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정책 재검토해야 한다

  • 등록 2007.03.20 15: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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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개인도 세금에 치여 허덕…법인세ㆍ소득세 인하 필요
지나친 세금중과는 소비ㆍ투자부진 등 경제활력 떨어뜨려
경쟁적으로 세율인하에 나서는 선진국들 벤치마킹해야

기업도, 개인도 세금 때문에 힘들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러다간 열심히 벌어 봤자 세금, 연금ㆍ의료보험 등으로 다 나가고 남는 게 없으니 무엇으로 얘들 가르치고 먹고 살아야 할 지 걱정이라는 백성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은 경기도 좋지 않은데 세금부담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이에 따라 조세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이 낸 세금은 309만1,000원. 전년도의 277만5,000원에 비해 11.4%(31만6,000원)가 늘었다. 4인 가족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연간 1,236만4,000원을 세금으로 받친 셈이다.

기업들도 세금 때문에 힘들다. 금융감독원이 10대그룹 68개 계열사의 지난 해 손익을 계산한 결과 이들의 법인세 차감전이익은 26조1,576억원으로 전년도보다 9.44% 줄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순익 가운데 법인세로 내야 할 비율은 19.27%보다 2.32%포인트나 높아졌다. 세금부담이 커진 것이다. 물론 이들 기업의 세금부담이 늘어난 것은 법인세율이 늘어났거나 새로운 세금이 붙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해 경기가 안좋다 보니 투자를 못해 세액공제를 많이 못 받았기 때문이다. 경기부진으로 투자를 못해 세액공제도 못받고 거기에 이익도 주는 데 늘어난 것은 세금 뿐이니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세금은 소득과 부(富)를 재분배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세금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또 경제가 성장하고 나라살림이 커지면서 세금이 늘어나는데 비해 인구증가율이 크지 않아 1인당 담세액이 늘어날 수 밖에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1970년대초 12%였던 조세부담률은 80년대 16%대, 90년대는 18%대로 높아진 데 이어 2004년엔 19.5%에 달했다. 정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평균 조세부담률이 26%인 점을 들어 아직도 낮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1인당 실질GDP(국내총생산), 사회보장수준, 국가경제규모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낮다고만 할 수 없다.

능력을 초과하는 무거운 세금은 개인에게는 가처분소득과 소비여력 감퇴를, 기업에게는 투자여력을 축소시킨다. 또 투자와 소비부진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려 하향평준화를 가속화시킨다. 지난 4년간 전국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은 23.3%였으나 세금증가율은 35.0%였다. 버는 돈에 비해 세금으로 나가는 돈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소득의 감소는 결국 사회 계층의 하향평준화로 이어질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받침대 역할을 했던 중간층의 폭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기반이 줄어든 배경은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늘어나는 세금과 각종 부담금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지금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는 등 성장동력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성장엔진을 다시 데우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와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 규제를 풀어 기업의욕을 북돋우는 것도 시급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세율인하를 통한 경제활성화노력이 요구된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과감히 인하해야 한다. 각국 정부는 기업투자활성화와 외국인투자유치 등을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법인세를 20%에서 18%로 인하하고, 프랑스와 덴마크도 34.4%와 28%이던 세율을 20%와 22%로 파격적으로 낮추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중산층 기반을 확대하고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소비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누진적인 소득세율을 조정해야 한다. 근로소득세의 과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양도소득세를 인하해야 한다. 특히 중산층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제는 서둘러 고쳐야 한다. 평생 모아 집 한 채 갖고 있는 사람이 6억원이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세금폭탄을 맞는 나라는 천지사방에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은 언제나 국민적 저항에 부닥쳤고, 그 저항을 극복한 정부는 거의 없었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조세저항이 일어나기 전에 세금을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김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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