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수십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밝혀내고도 법 적용을 잘못하는 바람에 처벌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경춘 부장판사)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등 지방세 26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와 한모씨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이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은 우선 포탈한 세금이 5억원 이상인 자에게 적용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의 조세포탈 조항에 따라 김씨 등이 기소됐기 때문.
재판부는 "특가법은 조세범처벌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를 가중 처벌하고 있고, 조세범처벌법에서 조세란 국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지방세 포탈은 조세범처벌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검사는 김씨 등에 대해 조세범처벌법령을 중용토록 한 지방세법 규정을 근거로 특가법을 적용했다고 하지만, '조세범처벌법령'의 의미를 조세범처벌법뿐 아니라 조세범의 처벌에 관한 모든 법률이라고 봐 여기에 특가법 규정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유추해석금지나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방세법 위반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먼저 국세청장 등 세무공무원의 고발이 있어야 기소할 수 있는데, 고발이 선행되지 않았던 점도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지방세를 포탈했다는 사실만으로 지방세법 위반죄가 성립될 수 있지만 세무공무원의 고발이 있었는지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돼 무효"라고 판시했다.
김씨 등은 2005년 허위 수출입 및 납세 담보 서류를 작성해 세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중국산 담배 통관 허가를 받아 담배소비세 17억5698만여원과 지방교육세 8억7848만여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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