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정책논평-개성공단 원산지 인정합의 주장이 '한미FTA 민심 무마용' 카드인가

  • 등록 2007.04.05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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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으로 처리된 한미FTA의 심각성이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문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미가 FTA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벌써 딴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한미FTA의 가장 큰 성과로 연일 이야기하고 있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를 두고 미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민은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업무보고에서 "미국 언론이 '개성'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것은 협정문에 개성이란 말을 넣지 않고 역외가공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은 언제, 무슨 조건으로 할 지 2가지만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오늘자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협정은 한국과 한 것이지 북한과 한 것이 아니다.

북한에서 만들어진 어떤 제품도 미국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무리 양국이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해 당국자가 조금 과장했다 하더라도 이처럼 정반대의 해석이 나올 정도면 상식적으로 이번 합의문의 효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실제, 오늘 언론에 공개된 개성공단 관련 합의문의 별도 부속서는 각종 변수로 가득 차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과연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이 가능할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별도 부속서에는 한국과 미국이 협정 발효 1년 뒤에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열어 ▲한반도 비핵화 진전▲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노동, 환경 기준 충족 등의 요건을 따져 일정 지역을 역외가공지역(OPZ)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역외가공지역 지정 요건의 핵심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이다.

최근 북미가 화해 분위기를 타고 있지만 'BDA계좌이체 지연'이라는 돌발변수로 2.13합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북핵문제 해결은 아직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2009년 한미FTA가 발효될 즈음이면 한미 양국의 정권도 교체된 상태로 역외가공지역 문제가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도 알 수 없다.

심지어 지금처럼 미국이 심심하면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 문제를 시비걸고 넘어져도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는 공전할 수 있다.

한마디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엉성한 합의를 해놓고 한미가 서로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한미FTA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높아지자 서둘러 '개성카드'를 내밀며 이를 만회하려 아득바득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미 본질이 드러났듯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합의는 본질적으로 '북핵 문제가 풀리는 것 봐서 한번 얘기나 해보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는 정부의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한미FTA 민심 무마용'으로 이용될 사안이 아니다.

장래 통일한반도의 민족경제, 민족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임은 물론이고 당장 개성공단 입주문제, 제품 활로 개척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차라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한미FTA가 아니라 남북이 상생하고 공존하는 '남북FTA'일 지도 모른다.

정부는 한미FTA로 큰 상처를 입은 국민에게 또다시 사기치지 말라.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땀흘리고 있는 개성공단 근로자들과 중소 기업인들에게 엎드려 사죄하고,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한미FTA의 모든 내용을 가감없이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2007년 4월 5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 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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