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호 회장은 누구?…해운업계의 '별'

  • 등록 2006.11.26 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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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지병으로 별세한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은 국내외 해운업계에서 별과 같은 존재였다.

고 조수호 회장은 1954년 인천에서 태어나 1979년 미국 남가주대(USC)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졸업과 동시에 대한항공에 입사하여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19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한진해운과 인연을 맺은 조 회장은 1994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3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이래 국내외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한진해운이 세계적인 선사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세계 해운업계가 주목한 '국제통'

조 회장은 세계 해운업계가 주목하는 해운인이었다. 폭 넓은 대인관계로 국제해운업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컸다는 것이 해운업계의 평가다.

1991년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국제해사기구(IMO)에 가입할 당시 외무부, 해양항만청 등 관계기관에서 IMO 가입을 위해 발벗고 나서줄 인물로 조 회장을 지목했다.

당시 말타 공화국 명예총영사로 활동하고 있던 조 회장은 각국 대표들을 찾아 다니며 협력을 요청, 결국160여 개국의 투표로 치러지는 이사국 선임을 이뤄냈다.

또 세계 컨테이너선사 최고경영자 모임인 박스클럽(BOX CLUB) 멤버로, 1995년부터 1997년까지는 세계최대의 컨테이너 항로인 북미항로에 취항 중인 선사들의 협의체인 북미항로 안정화 협정(TSA)의 의장으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1993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 최대의 민간해사기구인 발틱 국제 해사기구 협의회(BIMCO)의 이사에 선임됐고 2000년부터 2005년까지는 세계선사협의회 (WSC) 이사회 이사를 역임하기도 하였다.

조 회장은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2004년 독일 함부르크 주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공로 훈장인 '오너러리 메달 오브 골드(The Honorary Medal of Gold)'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메달은 1853년 제정된 이래 151년 동안 지금까지 총 35명만이 수상한 권위 있는 훈장이다.

◇'수송보국' 신념과 결단력으로 세계 7위 선사 일궈

조 회장은 평소 눈 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어려운 판단을 할 때 '공동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아 온 것으로 전해진다.

'수송보국(輸送報國)'이라는 선친 고 조중훈 회장의 뜻을 이어 해상운송과 같은 수송사업은 개인적으로는 이익이 없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기간산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이 같은 믿음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한진해운이 연간 1억톤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최대의 해운 기업이자 세계 7위권 규모의 선사로 성장시키는 데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19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한진해운은 1992년 한국 최초의 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1996년에는 5300TEU급 세계 최대형 초고속 컨테이너 선박을 취항하는 등 컨테이너선 대형화와 합리화를 선도하며 국내 해운산업의 새 시대를 열었다.

특히 90년대 기업들의 대 중국 투자가 소극적이던 시기에 장기적인 시장 잠재력을 간파하여 과감한 투자를 감행, 1993년 중국지역본부를 신설하고 93년과 94년에 상하이, 톈진, 다롄 등에 내륙 컨테이너 장치장(ODCY)을 설치하는 등 한 발 앞선 글로벌 경영전략을 펼쳐 나갔다.

◇한국 해운산업의 국제 위상 제고

조 회장의 바다와 해운에 대한 사랑은 비단 회사경영에서만 나타나지 않았다. 1994년 제9대 한국해양소년단 연맹 총재에 선임되면서,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해양입국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1997년 2월부터 2000년 초까지 한국선주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해운관련 금융 및 세제, 국제선박등록제도 등의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대형선사와 중소선사의 공존 공영의 기틀 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데 힘썼다.

이러한 조 회장에 대해 해운업계에서는 인간적이며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아랫사람에게도 항상 존대하며 권위주의를 배격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본인 스스로는 "아마 선입견 없이 사람을 대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조 회장은 한진해운만의 리더가 아니라, 우리 해운업계, 나아가서는 세계 해운업계를 이끌어 가는 리더였다. 비록 너무나 안타깝게도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해운인으로서 그가 꿈꾸고 일구었던 비전이 우리 나라는 물론, 나아가 세계 해운산업의 앞날을 인도할 지침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일기자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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