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초 전남 나주고분서 신라토기 다량 출토

  • 등록 2007.02.22 0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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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분 하나에 수십 명 매장한 '벌집형 고분'

6세기 초반 무렵 지금의 전남 나주시 영동리에 축조된 고분에서 전형적인 신라토기가 다량으로 출현했다. 나아가 이 고분이 발견된 영동리 고분군 중 석곽(石槨) 한 곳에서만 무려 7명에 이르는 인골이 한꺼번에 출토됐다.

2005년 이후 영동리 고분군을 발굴 중인 나주 소재 동신대박물관(관장 김경주)은 지난해 10월20일 속개한 제3차 발굴조사 결과 30여 기에 이르는 매장주체시설(무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책임조사원인 동신대 이정호 교수는 "영동리 고분군 중 1호분과 4호분, 그리고 6호분이라고 명명한 세 곳은 봉분 하나에 옹관(독널)이라든가 석실(石室), 석곽 등 다종다양한 매장시설들을 많게는 18기나 집단적으로 조성한 고분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이런 '벌집형 고분'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으로는 96년 이후 98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전남대박물관이 합동조사를 벌인 나주 복암리 고분군 3호분이 있다. 이곳에서는 봉분 하나에 무려 41기에 이르는 매장주체시설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조사된 고분 중 단독으로 조성된 4호 석실분에서는 경주 중심 신라문화권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신라토기가 5점이나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면 기준 석실 크기 310 x 226 x 60㎝인 이 고분에서 확인된 신라토기는 특이하게도 종류로는 모두가 개배(蓋杯. 덮개)였다.

이 중 1점은 석실 중앙에 파편 상태로 확인된 반면, 나머지 4점은 바깥에서 석실로 들어가는 입구 부근에서 삼족기(三足器. 세발토기)를 비롯한 백제 색채가 농후한 토기 30여 점과 함께 출토됐다.

이 교수는 "문제의 토기는 문양이라든가 소성도(토기를 굽는 온도) 등을 고려할 때 신라토기임은 명백하며, 제작시기로 보아서는 아무리 늦잡아도 6세기 초반 이후로 내려오지는 않는다"면서 "이는 같이 출토된 백제계 토기를 볼 때도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무덤에서 다수 출토된 삼족기는 특이하게도 모두가 세 발을 다 떼어내 어딘가에 버리고 몸체만을 부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신라토기가 500년대 초반 이전에 나주 지역에 들어온 사실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매우 곤란한 문제에 학계가 봉착하게 됐다"면서 "아울러 신라적 영향이 짙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던 행엽 등의 기존 복암리 3호분 출토 마구류 또한 이번 영동리 고분군 발굴성과를 계기로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옹관과 석실, 석곽 등 다양한 양식의 매장주체시설 11기가 확인된 1호 봉분에서는 3호 석곽묘가 무려 7명에 이르는 인골을 출토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조사 결과 3호 석곽 안에서는 북쪽 단벽에 치우쳐 인골 4기를 나란히 안치하고, 그 맞은편 남쪽 단벽 근처에는 인골 3기를 마주 보게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골은 각기 일정한 구역을 차지하고 있어 마치 '납골당' 같은 느낌까지 준다.

두개골과 함께 팔, 다리 등의 뼈가 인접해 확인되는 점으로 보아, 시신을 다른 곳에서 썩힌 다음, 뼈만을 추려 안치한 이른바 세골장(洗骨葬) 풍습이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이 교수는 "석곽 입구 부분을 나중에 다시 연 흔적이 없어 인골 7명은 한꺼번에 동시에 매장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영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은 "순장(殉葬)과 같은 특수한 매장 풍습을 제외하고는 무덤 한 곳에서 이처럼 많은 인골이 드러나기는 영동리 고분군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4호 봉분은 3-4세기 무렵 옹관만 18기를 조성한 '벌집형 옹관 무덤'으로 판명됐다.

아울러 이 봉분에서 확인된 옹관 2기는 시신을 넣은 옹관을 가로로 누인 것이 아니라 아가리를 하늘을 향해 직각으로 세운 입식형(立式形)으로 드러났다. 입식형 옹관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나주=연합뉴스) taeshik@yna.co.kr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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