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월16일 ‘지방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는 컬럼을 통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울산광역시의 인사개혁을 통한 철밥통깨기, 다른 기초단체들의 저출산ㆍ고령화극복을 위한 노력들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기대와 희망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울산광역시에서 시작된 공무원 인사개혁은 그야말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서울시는 무능공무원 3%를 강제적으로 퇴출시키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앞다퉈 울산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지자체의 인사혁신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앙정부도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중앙인사위원회가 업무평가를 통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고위공무원들을 퇴출시키는 ‘생산성 향상 퇴출제’를 올 상반기 안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하위직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와는 달리 고위 공무원부터 실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중앙ㆍ지방이 시작한 무능한 사람 솎아내기는 공공기관에도 확산될 것이 틀림없다.
공무원은 흔히 철밥통으로 불린다. 법률에 의해 신분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파면되지 않으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깨지지 않은 철밥통이다보니 그 폐해는 이만저만 크지 않다. 일부 공무원들은 경쟁력이 없는데도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으로 국민세금을 축 내고 있다.
공무원 퇴출은 바로 이런 경쟁력을 상실한 무능한 사람들을 솎아내기 위한 것이다. 퇴출을 당하는 사람들이야 그 고통을 이루 헤아리기 어렵겠지만 공직사회의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정부 종사자들만큼 경쟁력이 없는 부문도 흔치 않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등 국제적인 단체나 기관들의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정부부문의 경쟁력은 노동, 교육과 더불어 해마다 꼴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부문의 발전없이 선진국이 되기란 쉽지 않다. 선진국이란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민간부문만 발전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부문도 경쟁력을 갖추고 민간부문의 발전을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의 철밥통깨기가 단순히 정부나 지자체의 조직의 인력구조조정에 그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철밥통을 깨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국민과 기업에 대한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공무원퇴출제는 관(官)이 더 이상 상전이 아니라 국민과 기업을 섬기는 종복(從僕)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국민과 기업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적극 수용하고 책상머리에 앉아 민원인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규제위주로 돼 있는 각종 제도를 시장과 자율에 맡도록 과감히 개선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공무원 퇴출제는 대국민ㆍ대기업서비스강화로 이어져 희망찬 한국을 건설하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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