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때 연합군 포로를 감시하는 요원으로 일본군에 강제동원됐다가 `BㆍC급 전범'의 누명을 썼던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BㆍC급 전범자 한국 유족회'를 결성한다.
유족들은 25일 오후 1시 서울역 신청사 3층 `트레인스'에서 유족회 창립 총회를 열고 한국출신 BㆍC급 전범들의 명예 회복과 일본의 사죄ㆍ보상을 요구하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들 유족은 "한국인 BㆍC급 전범들은 일제 침략전쟁의 수단으로 포로감시원으로 강제동원돼 침략전쟁 책임자들이 받아야 할 전범의 죄책을 대신 짊어진 채 고국인 한국에서조차 `일제 부역자'라는 오명하에 해방 62년이 다 되도록 방치돼 왔다"면서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인 BㆍC급 전범'이란 일제가 태평양전쟁 때 패전 후의 전쟁책임 등을 우려해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의 연합군 포로감시원으로 투입했던 조선인 중 일본 패전 후 열린 연합군의 군사재판에서 포로학대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148명을 말한다.
일본은 3천200여 명의 조선인들을 군속 신분으로 허위 모집한 후 포로감시원으로 투입했으며 연합군 포로들의 지목으로 BㆍC급 전범으로 내몰렸던 148명 중 23명이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됐다. 당시 대부분의 연합군 포로들은 조선인 포로감시원을 일본군으로 잘못 알고 있었거나 일제의 식민통치를 받던 한반도에서 강제 동원된 사실을 몰랐었다.
이들 한국인 전범에 대해서는 지난해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가 전범이 아니라 강제동원 피해자라고 인정함으로써 최소한의 명예 회복은 됐으나 일본정부로부터는 어떠한 사죄와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유족회 창립 총회에는 국내의 BㆍC급 전범 유족 20여 명이 참석하며, 출소후 일본에 정착한 한국출신 BC급 전범자 모임인 `동진회'의 이학래 회장 등 관계자 3명도 24일 방한해 창립 총회를 함께 할 예정이다.
앞으로 유족회는 1955년 결성된 이후 일본정부를 상대로 끈질긴 보상ㆍ사죄 운동을 벌이고 있는 동진회와 연대해 대일 보상 투쟁 등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진회는 "일본인 전범들은 연금혜택 등을 받고 있으나 한국인들은 일본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금은 물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며 일본을 상대로 보상소송을 제기했으나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1년 "보상 여부는 입법부의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기각했다.
유족들은 과거 한일청구권 협상과정에서 BㆍC급 전범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등을 들어 한국 정부가 BㆍC급 전범 보상문제를 일본에 제기하는 등 피해자 명예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버지가 BㆍC급 전범으로 처형된 강도원(69) 씨는 "일본이 약소민족의 국민들을 데려가 전쟁 범죄자라는 누명을 씌웠다"면서 "늦었지만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상응한 보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연락처> 일제강점하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 010-2409-0039
(서울=연합뉴스) y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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