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진우기자][강성파 출신 '투쟁' 이어갈 듯...사측 "상생의 봄바람은 아직…"]
'구조조정 대응강화 및 고용안정 쟁취, 노동자 전문병원 설립, 임금체계 개선 및 월급제 실현, 상여금 800%(현재 700%), 정년 연장(현재 58세).'
14일 실시된 금속노조 소속 현대자동차 지부장(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상욱(사진)씨가 내걸었던 선거공약들이다. 노조원들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이면서도 구체적이다. 그래서 1, 2차 투표 모두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사측으로선 한숨만 내쉴 수 밖에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측의 한 임원은 이번 선거결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글쎄요, 상생의 봄바람은 아직…."이라며 말을 아꼈다. 노조집행부가 이제 갓 출범하는 마당에 미리 자극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깔린 듯 했다. 하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사측의 다른 관계자 역시 "기존 노동세력이 그대로 존재하고 노조원들의 인식도 확연하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노사관계가) 뭐 크게 변할게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이상욱 후보는 지난 2001년(9대)과 2004년(11대)에 이미 두차례나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베테랑'(?)이다. 현대차 노조 역사상 위원장에 3번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이 당선자가 노조내 강성파 현장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 의장 출신이라는 점과 기존 현대차 노조의 행태 등을 종합해 볼 때 '투쟁'을 축으로 한 기조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산별노조로 전환, 올해부터 산별교섭과 개별 지부교섭을 이중으로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산별협상 첫 해인만큼 노사간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자가 내건 공약들 역시 대부분 사측으로선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예년처럼 임금협상까지 맞물려 올해 또한번의 첨예한 노사간 줄다리기를 예고하는 불씨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이 당선자는 11대 위원장 시절인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5일과 11일의 파업을 주도했다. 앞서 9대 위원장 때인 2001년에는 노사협상 도중 임기만료로 교체됐지만,그 해 노조측은 20일간 장기파업을 벌였다. 사측으로선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 노조집행부의 투쟁강도가 과거에 비해서는 좀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조측이 이미 연초부터 시무식 난동에다 성과급을 둘러싼 파업을 벌인데다 새 집행부는 '간부비리'로 물러난 전임자들의 남은 임기(올 연말)까지 9개월의 짧은 임기만 수행하기 때문이다.
노조의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이미 사회의 대세로 자리 잡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주공장에서는 이미 일부 노조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주야 2교대 근무도입에 합의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새 집행부는 당선의 기쁨을 나누기에 앞서 안팎으로 어려운 처지에 빠진 회사사정을 직시하고, 사측과 함께 '생존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우기자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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