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외인 선물대량 매도..경기 충격만 없으면 박스권]
엔캐리, 서브프라임, 뉴질랜드 금리인상 등 갈수록 난해한 시장으로 변질되고 있지만 다 무시하고 간단히 보자.
9일 코스피시장은 2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에 부딪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20일선을 곧바로 넘을 만한 여건은 아니라는 의미다. 가장 큰 부담은 외국인의 선물매도였다.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외국인은 매도를 늘렸고 6239계약을 내다팔았다. 1400계약의 미결제약정이 증가했다.
이는 곧바로 선물시장의 극심한 저평가를 가져왔고 프로그램 매매는 3663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차익매도가 2600억원 가량으로 만기일인 전날보다 훨씬 많았으며, 비차익매도도 1000억원을 넘어섰다.
해운과 항공주가 포진한 운수창고업종이 3%이상 급등한 가운데 전기전자, 철강금속 업종도 강세였다. 한진해운 대한항공 LG화학 등 옐로칩의 매기가 블루칩보다 강했으며 우리금융 4%, 신한지주 2% 등 2월 랠리의 주도주는 약세를 보였다.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은 "곧 발표되는 미국 고용보고서를 시작으로 일본, 미국 금리결정 등 경기 및 환율과 밀접하게 연관된 변수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좀더 불규칙한 등락이 이어질수 있더"고 말했다.
외국인의 선물매도는 결국 남아있는 불확실성에 '베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경기 위축에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고용지표까지 악화될 경우 FRB의 금리인하가 빨라질 수 있고 이는 주초 급락을 가져온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고리를 파고든 것이다. 외국인은 지나친 선물저평가를 형성할 정도의 매도 전략을 취했다.
미국 고용 지표가 기대치를 못미칠 경우 외국인의 단기전략은 적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반전에 당할 수도 있다. 이번주 외국인은 매번 손실을 입으며 개인에게 번번히 주도권을 내주었다.
이번 급락의 후유증이 여전해 1400을 이탈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시각과 시장이 안정됐다, 점진적인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어떻게 읽어야할까.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일까. 아니면 더 남은 것일까. 한 시장관계자는 "정체도 없는 엔캐리 청산 우려까지 증시에 상당부분 반영됐다. 더이상 급락을 가져올 만한 악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미국을 중심으로 거세다.
최창하 유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의 진단이다. 여유있게 거리를 두고 판단하는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직전 하락은 크게 두가지의 원인 때문이었다. 하나는 글로벌 유동성 싸이클의 이상징후, 또 하나는 글로벌 경기순환 싸이클의 이상징후였다. 둘다 지금껏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왔던 동인이었던 만큼 동시에 변화가 일어나자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했다. 시장이 안정을 회복한 지금은 어떠한가? 그 상황이 변했는가? 아니면 헤프닝인가?
첫째는 유동성은 캐리트레이드 청산은 분명히 진행되고 있지만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과 일본이 모두 이를 반기지 않는다. 둘째 미국 경기의 급랭은? 그 동안 경기순환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쳤다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었지 지금 어차피 하강국면이었다. 나빠지는 것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인데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시장기대보다 나쁜 것에 대한 과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본다.
결국 현재는 진정국면에 들어가고 있어 조정은 예상되지만 재차 급락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박스권으로 회귀한 것이다"
박스권 회귀를 예상한 최 팀장은 그러나 주도주의 변화는 뚜렷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설명이다. "지수와 별도로 시장변화의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첫째는 IT 및 수출주들의 강한 반등이다. 이는 지나친 과매도 국면이었던 것과 환율의 방향성이 돌아섰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원화약세가 기조적으로 갈 것으로 전망하기 어렵지만 엔화 약세의 정점은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두번째 원화강세 수혜주들은 약세로 전환했다. 유틸리티, 음식료가 대표적이다. 포인트는 철저히 소외되었던 IT주들의 반등이다. 그럼 계속 오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IT주는 강한 하방경직을 보이고 저점을 높여가겠지만 상승의 탄력도 종전과 같이 가파르지 않을 것이다. 실적 경계가 남아있고 원화약세가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착륙 전망을 핑계로 비관론자들은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지난 번처럼 예상밖 폭락이 와도 딱히 항변할 말이 없다. 빠진다는데 무슨 말이 필요한가. 다만 좋은 주식은 가볍게 팔지 말자. 언제가 지금의 위기가 지나면 큰 일을 할 것이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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