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빅4' 레이스..'론스타 변수'

  • 등록 2006.11.26 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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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매각 파기로 은행간 격차 축소..경쟁 자제 우세 속 가열 전망도]

올해 성적표를 바탕으로 내년 전략 수립에 부심하던 시중은행들이 더욱 분주해 지고 있다. 론스타와 국민은행간에 진행되던 외환은행 인수 계약이 파기됨에 따라 '론스타 변수'가 급부상한 탓이다.

외환은행을 품에 안고 글로벌뱅크로 성장한다는 국민은행의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신한ㆍ우리 등 리딩뱅크그룹에 속한 은행들도 외환은행 매각 계약 파기가 내년 은행권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 각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b>◆ '1강-2중' 구도에서 '3강' 체제로</b>

은행권은 당초 내년 판세에 대해 국민은행을 필두로 신한과 우리가 밑에서 추격하는 1강-2중 구도로 내다봤다. 올 9월말 현재 자산 규모 216조원에 이르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자산 78조원)을 삼킬 경우 자산 300조원에 육박하는 거대은행 탄생이 예고된 덕분이다. 이 경우 올해 내년 초 LG카드(자산 10조원) 인수를 앞두고 있는 신한은행(181.5조)이나 올해 기적같은 자산 성장을 이뤄낸 우리은행(178조)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명실공히 국내 리딩뱅크가 탄생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론스타 변수'가 불거지면서 은행권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도 국민은행의 자산 규모가 여전히 앞선 것으로 평가되지만 신한 우리와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은행 및 비은행 자회사 등을 거느린 금융지주회사를 기준으로 신한(217조)과 우리(221조)의 자산 규모가 되레 국민은행을 앞서는 상황이어서 3강 구도가 고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올해 은행권의 극심한 자산경쟁에 휘둘리지 않았던 것은 외환은행 인수 후 국내 리딩뱅크 자리를 확고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국민은행은 계약 파기로 인해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3강 구도를 형성해 경쟁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b>◆은행들 일단 "내 갈길 간다"</b>

이같은 변화된 상황과 재구성될 판세를 바탕으로 각 은행들은 내년 전략짜기에 한창이다. 일단 각 은행들은 '론스타 변수'가 기본 전략 수정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가 된 국민은행은 "이미 자체적인 성장 계획을 마련해 왔다"며 "이미 수립된 경영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담담한 입장이다.

신한은행 역시 은행권 판세 변화와 관계없이 자산 경쟁에 동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LG카드 인수 후 시너지를 활용해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세운다는 것이다.

우리은행도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자산 경쟁을 주도하면서 기대 이상의 덩치불리기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실패 파급효과를 가늠해 본 뒤 내년 전략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차례 M&A 실패로 은행권 4위로 내려앉은 하나은행도 경쟁을 자제하고 자체 성장 전략 구상에 들어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M&A 파기로 내년 은행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이지만 카드 영업 등에 매진해 착실한 자체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의 경쟁 특징인 '맞불전략'과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경영 스타일을 거론하며 "강 행장의 특성상 내년 자산 증대에 목매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자산경쟁은 국민은행의 독보적 위치에 조급해진 은행들이 주도했던 만큼 국민은행이 자제하면 경쟁이 붙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국민 신한 우리 사이에 3파전이 불붙을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내년의 암울한 경기전망, 주택담보대출 등 주영업 분야의 침체 등을 반영하면 과당경쟁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b>◆경쟁 격화 가능성도</b>

그럼에도 여전히 은행간 '덩치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외환은행 재매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가 변수지만 일단 '빅3'의 키높이가 비슷해진 만큼 어느 한곳이라도 치고 나오는 곳이 있을 경우 경쟁은 쉽게 달아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비슷해진 3개 은행 중 어느 한 쪽이 치고 나오면 다른 은행이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올해 만큼은 아니더라도 과열경쟁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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