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경제 파열음

  • 등록 2007.03.14 11:53:53
크게보기

경제지도자들 “정신차리지 않으면 큰일 난다” 잇단 경고
중국ㆍ일본에 샌드위치신세…주력산업 수년내 무너질 수도
규제풀고 세금인하 등 기업활력 북돋우는 정책적 노력 강화해야



한국 경제가 위험에 빠졌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나라도 4~6년 뒤에는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작년 말 “한국 경제가 활력을 잃은 채 드러누워 있다”고 지적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한국은 지난 10년간 선진국 문턱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비전과 자신감을 상실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전문가들인 이들의 공통된 지적은 ‘한국 경제, 이대로 가다간 망한다’로 요약된다.

^우리 경제가 중병을 앓고 있음은 각 연구소들의 분석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정보기술(IT)산업이 더 이상 성장산업이 아니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미국시장에서 이제 한국제품은 중국과 일본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무역협회는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가 주저앉고 있다는 증거와 보고서는 이밖에도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주력업종들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자동차ㆍ조선ㆍ반도체도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3년안에 한국 자동차시장을 추월하겠다고 자신한다. 조선도 지난 1월 전체 수주량에서는 중국에 밀렸다. 중국은 3년 후에는 한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호언한다. 한때 일본을 추월했던 한국의 반도체는 다시 일본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은 4~6년 뒤 혼란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혼란은 이미 산업현장 곳곳에서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왜 이런 사태가 빚어졌을까. 뻔한 얘기지만 성장동력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등한히 한 탓이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기업들은 생존에만 급급해 미래에 대비한 설비와 기술개발, 인재육성투자를 소홀히 했다. 정부는 더 한심했다. 세계 각국이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를 낮추고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의욕을 고취하는데 주력한 사이 우리는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성장이냐, 분배냐 같은 실속없는 이념논쟁으로 허송했다. 임금상승률에 턱없이 모자라는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제몫챙기기에만 급급한 노조도 책임을 비켜가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거를 탓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잘못이 있다면 바로 잡아 고쳐나가면 희망은 있다. 어둠의 끝에 밝음이 있고, 절망 뒤에 희망이 솟는 법이다. 지금 한국 경제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우리가 잘만 치유하면 병이 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방법은 이미 다 나와 있다. 우리보다 잘 나가는 나라들을 벤치마킹하면 된다. 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경쟁제한적인 규제는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에만 유달리 까다로운 수도권규제도 과감히 해제해야 한다. 경제정책도 분배보다는 성장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 한국 경제가 지금 절망적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희망적이라는 말도 된다. 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이 할 몫은 바로 이 같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희중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