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상장, 공익기금 논의 빠를수록 좋아

  • 등록 2007.02.28 07: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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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희 서명훈기자][[생보상장, 이번이 마지막 기회](하)]

 생명보험회사 상장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공익기금 출연 문제를 놓고 생보사들의 의견조율이 진행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올 상반기 안에 모든 절차를 매듭짓지 못한다면 생보 상장은 또 다시 물거품이 될 우려가 크다. 하반기에는 대선국면에서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생보 상장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의 임기가 불과 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바람막이가 되어 준 윤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상장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또 어떤 변수가 등장해 상장을 가로막을지 예상하기 힘들다.

◇상장, 생보사 글로벌 경쟁 필수 요건

생보사들이 이번 기회에 상장에 성공하게 된다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사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고, 국내 자본시장도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상장이 가져다줄 가장 큰 변화는 생보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생보사들은 대주주 증자 외에는 자본을 조달할 방법이 사실상 없어 중소형 생보사들은 조그만 외부충격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거나 주인이 바뀌는 아픔을 겪어 왔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대한생명과 SK생명 등 3개 회사는 지분 매각으로 대주주가 변경됐으며, 8개 회사는 부실로 인해 문을 닫아야만 했다. 또한 조선생명과 동아생명 등 4개 회사는 다른 회사에 합병됐다. 특히 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RBC)가 도입될 경우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 생보사들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현실적 이유다.

 외국계 업체와의 경쟁은 물론 은행이나 증권 등 타 업종과의 경쟁을 위해서도 상장은 필수다. 외국계 생보사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가고 있다. 상장조차 돼 있지 않은 생보사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쟁자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생보 상장의 열매는 계약자들에게도 돌아간다. 생보사들의 자금조달이 손쉬워지면 그만큼 보험료도 낮아지게 되고,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도 대형 우량 주식이 공급돼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익기금 출연은 상장위한 과정"

그러나 업계에 꼭 필요한 상장이 현실적으로 맨손으로 현실화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생보사 상장에 얽힌 국민정서 때문이다. 그 정서를 돌파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은 공익기금 조성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정서법이 살아있는 국내 특성을 감안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공익기금 출연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생보사도 그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전 생보사들이 참여한 공익기금 조성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보적인 단계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4개 전생보사가 모여본 적이 아직 없다"며 "이번 공익기금 출연 논의는 상장과는 별도로 논의되는 것이므로 서둘러 결론을 내려야 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독당국과 국민들은 생각이 다르다. 생보업계의 공익기금 출연을 상장을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국민정서 요인과 함께 상장됐을때 형성될 시가총액 규모, 자금조달·신뢰상승·이미지 개선 등 상장으로 인한 간접적 이득까지 고려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은 출연해야한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의중으로 보인다.

생보사 상장이 다른 기업 상장과 달리 풀기힘든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공익기금 출연문제를 일상적인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는 선에서 다뤄서는 안될 문제라는 시각이다.

◇업계 모두가 해법 고민해야

따라서 생보업계가 공익기금 출연을 공통의 과제로 생각하고 스스로 납득할만한 방안을 내놓아야 감독당국의 상장추진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공익기금 조성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단점이 많아 논리적으로 접근해 명쾌하게 답을 내리기 힘든게 현실이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매출에 따른 비율대로 출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이익이 적더라도 매출이 많으면 무조건 많이 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는 보유계약 보험료에 따라 출연금을 결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외에도 자기자본에 따라 출연금을 결정하거나, 회사가 낸 이익규모 내에서 일정비율을 출연하는 방법도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언론에 가장 빈번하게 나온 방법이 이익금의 5% 이내에서 출연하는 형태다. 그러나 이는 법정기부금 공제한도가 이익금의 5% 이내이기 때문에 나온 얘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이방법은 삼성·교보생명이 초기에 내는 금액이 너무 작아 또 다른 반발에 부딪칠 위험이 있다.

 생보협회는 공익기금 출연을 1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초반에 많은 돈을 한꺼번에 내놓고 마는 것이 아니라 매년 꾸준히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익기금 출연이 상장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첫회에 얼마를 내놓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성희 서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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