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내에서 한류를 주도했던 iTV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있다.
작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치나왓 전(前) 태국 총리가 설립한 뒤 소유권이 싱가포르 국영회사인 테마섹 홀딩스로 넘어간 iTV가 탁신의 몰락과 함께 방송허가권이 취소될 위기에 놓여있다. iTV는 '가을동화'와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를 잇달아 방송해 태국 내에서 한류의 전도사 역할을 했던 방송국이다.
이 iTV에 대해 태국 최고행정법원은 작년 12월 13일 방송허가권료 22억 바트와 프로그램 편성 비율을 어긴 데 따른 벌금 978억 바트 등 모두 1000억 바트(약 2천700억 원)를 금년 1월 29일까지 납부하도록 명령했다.
iTV 측은 이중 방송허가권료만 납부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했으나 정부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납부기간만 유예해 허가권료와 벌금 모두를 오는 3월 3일까지 내도록 했다.
총리실은 iTV가 기한 안에 허가권료와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30년 기한의 방송허가권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태국내 6개 TV 방송국 가운데 5개는 정부와 군부가 소유하고 있으며 1992년 유일하게 민영방송으로 출발한 iTV는 허가권을 총리실에서 쥐고 있다.
iTV와 모기업인 '친 그룹'은 탁신 전 총리가 설립했으나 싱가포르 국영회사인 테마섹이 작년 1월 탁신 일가 소유 지분을 포함해 친 그룹의 주식 96%를 사들여 iTV의 소유권은 테마섹에게 넘어간 상태다.
iTV는 탁신 정부 시절 방송허가권료와 프로그램 편성 비율에서 엄청난 혜택을 받았었다.
iTV는 지난 2002년 허가권료를 허가 당시 조건인 매출액의 44%에서 6.5%로 삭감받았으며, 뉴스와 교육적 내용의 방송 프로그램 비율도 70%에서 50%로 완화해 연예 프로그램 편성을 대폭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태국 대법원은 작년 6월 이를 특혜로 규정했고 최고행정법원은 삭감된 허가권료와 프로그램 편성 비율 변경에 따른 벌금등을 2002년부터 소급해 한꺼번에 내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게 됐다.
이에 대해 iTV는 소급 적용된 허가권료와 벌금을 분리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iTV 관계자는 "허가권료를 분리해주면 관련 단체의 도움을 받아 이를 납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법원이 정부의 방송허가 취소를 막아 납부기한을 넘겨서도 방송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sung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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