손학규 대표로서도 인적 청산론을 함부로 제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신당 창당에 부정적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해찬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의 추가탈당 가능성도 사라졌고, 이해찬의 신당 창당은 시작도 못하고 좌초될 전망이다. 이해찬으로서는 노대통령으로부터 뒤에서 칼을 맞은 거나 마찬가지이다.

노대통령이 부랴부랴 친노그룹의 탈당을 막은 이유는 자신의 일신에 대한 보호 때문으로 보인다. 노무현의 간판을 걸고서는 총선에서 100전 100패라는 점을 노대통령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노대통령은 삼성 비자금 특검에, 당선 축하금은 물론, 집권 기간 동안 중지된 대선자금 수사를 받아야 한다. 검찰 일각에서는 이미 법적 처벌을 할 수 있는 증거가 확보되었다는 말이 나돈다. 자칫하면, 퇴임 이후 수차례 검찰이나 특검에 불려나가야 할 판에, 친노세력으로 신당을 창당하여 총선에 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노대통령은 이를 알고 있었고, 이해찬은 모르고 있었다.

노대통령은 집권 이후 수많은 배신의 정치를 반복해왔다.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민주당을 배신했고, 전임 대통령 김대중씨를 배신했고, 열린우리당을 배신했다. 대선 기간 동안은 검찰 관리를 하지 않으며,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공헌을 세우며 민주세력 전체를 배신했다. 그뒤, 자신의 측근 중의 측근인 이해찬마저 배신한 것이다. 설사 개인적 사정 때문에 신당 창당에 참여 못하더라도, 그냥 침묵으로 넘기면 될 일을, 구태여 언론에 흘려 이해찬의 계획에 찬물을 뿌려대었다.

노대통령의 이해찬 배신은 결국 친노세력 전체에 대한 배신으로 번질 전망이다. 이해찬과 신당 내 친노세력은 관계가 끊어질 판이고, 이해찬은 외부에서, 친노는 신당 내에서 고립되었다. 손학규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 유시민 등 친노들을 마음껏 쳐내더라도, 친노들은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할 처지가 되었다.

모든 세력을 배신하다, 결국 자신의 세력까지 배신해버린 노대통령의 집권사는 분명 독특하고도 비극적인 한국의 새로운 현대사가 될 전망이다.



박민철 / 정치평론가 bignews@bi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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