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근대의 전통 정장인 인민복의 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상하이(上海)시와 중산(中山)시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가 31일 보도했다.
중산시는 최근 인민복을 처음 디자인한 중국의 국부 쑨원(孫文)의 고향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인민복의 본향임을 자처하면서 중국의 국가 비물질문화유산 보호 대상으로 신청했다.
상하이시는 인민복이 처음 탄생한 곳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별도의 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준비중이다.
인민복은 중국에서 쑨원의 아호를 딴 `중산복(中山服)', 또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즐겨입었다고 해서 `마오쩌둥복'으로 불리며 저우언라이(周恩來), 덩샤오핑(鄧小平) 등 국가지도자들이 공식 예복으로 즐겨입어왔다.
상하이시의 주장에 맞서 중산시는 중산복과 관련된 역사자료 수집에 박차를 가하면서 레저 패션쇼에 중산복 패션을 선보이는 한편 오는 11월 `중산복 문화전시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3대째 맞춤 중산복을 재단해온 디자이너 천원주(陳文鑄)는 "중산복은 중국의 문화.정치적 의미가 들어있는 상징적인 예복"이라며 "특유의 편안함과 간결함으로 중산복이 다시 유행하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산복의 주머니 4개는 예의염치를 상징하고 소매 단추 3개는 삼민주의, 앞 단추 5개는 행정.입법.사법.시험.감찰 등 5권 분립을 의미한다고 천원주는 설명했다.
불과 15년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국가행사에서 최고 지도자들은 줄곧 중산복을 입었으나 최근들어선 모두 양복 정장 차림으로 나서며 중산복도 점차 역사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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