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

  • 등록 2005.06.08 04: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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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이백규특파원][미국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

기세좋게 오르던 미국 주가가 6월들어 주춤하고 있다. 또 지난 4월 중순 이후 한달여 랠리를 펼쳤지만 현재 주가는 여전히 연초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7일(현지시간) 현재 다우산업평균지수는 10500선으로 연말의 10783보다 300 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다우는 4월20일 10012에서 한달간 랠리, 5월말 10500선까지 오른뒤 열흘 이상 조정을 맞고 있다.

나스닥는 2070대로 연말의 2175에 비해 1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태다.

미국 주가는 왜 4월의 랠리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 요인은 무엇이고 미국 증시는 언제쯤 다시 랠리를 펼칠 것인가.

미국 주가는 장기적으로 보면 지난 1982년부터 2000년 초반, 버블이 터질 때까지 20년 가까이 상승국면, 불마켓이었다.

그 기간중 물론 종종 주가는 하락국면을 맞기도 했고 87년엔 블랙 먼데이를 맞아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산업평균지수는 연평균 15.9% 상승했다. 이는 1896년 증시 설립 이래 주가 상승률 7.6%의 더블 이상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주가가 항상 평균 이상 상승한 곳에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20년 가까운 주가상승과 경기활황 이면에는 상당기간의 경기침체와 주가하락의 국면이 있었음을 암시해준다.

증시호황이 오기전 1966년부터 81년까지 두차례의 오일쇼크와 세계적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미국 증시는 침체기를 맞았었다.

다우지수는 매년 평균 1% 미만의 상승에 그쳤다. 그나마도 치솟는 물가에 치여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수익였던 셈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미국 증시가 그런 침체기에 들어가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 시작했다.

바클레이 글로벌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러스 코에스테리치는 2000년대는 80년대는 물론 90년대보다 못한 수익이 예상된다며 이는 평균 한자리수 상승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70년대 같이 1% 내외, 잘해야 어쩌다 7% 오르면 재수 좋다고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20년간 주식에서 돈 번 것을 생각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금 월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장기침체론의 근저에는 90년대말 버블 형성기에 주식시장과 경제에 왜곡이 생겼다는 논리가 깔려있다.

그리고 이 왜곡은 아직까지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며 주가상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호황만을 믿고 너무 많은 기계를 사들였고 컴퓨터를 설치하고 광통신을 까는 바람에 공급과잉 상태를 가져왔고 이 과잉설비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전처럼 왕성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 자존심의 상징인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GM은 정크본드 수준으로 전락했고 컴퓨터 공룡 IBM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소매 체인점 월마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영혁신의 단골 사례로 올랐지만 이젠 내수침체의 타격을 받아 수익성이 악회되고 있다.

거품 이후 경제의 취약성은 전후 최저 수준의 초저금리를 가능케 하고 있기도 하다.
또 이는 경기회복기의 일시적 경기후퇴인 '소프트 패치'가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이코노미스트들이 건전하다고 생각하는 그이상으로 많은 빚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주식들은 기업 수익에 비해 높은 주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작용하면서 주가는 평균 이하의 상승률에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하락은 지나가는 비나 소나기에 불과하고 증시는 곧 다시 상승탄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론자들도 시장에는 많다. 낙관론의 근거는 경제펀더멘털이 여전히 좋고 미국 기업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경기는 올초의 소프트 패치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희망하는 대로 급속한 경기회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후퇴하거나 침체조짐을 보이는 경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주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10년만기 미재무부 국채 수익률이 연4% 이하로 내려간 것을 비롯해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것을 호재로 여겼다. 금리하락은 연준(FRB)이 인플레이션을 통제권 아래 놓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졌고 이는 지난해 6월 이래 금리 인상행진이 곧 중단될 수도 있다는 사인으로 통했다.

그러나 금주들어서는 10년물 재무부 국채의 하락이 경제활력과 증시전망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기 시작했다. 가장 나쁜 경우는 인플레이션의 가속화와 경제의 활력감퇴가 맞물리는 상황이다.

비관론자들은 미국 주가는 연초에 이미 올해의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본다.

최근의 미국 주가 조정은 이런 회의론에 기초한 것이다.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고 거시경제가 선순환하며 회복 탄력을 받아야 주가는 오르겠지만 당장의 문제는 금리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경제가 만약 예상보다 더 어렵다면 몇달 더 금리인상 행진이 지속되고 그러면 주가조정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배럴당 55달러 선을 다시 넘어선 국제유가도 증시에 복병이다.

3% 이상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율에 연방기금 운용 목표금리 3%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다. 과연 연준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뉴욕=이백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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