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집값이 떨어지면 지난해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이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다. 지난 16일 8개 시중은행장들이 모인 한국은행 금융협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은행장들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별 영향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주택금융공사가 "집값이 30% 떨어져도 회수에 문제없다"고 장담한 것과 별다르지 않다.
실제로 담보인정비율(LTV)가 50%도 안돼 집값이 반토막나지 않는한 은행은 큰 타격이 없다.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담보를 처분해 회수하면 된다. 대부분이 변동금리부대출이라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에서도 은행은 자유롭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강화돼 소득없이는 대출받기도 어렵다. 심각한 부실이 대규모로 발생할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오히려 부실의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는 것은 다른데 있다. 주택담보대출보다 더욱 무서운 기세로 늘어난 저축은행의 부동산업 또는 건설업 관련 기업대출이다. 마치 카드위기 당시 카드채로 꽉 채워졌던 투신사 MMF처럼 저축은행은 부동산/건설관련 기업대출로 가득하다.
저축은행 대출의 80%가 기업대출이다. 기업대출의 50%이상이 부동산관련업종이다. 그중에서도 건설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1년만에 100% 이상의 놀라운 증가세이고 규모도 11조원으로, 총대출의 26.7%에 이른다.
PF대출의 건당 규모는 무려 44억원.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타격이 크다. 연체율은 지난해말 연재 10.3%로 6개월새 두배로 뛰었다. 주택경기가 위축되자 사업에 차질이 생기거나 미분양이 속출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채무자인 부동산개발업자는 자체 상환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건설사들이 빚보증을 서고 있다.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우발채무인데, 신용평가사 자료에 따르면 우발채무를 단순히 합할 경우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가는 건설사들도 있다. 700~800%가 되는 곳은 수두룩하다. 모두 잘 알려진 회사들이다.
앞으로 사업지연이나 미분양이 현저히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건설PF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저축은행들이 급히 자금회수에 나서지는 않을까. 그래도 건설PF로 상부상조하며 급성장한 건설사와 저축은행이 유동성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없을까. 한국판 서브프라임 문제는 정말 없을까.
강종구기자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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