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살인사건' 말련 최대 정치스캔들로 들썩

  • 등록 2007.03.29 16:24:00
크게보기



한편의 드라마 같은 '모델 살인사건'이 정치 스캔들로 비화해 말레이시아가 연일 떠들썩하다고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몽골모델 출신인 미모의 여성 알탄투야 샤리이부(28)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된 말레이시아 정치 분석가 압둘 라자크 바긴다(47)가 주인공이고 차기 말레이시아 총리로 부상하고 있는 부총리 겸 국방장관 나지브 압둘 라자크와 부총리의 경호대장인 아질라 하드리가 조연 격이다.

영화 감독이자 몽골리아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아버지, 러시아어 교사인 어머니를 둔 샤리이부는 러시아 페테스부르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중국 베이징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러시아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에 능통해 프리랜서 통역사로 일해 왔다.

그녀와 내연 관계인 라자크는 나지브 부총리와 절친한 친구 사이로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다보스 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된 인물이다. 정치분석가인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에 정치적 조언을 해주는 '말레이시아 전략 연구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부남인 그는 19살 난 딸이 있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10월 19일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슬람의 라마단 금식 기간이 끝나던 이날 밤 쿠알라룸푸르의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라자크의 집 밖에서 샤리이부는 번호판 없는 차에 강제로 태워진 채 사라졌다.

실종 20일 만인 11월 6일 그녀는 쿠알라룸푸르 외곽의 정글에서 발가벗긴 채 머리에 총알 두발을 맞고, 군용 C-4 폭약에 의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긴 사체로 발견됐다.

라자크의 진술서에 따르면 그는 2004년 홍콩의 한 호텔에서 열린 파티에서 샤리이부를 처음 만났다. 만나자마자 급속도로 가까워진 둘은 맹목적인 사랑으로 빠져들어 싱가포르, 상하이, 파리 등지로 함께 여행을 다녔다. 그는 몽골에서 두 아들을 기르고 있는 그녀에게 10만 달러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불륜의 사랑 행각은 만 1년이 지나 파경을 맞았다. 라자크는 그녀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로 현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라자크는 2006년 4월경 그녀와 헤어지기로 마음 먹었으나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샤리이부는 작년 10월 9일 라자크의 사무실에 친구 2명을 데리고 불쑥 들이닥쳤다. 경비원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한 그녀는 라자크의 집으로 쳐들어가겠다고 위협했다.

라자크는 자신의 스캔들이 현 정부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 그달 16일 자신의 친구인 나지브 부총리의 비서인 무사 사프리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으며 이틀 후 무사는 총리와 부총리 등 정부요인의 특별경호대장인 아질라 하드리를 소개해줬다.

아질라는 "개인적으로 6~10명을 살해한 적이 있다"며 "그녀(샤리이부)를 처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고 라자크는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아질라의 변호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라자크는 아질라에게 샤리이부에 대한 신상 정보와 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 이름도 알려줬다.

라자크는 사건이 발생하던 날 라마단 금식을 끝내고 오후 7시 경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할 무렵, 샤리이부는 두 친구를 데리고 라자크의 집에 들이닥쳤다가 돌아갔다.

이날 밤 샤리이부가 혼자 라자크의 집에 다시 나타나자 그는 아질라 경호대장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아질라는 경호대원 1명과 여경 1명을 태우고 번호판 없는 차를 타고 곧바로 달려왔으며 샤리이부를 태우고 사라졌다. 라자크는 그날 밤 늦게 "잘 주무실 수 있게 됐다"는 전화 통화를 받았다. 여기까지가 라자크의 진술 내용이다.

샤리이부가 사라진 후 그녀의 아버지 세테브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다행히 실종 당시의 목격자가 나타나 수사가 활기를 띠게 됐다.

수사관들은 라자크와 아질라를 연이어 심문한 끝에 정글에서 그을린 뼛조각을 발견했으며, 아버지의 DNA와 대조한 결과 샤리이부의 사체로 판명됐다.

일주일 후인 작년 11월 13일 아질라와 부하인 시룰 아즈하르는 살인, 라자크는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이들은 모두 유죄를 인정치 않고 있으나 보석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직까지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죄가 입증될 경우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아질라의 변호사는 "특별경호대장인 그는 단지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는 "누구의 지시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아질라는 심문을 위해 라마단 금식이 끝나던 날 샤리이부를 경찰본부로 데려갔을 뿐이라고 변호사는 말했으나 그 후의 일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나지브 부총리의 비서인 무사는 입건되지 않았으며 이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샤리이부 실종 당시 아질라가 대동했던 여경도 입건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건은 말레이시아 현지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되면서 정치권에 소용돌이를 몰고 와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는 최근 "법 위에 누구도 없다"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나지브 부총리는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올해 말 총선을 앞두고 정치재개를 선언한 안와르 이브라힘 전(前) 부총리는 "이 사건은 나지브 부총리 뿐 아니라 압둘라 총리의 국민통합과 지도력의 시험대"라며 맹공을 가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야당 총재인 카르팔 싱도 샤리이부 가족의 변호사를 자청하며 공판이 열리기만 벼르고 있다.

구속된 라자크와 아질라에 대한 공판은 6월에 열릴 예정이다.




(방콕=연합뉴스) sungok@yna.co.kr


전성옥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