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프로그램에만 맡길건가

  • 등록 2006.11.23 08:33:29
크게보기

지수가 연중 최고치에 한 발 다가섰지만 개운치는 않다. 하반기 이후 되풀이돼 온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외국인의 선물 대량 매수와 차익거래 매수 유입이 이번에도 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1400을 넘으면서 현물 투자자의 눈치보기가 뚜렷해진데다 12월 선물옵션 만기가 머지 않았는데 차오르기만 하는 매수차익잔고가 불안해 보인다. 만기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이 없지 않지만 부담은 부담이다. 전날 기준 주식매수차익거래잔고는 약 3조7000억원에 달했다.

차익잔고 청산에 대한 경계심 이외에도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 주춤해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2배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시중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 이후 상승장세는 프로그램 장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전날 코스피지수가 1420을 넘은 것도 프로그램 매수에 의존한 것"이라며 "프로그램 매수가 언젠가 매물로 출회될 수밖에 없지만 최근 자금 유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시장 수급에 커다란 힘을 보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거래대금 증가 없이 지수가 급등한데 대한 부담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1400의 지지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상승폭에 비해 거래대금 증가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안착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장대양봉과 장대음봉이 번갈아 나타날 경우 경계심을 강화해야 하며, 거래대금 대비 장중 등락을 관찰하면서 추가적인 시장 에너지 강화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프로그램으로 들어온 자금으로 대형주가 전날 강세를 보였지만 블루칩에서 주도주가 나타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도주 없이 중소형주 중심으로 M&A와 자산가치, 지주회사 관련 종목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수출주보다 내수주, 경기민감주보다 경기방어주가 유리해 보인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소형주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상대강도 역시 우상향하고 있다. 또 소형주 거래비중도 최근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대형주가 부담스러운 것은 외국인 매도가 최근 재개된데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신증권은 최근 대형주와 수출주의 상대지수 내림세가 뚜렷한 반면 경기민감주 대비 경기방어주 상대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금융주에 비해 제조업의 상대강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주도주 없이 업종별 순환 상승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점진적으로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며 "화학이나 철강, 종이, 비금속을 포함한 소재산업과 음식료, 제약, 전기가스 등의 업종이 이같은 흐름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연말 미국 쇼핑시즌에 따른 계절적 특수가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연말 미국의 소비가 지난해에 비해 5.1%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이는 미국 내수와 주식시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라며 "12월 동시만기와 환율, 외국인 매도 등이 랠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인이지만 시장의 방향을 바꿀 만한 파괴력을 지니지는 못하며, 미국 연휴 특수로 인해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당초 잠정치인 92.3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2.1로 수정됐다. 93.3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과 빗나간 수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2달 연속 상승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과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각각 93.6, 85.4를 기록한 바 있다.

고용 지표도 악화됐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2만1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2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1만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지표가 부진했지만 미국 기술주는 오름세를 이어갔고,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한편 전날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0.04% 소폭 올랐고,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가 각각 0.45%, 0.23%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4% 큰 폭으로 상승했다.


황숙혜기자 snow@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