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대표 김문연) 케이블·위성TV 히스토리채널이 <게슈타포>(3부작) 을 7일 첫 방송한다.
‘게슈타포’란 독일 나치 정권 하의 비밀국가경찰을 뜻하는 것으로, SS라 불렸던 나치 친위대와 더불어 체제 강화를 위해 조직된 국가권력기구다.
원래 게슈타포의 임무는 국가의 위험에 대한 수사와 단속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임무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나치 제국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각종 반제국주의 세력을 감시하고 탄압하였으며 유대인의 추방과 학살, 강제 수용 등의 잔혹한 행위에 전반적으로 가담하였다.
이렇듯 게슈타포는 사회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친위대와 함께 맹렬한 기세를 떨치며 나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앞장섰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으며 희생되어 갔다. 하지만 불행한 것은 비단 그들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게슈타포들 또한 시대가 만든 불행의 소용돌이로 휩쓸려갔다. 다큐멘터리 <게슈타포>는 게슈타포의 탄생과 활약, 쇠퇴 과정을 돌아보며 가슴 아픈 근대사를 되짚어 본다. 7일 첫 방송되며,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와 밤 9시에 볼 수 있다.
1부 <공포의 그림자>는 2차 대전을 전후해 공포의 대명사로 떠오른 게슈타포가 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1차 대전 이후 패전국이 된 독일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고 독일 국민들은 사회적 불안과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해 줄 정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 민심을 파악한 히틀러가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사람들은 나치당이 그들의 바람을 실현해 줄 거라 믿기 시작했다. 나치의 성장 초반 가장 큰 공은 세운 것은 돌격대였다.
그러나 돌격대는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빌어 휘젓고 다니는 폭력배 같은 이미지로 인해, 히틀러로부터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 히틀러는 돌격대보다 체계화되고 세련된 조직을 원했고 곧 게슈타포를 탄생시켰다. 그 과정에서 친위대 3인방이라 불리는 하인리히 히믈러,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하인리히 뮐러가 게슈타포의 지도부로 부상한다. 이들 세 사람의 지휘에 의해 게슈타포는 머잖아 독일 제국의 보안 기관을 장악하게 되고, 반대 불순 세력을 없애려는 나치당의 사회 정화 활동에 앞장선다.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계획한 나치 정권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게슈타포는 이를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경찰 병력으로 자리매김한다.
2부 <전쟁의 시작>은 게슈타포가 본격적인 활약을 펼치는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경찰 조직의 일부로 출발한 게슈타포는 독일 제국의 성장에 따라 점점 더 강한 힘을 갖게 된다. 그 무렵 히틀러 정권은 일명 ‘타넨베르크 작전’을 통해 유럽에서의 전쟁을 시작한다. 이는 가짜 폴란드군으로 위장한 독일 병력을 폴란드와 독일의 국경 지역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에 투입시켜 폴란드가 독일을 침략한 것처럼 꾸민 사건이었다. 독일은 이를 빌미로 폴란드에 전쟁을 선포하고 제국의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전쟁 초반 승승장구하던 독일군은 유럽을 절반 이상 장악하자 소련마저 공격하기에 이른다. 본격적인 유태인 학살이 시작되면서 게슈타포의 잔혹성은 갈수록 더해가지만 지나친 억압과 통제는 오히려 레지스탕스를 단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3부 <제국의 몰락>은 2차 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의 절정기에서 게슈타포의 역할과 쇠퇴를 관련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그 과정을 자세히 보여준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독일은 유럽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는데 성공했고 잔인하고 난폭한 게슈타포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제국의 인종 차별 정책에 따라 시작된 유태인 대학살은 마침내 희생자의 수가 수백 만 명을 넘어섰고 이를 지휘한 것은 게슈타포 대장 하인리히 뮐러였다.
그러나 소련과 전쟁을 벌이면서 독일군은 쇠락하기 시작했고 물자난과 게슈타포의 횡포에 시달려온 독일 국민들은 서서히 게슈타포에 대한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나치 정권에 균열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등장한다. 이궁지에 몰린 게슈타포는 냉혹한 살인마로서 가혹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연합군의 반격이 점점 심해짐에 따라 히틀러의 나치 제국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고 게슈타포 역시 쇠락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치 지도부는 잇따라 사망하게 되고 전후 게슈타포 관계자들은 전범 재판에 회부된다. 그러나 한 시대를 호령했던 게슈타포의 위세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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