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오 하느님' 출간한 조정래씨

  • 등록 2007.03.21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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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간적 행위 저지르는 인간 존재 탐구"
문학인들 현실 정치 참여 비판



"강대국들이 약소국에 대해 저지른 잔혹한 행위들을 통해 비인간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신작 장편 '오 하느님'을 출간하며 21일 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소설가 조정래(64)씨는 작품에 대해 "단지 우리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그리고자 한 것이 아니라 범인류적 문제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습니까'라는 절망적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결국 이역만리 타향에서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는 한국인들의 기구한 운명을 추적한다.

소설 속 주인공 신길만은 스무 살 나이에 일본군에 징집돼 소련군을 상대로 싸우다 포로로 잡힌다. 다른 조선인 병사들과 함께 소련으로 끌려간 그는 이번에는 소련군이 돼 독일군과 전투를 치른다. 다시 독일군 포로가 된 주인공은 노르망디 해안에서 미군 포로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소련으로 후송돼 총살당하고 만다.

작가는 "굳이 진화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계는 '약육강식'의 역사가 반복돼왔다"며 "아무리 역사가 바뀌어도 강대국들의 약소국에 대한 횡포는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공의 비극적 죽음은 바로 작가의 이 같은 메시지를 환기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강대국들의 틈에 끼어있는 '약소국' 한국이 나아가야할 미래는 무엇일까.

작가는 "우리 민족은 국제사회와의 공조, 그리고 민족 간의 신뢰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함께 가지고 가야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강대국에 아부해야 할 때는 아부하고 강대국을 이용해야 할 때는 이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철저히 실리주의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작가는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일부 문인들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진실만을 추구해야할 작가가 이익을 따라 끊임없이 거짓말하는 정치인과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작가는 작가로서 소명이 있다"고 강조하고 자신은 "정치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근년들어 문단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문제에 대해서도 "노벨상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상이라는 말이 있다"며 "수상자가 자연스럽게 나오면 모르지만 억지로 목맬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이순(耳順)을 훌쩍 넘긴 작가지만 15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도 제시했다.

작가는 "앞으로 2-3년 마다 원고지 600매 짜리 작품 한 권씩을 선보여 15년 간에 걸쳐 대여섯 권의 장편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작품들은 물질주의에 의한 인간 파괴 현상, 지식인들의 허위와 비인간적 행위, 예술에 혼을 바친 예인의 삶 등을 순서대로 조명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jslee@yna.co.kr


이준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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